SPECIAL
기획특집 - 뚜렷한 계획과 능력 꼭 필요해 - 위드웰 백정현
뚜렷한 계획과 능력은 장사에 꼭 필요하죠
인천 위드웰 백정현 대표
좋은 위치에 가게를 두는 것은 장사의 기본이다. 일반 식당이나 카페라면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이 좋은 위치다. 하지만 공구상은 다르다. 자신이 판매할 공구 그리고 판매 계획과 잘 어울리는 곳을 또 한 번 생각해야 한다.
공장과의 접근성 뛰어난 용접기
용접기는 참 묘한 공구다. 어느 공장이든 용접기를 사용하지 않는 공장은 없다. 쇠를 자르든 붙이든 무조건 용접기와 연관이 되어 있다. 그만큼 공장과의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용접 기술을 가진 사람은 적다. 용접하는 기술은 넣어두고라도 용접기에 대한 기술, 어떤 금속에는 무슨 용접기를 사용해야 하는지 이런 제품을 만드는 데는 어떤 용접기가 적합한지 고장 난 용접기는 어떻게 수리해야 하는지 등 용접기를 다루는 기술을 가진 사람은 더더욱 찾기 힘들다.
인천광역시 서구 학운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위드웰은 용접기자재 전문 공구상이다. 위드웰 백정현 대표는 과거 화성시의 용접기 전문 매장에서 근무하며 용접기 관련 기술을 익혔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매장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며 기술을 쌓은 백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올해 6월 자신의 공구상을 창업했다.
1차 금속 가공단지… 용접기 판매에 딱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창업 준비를 하던 대표가 우선 생각한 것은 전 회사가 거래하던 지역과는 될 수 있는대로 먼 곳에 가게를 차리자는 것이었다. 그것이 전 회사 대표에 대한 예의이기도 했고 그래야 서로 경쟁 관계가 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렇게 매장을 차릴 위치를 찾기 위해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을 돌아다녔다. 처음에는 저 아래쪽 울산 인근을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악화로 중공업 상황이 좋지 않은 울산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다시 경기도로 올라왔다. 화성시로부터 최대한 먼 곳을 알아보던 대표의 눈에 들어온 곳이 바로 이 곳 인천 서구 학운산업단지였다.
“근처에 1·2차 학운산업단지가 조성이 되어 있어요. 거기가 1차 금속 가공단지라서 용접 쪽 판매하기에 딱 좋을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인천에서 가장 오래 된 공단인 오류공단(검단산업단지)도 근처거든요. 기본 30~40년 된 공장들이 굉장히 많아요. 대신 각 공장의 규모는 작은데 오히려 사업을 처음 시작한 저에게는 그게 좋더라고요.”
수많은 공장들이 위치해 있는 넓은 공단. 하지만 근처 용접 전문 공구상은 위드웰을 제외하곤 단 두 곳 뿐. 아무래도 오랜 시간 용접 쪽 일을 해 온 백정현 대표의 눈에는 남들이 못 보는 것이 보인 모양이다.
전문 용접 관련 기술을 보유한 위드웰
학운산업단지 인근으로 마음을 정한 이후에도 대표는 한 달을 넘게 근처를 걸어 다니며 매장을 창업할 정확한 위치를 찾았다. 그래서 지금의 위치, 산업단지로 들어가는 바로 길목에 위드웰을 차렸다. 전면에 넓은 주차장까지 조성되어 있는 장소다.
좋은 위치에 가게 위치를 정하는 것이 ㅇ사의 기본이라 한다. 일반 식당이나 카페라면 위해서라면 ‘좋은 위치’란 쉽다.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 그거면 끝이다. 하지만 공구상은 다르다. 자신이 판매할 공구와 잘 어울리는 곳인가를 또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용접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금속 가공단지 근처의 용접기자재 전문 공구상 위드웰. 이처럼 적합한 위치 말고도 위드웰이 가진 장점 또 한 가지는 바로 백정현 대표가 지닌 용접기를 다루는 기술이다.
“솔직히 공구만 팔 거였으면 이렇게 공구상 못 차리죠. 제가 가진 용접기 기술이 있으니까 그걸 믿고 덤빈 거죠. 일반 공구야 손님들 자기들이 써 본 거니까 직접 골라서 사 가면 그만인데 용접 쪽은 안 그렇거든요. 손님이 오면 그 분이 뭘 만드는지 듣고 장비를 추천해야 하고 어느 정도 저희 쪽에서 솔루션을 내놔야 해요. 그걸 듣고 손님이 저희 실력을 믿는 거죠.”
인근에 있다고 했던 두 곳의 용접 전문 공구상도 판매만 하지 용접기 기술은 없다. 때문에 공장에서 사용하던 용접기가 고장이 나면 곧장 위드웰에 연락이 오거나 혹은 직접 가지고 매장으로 찾아온다. 그렇게 공장 한 곳 한 곳씩 위드웰이 갖고 있는 용접기 관련 기술에 대한 입소문이 퍼져 나가는 중이다.
뚜렷한 계획과 기술 없이 장사는 안 돼
백정현 대표는 공구상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뚜렷한 계획이나 능력 없이 무작정 공구상 문을 열어서는 안 된다’ 라고 말한다. 신뢰할 만한 용접 기술이 있음에도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전국을 다니며 매장 위치를 찾은 것만 봐도 그의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또한 사업 초기부터 큰 욕심을 내는 것도 절대 금물이라고 말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저는 이 근처에 규모가 작은 공장들이 많아서 오히려 더 좋거든요. 남들은 거래처의 규모가 커야 매출도 클 테니 좋은 거 아니냐 할 텐데 자본이 부족한 창업 초기에는 절대 아니에요. 판매를 해도 보통 이 쪽은 돈이 들어오는데 한 달 이상씩 걸리거든요. 창업 초기에 욕심 부려서 큰 거래만 하겠다고 덤볐다가 자빠지는 경우도 많아요. 더군다나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더더욱이요.”
아직은 매장에 공구를 채워 나가고 있는 사업 초기라 말하는 대표. 그가 가진 기술과 시장을 바라보는 노련한 시선이라면 위드웰의 성공은 머지않아 곧 다가올 것이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