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공구거리 둘레길 ⑨ 울산의 성장을 뒷받침한 - 울산 삼산동 공구거리
울산광역시는 우리나라 제3의 항구도시이자 최대의 공업도시다. 90년대 중후반 조성된 삼산동 공구거리는 울산의 산업공단에 공구를 납품하며 공업도시 울산의 성장에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 왔다.
그리고 그 역할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부산광역시와 인천광역시에 이은 대한민국 제3의 항구도시이자 한반도 최대의 공업도시인 울산. 1997년 경상남도 울산시에서 울산광역시로 승격 분리된 울산은 정부의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의도적으로 조성된 도시이기도 하다.
1962년 박정희 정권의 제1차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정부는 울산(당시 경상남도 울주군)을 특정공업지구로 지정했고 그것은 우리나라의 수많은 기업들이 울산에 진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울산이 산업과 공업 발전에 좋은 도시, 따라서 기업이 들어서기 좋은 도시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남해 난류의 영향으로 날씨가 따듯해 산업 물류에 중요한 항만이 얼어붙을 위험이 없고 수심이 깊어 화물선의 항해에 안전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연안에서 공사용 자재가 산출되어 매립지 조성에도 유리해 적은 예산으로 공장 용지 획득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수많은 공단이 울산에 들어선 이유이기도 하다.
바다만 있던 것이 아니라 내륙에서 울산항으로 흘러나오는 태화강을 이용해 충분한 공업용수를 조달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울산광역시가 우리나라 최대의 공업도시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울산에 진츨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말에 들어서다. 1963년 울산정유공장이 준공되었고 뒤이어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 건설계획이 수립돼 1970년부터 현재 SK그룹 계열의 석유화학기업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1967년에 설립된 현대자동차는 그 이듬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건설하고 1988년과 89년, 각각 제2공장과 제3공장을 설립하였다. 지금은 제5공장까지 건설되어 운영중이며, 현대자동차 전기차 신공장 역시 현재 울산항 인근에 조성 중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의 총 규모는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한다.
조선소 역시 들어서기 시작했다. 1972년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건설, 1974년 동해조선, 1975년 현대미포조선이 준공되며 이로써 울산 공업단지는 가히 대한민국 최대의 공업단지로 이름을 드높이게 되었다.
현재 울산항 인근, 남구와 울산대교로 이어진 동구에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공업단지의 기업들은 필요한 공구를 전부 남구 삼산동 공구거리로부터 납품받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삼산동 일대는 ‘삼산평야’라고 불리기도 했을 정도로 온통 논과 밭 뿐이었다. 울산시에서는 90년대에 들어서고 나서부터 남구와 삼산동 일대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공단과의 지리적 인접도가 삼산동 개발의 주된 이유였을 것이다.
삼산동에 공구거리가 조성된 것은 90년대 후반의 일이다. 보통 공구거리는 시간을 두고 공구상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만들어지거나 또는 지자체에서 구역을 마련하여 공구단지 또는 공구상가라는 이름을 붙이며 만들어지곤 한다. 하지만 울산 삼산동 공구거리는 그 시작이 타 지역의 공구거리와는 사뭇 다르다.
시작은 ‘울산산업공구월드’라는 이름의 상가건물 준공이었다. 거리가 아직 제대로 꾸려지기도 전이었던 90년대 초, 그저 벌판에 건축면적 4,546㎡(약 1,400평) 연면적 2만1,508㎡(약 6,500평) 지하1층, 지상5층 건물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옥상에는 넓은 주차장까지 마련된 건물이었다. 특이한 사실은 이 건물을 지은 것이 울산시나 공단이 아닌 중견 건설업체였다는 것. 장복건설이라는 이름의 건설사가 울산산업공구월드 건물의 착공 회사다.
경남 창원(진해)에 기반을 둔 장복건설은 당시 법무장관·안기부장을 지낸 배명인씨의 동생인 배명국 민자당 의원이 설립한 건설회사다. 5,6공화국 시기 신군부의 인맥을 활용해 정부 발주공사와 군공사를 여럿 발주받아 쾌속 성장했던 회사였다. 울산광역시의 남구 개발 소식을 들은 장복건설은 인근 공단들로의 공구 납품 필요를 앞서 예상하여 삼산동 한복판에 울산산업공구월드를 착공했던 것이다. 욕심이 컸던 것일까, 아니면 너무 빨랐던 것일까? 공구월드 건물은 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원활한 자금회전이 되지 않던 상태에서 금융비용부담을 견디지 못한 장복건설은 결국 부도를 맞게 된다.
하지만 이후 공구월드 건물에 공구상이 하나 둘 입주해 채워지기 시작했고, 삼산동 거리에도 옛 구도심에 있던 공구상들이 하나 둘 이주해 매장을 차렸다. 삼산동 공구거리 조성의 시작이었다.
삼산동에 자리잡은 공구상은 공구월드 입점 업체 포함 120여 곳에 달한다. 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공구상들뿐 아니라 거리를 구성한 블록 곳곳에 공구상들이 위치해 있다.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 아닌 공단과의 인접성. 울산석유화학공업단지까지 직선거리로 4~5km남짓, 울산대교를 거치면 동구의 현대자동차 공장과 조선소까지도 차로 2~30분 내외면 도달 가능하다.
현재 삼산동 공구거리의 공구상들은 특정 제품군에 특화된 업체들은 드물고, 다양한 품종의 공구들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종합상사들이 대부분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공구거리 공구상 대다수가 소매 매출보다 납품을 중심으로 하는 업체들이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과거 울산 중구 구도심에서 장사하던 공구상들이 삼산동으로 많이들 이주해 왔다. 개중에는 소매 위주 업체도 있었고 공구 수리만 전문적으로 하던 업체도 있었다. 하지만 삼산동은 그야말로 납품 위주다. 공단과 공장에 납품으로 판매가 이루어지다 보니 업체에서 요구하는 공구들은 전부 다 구해 줘야 하는데 한 품목에만 집중해서는 납품이 불가능한 것이다. 과거 볼트 전문 납품점이었던 삼산동의 한 업체는 현재 종합공구상이 되었고 수리업체 역시 공구 구색을 갖추어 지금은 대형 종합공구상이 되었다.
삼산동 거리 한복판 교차로의 명칭은 ‘공구월드사거리’. 그만큼 울산산업공구월드는 삼산동 공구거리를 대표하는 건물이다. 장복건설은 부도가 났지만 공구월드 건물은 다른 시공사로 넘어가 준공 완료되었다. 그리고 현재 건물 1층에는 70여 곳의 공구 관련 업체들이 들어서 장사를 하고 있다.
‘울산에는 없는 공구상가 건물을 세우자’는 목적으로 건설되었던 공구월드 건물은, 그래서인지 건물 구조가 조금 특별하다. 지하1층 지상 5층의 건물 측면에 회전식으로 옥상 주차장까지 올라가는 도로가 붙어 있는데, 1층부터 5층까지 각 층마다 상가가 양쪽으로 나뉘어 배치되어 있고 2층부터는 건물 내부 상가 중앙으로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나 있다. 아마 공구장사를 위해 꼭 필요한 차량과의 용이한 연결을 염두에 두고 그런 구조로 건축된 듯 싶다.
하지만 도로변에 차를 주차하고 물건을 구입하는 것보다는 불편할 수밖에 없으며 각 매장의 면적도 10평 남짓으로 좁아 초기 분양에 실패했던 것처럼 지금도 공구상은 건물 1층에만 채워져 있고 2~5층에는 컴퓨터상가 및 기타 사무실들이 들어서 있다.
삼산동 공구거리가 위치한 울산 남구 삼산동은 울산광역시의 신도심 조성 목적으로 개발된 지역이다. 울산 고속·시외버스 터미널은 물론 롯데백화점과 롯데 영플라자가 위치해 있으며 현재 삼산동은 울산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동네 중 한 곳이다. 공구거리의 이미지와는 사뭇 동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든다.
시의 입장에서도 불편한 점이 있던 모양이다. 신도심으로 개발해 시민들의 주거와 편의를 위한 시설들이 들어서길 바랐을 울산시. 하지만 시의 기대와는 다르게 삼산동 일대에는 지금처럼 수많은 각종 공구 관련 업체들이 들어서 있다. 2010년 무렵, 울산시에서는 북구 진장동에 ‘진장 디플렉스’라는 이름의 공구상가를 건설했다. 삼산동의 공구상들이 그 쪽으로 이주해 가길 바랐던 것이 디플렉스 건설의 목적이었을 거라고 삼산동 상인들은 말한다.
저렴한 분양비, 분양비 분할납부, 3년내 환매허용 등 공구업체 입주 혜택이 여럿 있던 진장 디플렉스로 삼산동의 몇몇 공구상들이 이전해 갔다. 그리 멀지 않은 진장동에서도 충분히 공단 납품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 예상에는 조금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공구상가가 활성화 되려면 무엇보다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 법. 하지만 납품이 필요한 업체들은 진장 디플렉스 방문을 망설인다. 그곳만 방문해서는 자신들에게 필요한 공구 품목을 전부 다 구입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디플렉스를 방문하더라도 어차피 삼산동 공구거리에 다시 한 번 들러야 필요한 품목을 전부 구할 수 있으니 가까운 삼산동을 놔두고 진장동까지 가는 업체는 드물다. 준공된 지 13년째를 맞이한 현시점까지도 진장 디플렉스의 분양율은 60%에 못 미친다.
진장동으로 이주했던 공구업체들은 하나 둘 다시금 삼산동으로 복귀했다. 울산 최초의 공구거리이자 현재 거의 유일한 공구거리이다시피 한 삼산동 공구거리는 여전히 근처 공단들로의 납품이 끊이질 않고 있다. 비록 대형 공장들에 MRO 납품 등은 단가 맞추기가 힘들어 공구업체들에서는 하지 못하고 있지만 기타 중소규모 공장들이나 각종 공구류 납품은 지금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진행한 특화단지 공모에서 울산의 여섯 개 산업단지가 첨단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었다. 울산광역시의 성장과 발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발전을 튼튼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삼산동 공구거리 역시, 짙게 깔려 있는 불황의 분위기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힘차게 달려나가는 중이다.
푸짐한 집밥 느낌의 한정식집. 고등어구이의 맛이 기가 막힌 백반집이다. 그뿐 아니라 돼지고기와 김치가 들어간 짜글이찌개도 맛이 일품. 한 번 맛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하고 휴일 아침이면 가족에게 ‘촌놈밥집 갈래?’하고 물어본다고 한다. 세트메뉴들의 가격도 비싸지 않아 삼산동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볼 만한 집이다.
주소 울산 남구 정동로20번길 15
주요메뉴 고등어짜글이, 삼겹살구이. 돼지불고기, 두루치기 등 세트
리얼 숙취해소에 딱인 콩나물국밥 맛집인 콩나물교실해장국. 울산 사람들 가운데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식당이다. 숙취로 고생인 아침엔 시원한 콩나물국밥만한 음식이 없다. 음주하지 않았더라도 일부러 찾아가서 먹어 불 만한 식당이다. 메뉴는 콩나물해장국 단 하나. 얼큰한 맛과 담백한 맛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해장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얼큰한 맛을 추천한다.
주소 울산 남구 꽃대나리로 59 2층
주요메뉴 콩나물해장국
부추 가득가득, 돼지고기 가득가득한 국밥이 땡긴다면 바로 이곳, 삼산돼지국밥을 추천한다. 뚝배기에 가득 찬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다.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고기들을 보면 어째서 여길 추천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굳이 곱빼기를 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배부르다. 메뉴 중 섞어국밥을 주문하면 돼지의 신선한 각종 부위를 맛볼 수 있다.
주소 울산 남구 화합로148번길 8
주요메뉴 돼지국밥, 순대국밥, 내장국밥, 섞어국밥
삼산동뿐 아니라 울산 시민들에게 유명한 돈까스집 섬섬옥수. 이곳의 모든 음식은 전통있는 일본 식당에서 조리법을 전수받은 대표가 만든다고 한다.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도 출연한 섬섬옥수. 두툼한 고기, 바삭한 튀김의 돈까스와 냉모밀은 한 번 맛보면 잊기 힘든 맛이다. 또한 계란후라이가 올려진 카레밥에 과일샐러드까지, 정성이 느껴지는 식당이다.
주소 울산 남구 삼산로278번길 8
주요메뉴 체다치즈 폭탄 돈카츠, 점보세트, 콤보세트
글·사진 _ 이대훈 / 도움말 _ 한국산업용재협회 이양구 울산지구장, 이형규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