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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le UP!] 공구상 왜 커지는 걸까?

 

공구상, 왜 커지는 걸까?

대형매장 형성 이유와 확장 전 유념할 것들

 

 

2세대 3세대로의 공구상 세대교체

 

우리나라에 처음 공구상이 생긴 건 언제일까? 아마도 6.25전쟁 후, 가게라 할 것도 없이 미군에서 흘러나온 중고 공구를 판매하던 좌판이 공구상의 시초일 것이다. 이후 6~70년대 공구상은 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이 즈음을 공구상 1세대라 할 수 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에 따라 7~80년대, 우리나라 경제는 놀랄 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공구상 역시 호황이었다. 1세대들은 많은 돈을 벌었고 투자에 성공한 공구상도 많았지만 자신의 매장을 크게 확장한 공구상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매장 확장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시간이 흘러 접어든 2000년대, 1세대의 자녀들이 자라 아버지의 공구상에서 함께 일을 하거나 아버지의 매장을 물려받기 시작했다. 1세대는 소규모의 매장을 자녀들에게 그대로 물려주기보다 가지고 있는 자본력으로 넓은 부지에 대형 공구상을 지어 2세대 혹은 3세대의 미래를 도모했다. 그러면서 대형공구상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공구업계에도 영향 미친 인건비·물류비 상승

 

2·3세대의 등장과 함께 우리나라 경제에 닥친 고물가·고금리·저성장 역시 대형공구상 형성의 한 이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건비 상승과 물류비 상승은 여러 매장을 찾아다니며 공구를 구입하는 행동을 삼가게 했고 이에 따라 여러 품목의 공구와 각종 철물, 건재는 물론 각종 인테리어 물품들까지 한 곳에서 구입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공구상도 ‘공구백화점’이라는 간판을 달고 다양한 품목의 제품들을 판매하는 대형매장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와 반대로 넓지 않은 소형매장이라도 자기만의 특색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특별한 공구상들이 곳곳에서 생겨나기 시작했다. 힘든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공구 업계의 특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원스톱 쇼핑이 강점… 높은 운영비는 부담

 

대형 매장이 손님들을 끌어 모으는 이유로 하나같이 ‘원스톱 쇼핑 가능’을 꼽았다. 다양하고 많은 품목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대형공구상의 가장 큰 강점이라는 것이다. 
광주광역시 대형 공구상 ‘베스트 건축자재백화점’ 2세 정준호 실장은 “요즘 고객들은 취향이 워낙 다양하다”며 “인터넷 쇼핑몰만 뒤져 봐도 자기가 사고 싶은 걸 다 골라서 살 수 있는데 그런 니즈까지 충족시키려면 품목과 브랜드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양한 물건들을 진열하기 위해 넓은 면적의 공구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형공구상들은 따로 돈이 드는 마케팅을 하는 곳이 드물다. ‘대형공구상’이라는 점이 곧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대형 매장의 그런 강점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크기를 키우는 것에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대표들은 말한다. 매장이 크기에 맞춰 운영비도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이다. 인건비며 매장 관리비, 제품 입고비 등이 그것이다.

 

 

직원 전문성·화합이 중요한 대형매장

 

대형공구상을 운영하는 대표들이 동일하게 강조하는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화합의 필요성이다. 소규모 매장과는 달리 넓은 대형 매장은 대표 혼자 운영이 불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찾아오는 고객들을 응대하기도 힘들 뿐더러 공구의 품목 수가 워낙 많아 모든 제품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형 매장은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업체들도 많고 직원들과의 화합을 위해 매장 내 편의시설 등을 갖춘 업체들도 있다.
제주도 최대 면적의 공구상 ‘형제상사’ 양진규 대표는 “직원들이 편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구내식당과 휴게공간을 마련하고 휴가 등 복지의 질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며 그와 함께 “직원들의 전문화를 위해 형제상사 사이버연수원을 만들어 영업, 프로그램 활용 등 실무교육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형공구상은 판매 품목뿐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소규모 매장과는 차이가 있다. 매장의 대형화를 꿈꾸고 있다면 우선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전국의 대형 공구상

 

어마어마한 보유량의 창고형 공구상
충남 천안 ㈜두일

 

 

매장이 넓어 길을 잃을 수 있다는 천안 두일. 판매 품목이 많고 각 품목별 보유량이 어마어마해 ‘창고형 공구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넓은 면적 때문에 한 바퀴 둘러보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릴 수 있다.

 


 

대전 최대 규모 공구상
대전 번영공구

 

 

대전 최대 규모의 공구상 번영공구. 주차장에 무려 50대의 차량이 주차 가능하다. ‘샵인샵’ 형태로 각종 전동브랜드 등 다양한 제품들을 진열 중이며, 넒은 통로와 깔끔한 매장이 특징이다.

 


 

직원 수 20명, 보유 제품만 100억 규모
경기 화성/안성 거상㈜

 

 

경기 화성·안성에 매장3곳이 있는 거상㈜. 안성점은 총 3층 규모로 다수의 전동브랜드 대리점이며 건설장비만 100억이 넘는다. 2층에는 각종 캠핑용품을 판매 중. 매장별 직원 각 20명이 넘는 경기도 최대 규모 공구상.

 


 

대지면적 2500평 초대형 공구백화점
광주광역시 ㈜베스트건축자재백화점

 

 

대지면적 2500평, 매장면적 700평이 넘는 초대형 공구상. 직원 수 20여명의 베스트건축자재에서는 공구 외에도 각종 식품류와 세차용품 등 자동차 용품, 그리고 캠핌용품까지 고객이 원하는 모든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4,800평 면적, 국내 최대 공구상
제주 형제상사

 

 

6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각종 공구와 안전용품, 인테리어/DIY자재까지 6만여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하루 방문 고객은 약 2,500여 명에 이른다. 2013년 제주도 고용우수기업으로도 선정됐다.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