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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resh] 유명 CEO들의 유별난 충전법
성공한 기업가들은 일하는 시간만큼 충전하는 시간도 소중히 여긴다. 자신만의 취미를 즐기며 정신을 쉬게 하는 일이 창의력과 일의 능률을 높이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시간은 미래를 대비하는 골든타임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는 평소 5분 단위로 시간계획을 세우며 일정을 빽빽하게 관리하지만, 일 년에 두 번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 시간을 갖는다. 헬리콥터나 수상비행기를 타고 태평양 북서부의 비밀스러운 오두막에 도착해 7일 동안 ‘생각하는 주간(Think Week)’을 보내는 것. 오두막 방 안에는 프랑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빅토르 위고의 초상화가 걸려있다고 한다. 1990년대부터 생각 주간을 실천하고 있는 빌 게이츠는 이 기간 동안 회의, 이메일, 전화 등 외부와 철저히 단절하고 혼자만의 일정을 보낸다. 책을 읽거나, 논문과 보고서를 보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마치 컴퓨터가 시스템을 최적화하듯이 여유를 가지고 생각에 집중하며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는 시간이다.
애플 창립자 故 스티브 잡스의 창의력과 통찰력은 ‘명상’을 통한 내면의 성찰에 있었다.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떠난 인도 여행에서 불교의 사상과 수행에 매료됐고, 그때부터 꾸준히 명상을 했다. 그가 심취했던 휴식법으로 유명한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마음챙김)’는 잡념을 없애고 지금의 나 자신에게 집중해 뇌를 휴식시키는 방법이다. 잡스는 명상을 통해 자신의 삶 뿐 아니라, 제품에 대해서도 정해진 관념을 벗어나 ‘단순함(simple)’을 추구하며 혁신을 이뤘다. 그는 명상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만히 앉아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마음이 불안하고 산란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마음속 불안의 파도는 점차 잦아들고, 미묘한 무언가를 감지할 수 있는 여백이 생겨난다. 이때 우리의 직관이 깨어나기 시작하고 세상을 명료하게 바라보며 현재에 보다 충실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마음의 수양이며, 지속적으로 훈련해야 하는 것이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깊은 이완상태를 통해 에너지를 회복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NSDR(Non-Sleep Deep Rest, 비수면 깊은 휴식)’ 명상을 한다.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10~30분 길이의 유튜브 NSDR 영상을 찾아본다”라고 밝혔다. NSDR는 요가 니드라(Yoga Nidra)와 유사한 개념으로, 깨어있는 상태로도 잠드는 듯한 효과를 준다. 가이드해 주는 오디오 명상을 통해 심신을 이완하면서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고 신체와 정신의 피로를 회복시킨다. 바쁜 업무 일정 속에서 집중력을 유지할 에너지를 짧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은 한 번에 2시간씩, 일주일에 8시간은 ‘브리지(Bridge)’ 카드 게임에 푹 빠진다. 자신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총회마다 주주들과 브리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빌 게이츠와 함께 게임을 하며 두터운 친분과 신뢰를 쌓았고, 둘은 한 팀을 이뤄 북미 브리지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 게임은 52장의 카드로 무한한 조합을 만들어내며 전략적 사고, 확률계산, 기억력 등을 필요로 한다. 워런 버핏은 브리지 게임 전략이 투자를 하는 것과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가 94세의 나이에도 총명함을 유지하는 비결 또한 두뇌를 운동시키는 브리지 덕분이라고 한다.
뇌의 피로 풀어주는 명상법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고된 업무가 끝난 밤이면 음악 DJ로 변신한다. 뉴욕과 마이애미 클럽 등에서 EDM(전자댄스음악) 전문 DJ ‘D-Sol’로 활동한다. 2018년 그가 발매한 리믹스 싱글 ‘Don’t Stop’은 무려 빌보드 댄스믹스 차트 39위에 올랐다. 2022년에는 미국 유명 음악축제인 롤라팔루자 페스티벌에서 디제잉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연 6회 정도의 행사에 DJ로 참여하며, 수익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알려졌다. 솔로몬은 특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실천하는 경영자로 유명하다. DJ뿐 아니라 카이트 서핑, 사이클, 골프, 스쿠버다이빙 등 각종 스포츠와 와인 수집 등 다양한 취미활동을 즐기며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재충전을 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DJ 활동은 나를 인간답게 만든다. 젊은 사람들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내게 말을 건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혼자하는 고민에 ‘10초 이상 생각하지 마라’고 입버릇처럼 말할 정도로 1분 1초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워커홀릭처럼 보이는 그도 업무 전환시간을 갖는다. 점심 식사 후 작업 효율이 떨어지기 쉬운 시간대에는 30분 정도 산책으로 몸을 움직이고 직원들과 잡담을 하며 기분전환을 한다. 매주 여가 일정도 따로 둔다. 일요일에는 업무일정을 넣지 않고 취미인 골프를 친다. 일할 때 확실히 일하고, 쉴 때도 확실히 쉬면서 머릿속을 리셋한다. 손 회장의 전 비서실장이었던 미키 다케노부는 자신이 쓴 책 ‘손정의의 시간 관리법’에서 ‘다음 일을 시작할 때까지 남는 시간은 멍하게 있어도 괜찮다. 휴식과 업무 집중을 반복하면 집중력을 유지한 채 어떤 일이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누군가에게는 번거로운 일이라 생각되는 ‘설거지’로 워라밸을 챙긴다. 그는 ‘소스 범벅의 그릇을 닦고 있으면 잡념이 사라지며 머리가 상쾌해진다’고 고백했다. 이때 설거지는 움직이는 명상과 같다. 설거지를 하면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연구팀은 ‘설거지를 하면 창의적인 영감을 불러오는 데 도움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설거지 하는 동안 그릇을 비누로 닦고 헹구는 행동에만 집중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긴장감과 불안 등이 줄어 영감이 떠오르기 쉽다는 것이다.
나의 충전 유형 테스트
Q. 당신은 친하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부탁을 받았다. 부탁을 거절하는 당신의 방법은?
① 그냥 솔직하게 거절한다.
② 이런저런 핑계로 자연스럽게 거절한다.
③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였다가 안절부절 하는 스타일이다.
④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담에 다시 부탁했을 때 모른 척 한다.
테스트 결과
글 _ 장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