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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색소폰 알면 인생은 아름다워 크레텍 김영범 부장


색소폰 알면 인생은 아름다워

크레텍 김영범 부장





베테랑 공구인의 친구, 색소폰

크레텍 서울특수영업팀 김영범(57) 부장은 공구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공구인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알면서 공구업계에 투신해 공구상을 운영해보기도 했고, 공구업 관련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제조사 영업사원은 물론 온라인 판매에도 경험이 있는 그는 다재다능한 베테랑 공구인이다. 업계의 유명인이자 베테랑 공구인인 그의 취미는 색소폰이다. 색소폰에 빠진 계기를 물어 보았다.
“색소폰을 시작한지 한 3년이 넘은 것 같은데 그 전에도 음악에 완전 문외한은 아니었어요. 교회를 다니면서 기타도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색소폰은 기타와 다른 음색의 매력이 있는 악기입니다. 색소폰 소리는 계절로 표현하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단풍이 들어 화려하면서 쓸쓸함이 묻어나는 가을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이제 10대나 20대 같은 청춘은 아니죠. 자식들은 전부 다 장성해서 알아서 커 가고 있고. 후회 없는 인생이었지만 중년에 들어서면 누구나 고독한 것처럼 저도 쓸쓸함이 찾아왔습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는데 색소폰이 멋져 보였고 연주해 보고 싶었어요. 어렵지 않지만 또 쉽지 않은 것이 색소폰의 매력이랄까요.” 
색소폰은 어릴적 초등학교 때 불었던 리코더와 원리는 비슷하다. 제대로 배운다면 누구나 한 시간 만에 ‘도레미파솔라시도’를 해낼 수 있다.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골프보다 돈도 적게 들고 배울 수 있는 기회도 많다.   
 
색소폰, 취미와 더불어 건강까지 잡아

김영범 부장은 매일 저녁 경기도 부천의 한 음악 학원에 출근을 한다. 회사업무를 마치면 출근하듯이 학원의 연습실에서 색소폰 연습을 하는 것이다. 색소폰 연습을 하면서 삶의 질이 높아졌다. 술자리와 골프약속이 줄어 들고 연주를 통해 건강도 좋아졌다.
“색소폰 연주는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호흡이 잘 되어야 소리가 제대로 납니다. 그냥 호흡만 해서는 안되요. 복식호흡을 해야 해요. 복식으로부터 호흡을 끌어올리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보면 폐 건강은 덤으로 따라옵니다. 폐활량이 줄어드는 중년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악기입니다. 처음에는 숨도 차고 소리 내는 일 자체도 쉽지 않았죠. 그러나 매일 연습해서 한곡 부르는 것이 완성되는 순간 그 희열은 잊지 못해요. 배우는데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악기 가격도 다른 악기들에 비해 그렇게 비싸지 않고요. 차 트렁크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이기도 해서 보관도 편하고 이동도 간편해요. 소리도 좋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색소폰이 금관악기로 오해한다. 그러나 색소폰은 클라리넷과 같이 하나의 리드가 들어있는 취구를 사용하는 목관 악기다. 1840년대 초에 벨기에 출신의 아돌프 삭스가 발명하였으며, 몸통은 대개 황동으로 되어 있다. 색소폰은 바리톤부터 소프라노까지 모두 8종류인데 대부분은 알토 색소폰에서 시작한다. 알토 색소폰이 상대적으로 많이 생산되어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보통 100만원 정도 투자하면 누구나 색소폰을 다룰 수 있다. 중년 남성들이 많이 선호하기에 동호회에서 다양한 직업의 사람과 친분을 쌓을 수도 있다. 


 
반려악기 색소폰으로 풍요로운 삶

색소폰은 배우기가 비교적 쉽기 때문에 대략 3개월 정도 배우면 노래 한곡 정도 연주할 수 있다. 김영범 부장은 함께 연습하는 학원 사람들과 공연에도 참여 한다. 매년 봄 가을로 합주 발표회도 치른다. 오는 10월 21일 오후 4시에도 경기도 부천시 역곡 남부역에서 공연 예정이다. 
“생활이 빠듯하고 시간이 없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여유를 내서 악기 하나 정도 배우면 생활에 활력소가 됩니다. 색소폰을 연주하는 전국 인구가 60만명이라고 하더라고요. 색소폰을 통해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삶의 활력이 오는 거죠. 연습하고, 이야기 나누고, 정기연주회 후에는 회식도 하면서 우울이나 불안 같은 마이너스 감정이 해소됩니다. 영업을 하면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풀리는 거죠.” 
크레텍 김영범 부장과 같은 중년 공구인들은 가정과 일에 대한 책임감으로 뭉쳐져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색소폰 연주는 악기를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자긍심을 가지게 되고 경력에 비해 수준이 향상되지 않아도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취미생활이지만 동호회에 참여하여 의견을 주고받고 음악을 들려주는 것만으로 주변 사람에게 기쁨을 준다. 중년 공구인들의 색소폰 사랑은 계속될 것 같다. 

글·사진_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