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LIFE & CULTURE

'스마트 팜'으로 부농의 꿈 따옴농장 황종운 대표

 

‘스마트 팜’으로 부농의 꿈 공구 없으면 안돼요
 

따옴농장 황종운 대표

 

 

 

 

먹고살만한 세상이 되었다는데 좋은 먹거리는 오히려 찾기 힘들다.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의식있는 농부가 드물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1960년대부터 농사를 그만두고 도시에서 일하는 이촌향도 현상이 심해졌다. 농촌의 인재유출이다. 그런데 요즘 도시의 우수한 인재들이 농부로 돌아와 억대 매출을 올리기도 한다. 따옴농장 황종운 대표도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하다 토마토 농사꾼으로 변신해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고소득 농부다.  

 

 

농사도 자본과 기술의 시대


몇 년 전 한 대기업이 대규모 스마트팜 농업단지를 새만금단지에 지으려고 한 적이 있다. 수출 및 미래 농업에 대한 투자 목적이라지만 농민의 자리를 대기업이 침해한다는 논란이 일어났던 사건이다. 그 이후 일정 규모 이상의 자본을 가진 기업이 농업에 진출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농업은 의외로 21세기 유망산업이고 한국에서는 대기업의 진출을 피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업종이다. 각종 측정, 기계의 발달로 과거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농사도 옛날 일 이다. 전북 정읍에서 5,0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를 키우는 황종운 대표는 억대매출을 올리는 5년차 청년 농부로 유명하다.  
“제가 운영하는 시설을 스마트팜이라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온실 상태를 점검합니다. 제가 키우는 토마토의 적정 온도는 15~25도 사이인데요. 습도는 70~85%예요. 이런 온도와 습도 상태를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고 또 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CCTV로 내부도 볼 수 있어요. 이제는 농업도 이렇게 해야 합니다. 그냥 맨 땅에서 작물을 키우는 것과 이런 온실을 만들어 키우는 것은 수확량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토마토 농장 온실상태는 언제나 체크할 수 있고 자동으로 온도 습도 조절이 가능하다. 또한 온실상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그 데이터가 쌓이면 큰 자산이 된다. 실제로 그가 운영하는 농장 데이터를 연구기관에서 사가고 있다. 이런 최첨단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그가 투입한 돈만 수 억 원이다. 그래서 젊은 나이에 은행 대출도 받아야 했다. 그러나 큰 걱정은 없다. 오히려 희망으로 가득 차다. 이미 한 해 수 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몇 년만 지나면 대출금을 다 갚을 자신이 있어서다. 농사가 거의 자동이기에 인력도 일반 농사보다 적게 든다.

 

 

스마트팜, 공구 없으면 안돼요


“저희도 공구를 많이 사용하죠. 특히 전지가위를 많이 사용 합니다. 보통 아버지 친구분이 있는 철물점에서 구매를 많이 합니다. 내 친구들도 하나 둘씩 농촌으로 돌아오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 중에 농기계수리센터를 하는 친구도 있죠. 그 친구에게서 필요한 공구나 철물을 구매하기도 하고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다 외부로 가다가 하나 둘씩 들어오더라고요. 우리 농장은 컴퓨터, 전자센서를 많이 이용하죠.”
토마토를 수확할 때는 전지가위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비싸더라도 좋은 품질의 전지가위를 사용하는데 토마토의 꼭지가 다른 토마토의 표면을 찔러 상처를 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포장하고 배송하는 중 토마토 표면에 상처가 생기면 상품성아 크게 떨어진다. 그래서 꼭지를 짧게 둔탁하게 잘 잘라주는 전지가위를 사용해야 한다.
“공장에서 다양한 공구를 많이 필요한 것처럼 여기도 같이 보시면 됩니다. 전지가위뿐만 아니라 각종 공구가 안 쓰이는 것이 없어요. 제가 운영하는 농장은 자동양액장치를 사용하는데 기기가 햇빛의 양을 측정해 해 뜨고 나서 2시간 뒤부터 해지기 3시간 전까지 물을 줍니다. 저녁 6시면 하루 일과가 끝나구요. 그런데 그 사이 펌프가 고장나거나 파이프가 새면 간단한 것은 제가 고쳐야 합니다. 토마토도 생육 초창기에는 병충해에 대비를 해야 하는데 그때도 분무기라던지 각종 공구가 사용이 되죠. 또 토마토 수확이 끝나고 제거를 할 때도 각종 연장이 필요로 해요. 수확 도중이나 자라는 도중에는 노후화된 잎사귀도 잘 잘라야 해요. 잎사귀를 깔끔하게 잘라야 토마토가 병이 생기지 않거든요. 결국 잎사귀를 잘 자르는 연장을 사용해야 합니다.”

 

 

농사도 경영마인드가 필수


농사도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많은 농부들이 주먹구구식으로 경영하는 경우가 아직까지도 많다. 예를 들어 올해 농사가 잘 안되는 경우 농협에는 선도금이라는 것이 있다. 내년에 판매하는 작물을 돈을 미리 주는 것이다. 그런데 내 통장에 돈이 있으니까 나는 돈이 있는거야 생각을 하는 농부가 있다. 결국 빚이다. 빚이 늘어나지만 살림은 유지되니까 괜찮겠지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른 대출을 받아야 한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농사로는 먹고 살기가 힘들다 힘들다 하는 경우다. 그렇기에 농사도 이제는 경영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농부가 가장 힘들어 할 때는 자신의 작물이 헐값 취급 당 할 때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아무리 작물을 열심히 키워도 작물 가격을 스스로 결정하는 납품처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황대표도 초창기 2년 동안은 납품 문제로 고심을 했다. 현재는 대량 도매납품이 매출의 반, 개인소매가 매출의 절반을 한다. 개인도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매출처를 다양화 한 것이 그의 경쟁력이다. 홈페이지나 네이버 등을 통해 그의 농장에서 키운 토마토 주문판매가 가능하다.  
“저희는 6월말까지 수확을 하고 3개월 정도 쉬어요. 뭐 쉰다기 보다는 3개월은 다시 토마토를 키우는 것에 주력을 해야 하죠. 농장은 돈을 아예 투자 안 하고 조그맣게 하는 농장이 있고 돈을 투자해서 크게 하는 농장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그 사이에 끼인 것 같아요. 도매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그래서 소매도 같이 합니다. 이것도 규모의 경제인데 경영자 마인드가 없으면 안됩니다. 큰 스마트팜 하시는 분들, 잘 된 농장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많이 배우고 뛰어난 분들이 많아요. 농장도 회사처럼 매출 순수익을 다 따져야 합니다. 저는 농업도 체계가 조금만 잡으면 경쟁력이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런데 쉽게 생각하면 안되는 것 같아요. 도매시장에 내 놓으면 판매가 소매보다는 쉽게 되긴 합니다. 그런데 가격경쟁력이 없죠. 결국 소매를 해서 직접 판매처를 뚫어야 합니다. 제품 품질도 좋아야 하고 판매처가 확실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품질관리도 잘 해야 합니다.”
인터넷을 통한 소매 판매를 할 때는 고객 반응에 잘 대처해야 한다. 좋은 품질의 제품만 판매해야 고객 만족도가 높고 잘 팔리기 때문에 스스로가 고객의 눈으로 예쁘고 싱싱한 토마토만 담아서 판매를 한다. 작은 흠이라도 있으면 안되기 때문에 같은 토마토라도 이 정도는 괜찮다는 주위 사람의 의견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으로 좋은 토마토만 배송을 한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출하를 기다리는 토마토 농장으로 성장 시킬 수 있었다.

 

 

 

귀농의 기본은 굳은 마음


성공한 청년 농부로 소문이 나자 그에게 귀농을 문의하는 연락도 많이 온다. 그가 말하길 대부분 회피성 귀농의 경우가 많다고 한다. 농사도 제대로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농사는 결코 쉽지 않은 분야다.
“저는 20살 때 까지 이 곳에 살았는데도 여기 적응하는데 3년이 걸렸어요. 제대로 된 스마트팜을 하려면 체계적인 교육기관에서 2년, 3년은 교육을 받고 남의 농장에서 일도 해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자기 땅 사서 자기 농장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해요. 막연하게 농사 하고 싶다. 귀농하고 싶다. 이렇게 하면 정말 힘들어요. 여러 가지 제도도 잘 알아보고 교육도 받으시고 어떤 작물을 어떻게 길러서 어떻게 팔 것인지 연구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유리온실은 평당 100만원의 초기자금이 들어요. 못해도 1헥타르, 3,000평 정도의 규모로 지어야 하니 최소 30억이 들어가죠. 스마트팜 최소 자금이 30억입니다.  투자하려면 자기 자본금도 일정 있어야 하고 거기에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다행이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제도도 있습니다. 온실을 지으라고 권유하는 추세예요. 대신 여러 자격요건을 갖춰야 하죠. 체계적으로 시스템으로 갖춰진 농장을 운영하려면 시스템에 대해 연구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그 이외에도 각종 문제들도 있어요. 그런 것들을 잘 알아보고 준비해야 합니다.“
황대표도 농업에 들어서기 전 몇 년 동안 준비하고 공부를 했다. 결국 대기업 직장생활을 하다 젊은 나이에 귀농한 그가 아버지가 운영하던 온실 하우스를 이용해 성공한 스마트팜을 경영하게 된다. 그는 스마트팜의 선두국가인 네덜란드까지 가서 조사했다. 그렇게 발견한 작물이 토마토다. 토마토도 종류가 많다. 자신이 운영하는 농장 규모에 적합한 작물을 찾고 그 작물의 수확량을 높이기 위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뛰어난 작물 기술력에 경영마인드가 합쳐지자 도시생활과는 달리 귀농한 지금의 삶이 더 여유롭고 만족스럽다고 한다. 일 하는 것이 힘들거나 어렵지 않다고. 회사 다닐 때 다니던 월요병이 없어졌고 귀농 이후 출근을 즐거워한다. 자신만의 경쟁력을 농업에서 찾아 삶의 행복을 찾은 그가 부러운 이유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