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LIFE & CULTURE

“안티에이징 비법이 궁금해” - 크레텍 해외마케팅팀 한지연 & 어머니 허정원

 

우리엄마는 장미희 기죽이는 모델

 

“안티에이징 비법이 궁금해”

 

크레텍 해외마케팅팀 한지연 & 어머니 허정원

 

 

 

 

갱년기 치료제 훼라민Q의 1등 모델로 선발돼 배우 장미희 씨와 함께 TV 광고를 찍었던 허정원 씨. 
그는 패션 사업가이자 크레텍에 근무하는 공구인 한지연 씨의 엄마다. 외모도 내면도 아름다운 그의 
인생 안티에이징 비결은 무엇일까.

 

 

당당한 갱년기, 훼라민퀸 모델 되다


“저 얼굴 안 빨갛죠?”
TV광고 목소리의 주인공. 허정원 씨(53)는 2018년 동국제약의 훼라민Q에서 주최하는 갱년기 극복 캠페인 콘테스트 ‘훼라민퀸’ 3기 모델로 선발됐다. 전국의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 면접 심사를 거쳐 선정된 7인 중 온라인 투표를 통해 1위로 뽑혔고, 1년간 대표 모델로 활동했다.
“생각지도 못한 활동이었죠. 친구랑 갱년기 증상에 대해서 얘기하다가 훼라민Q가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떤 약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일반인 대상 훼라민퀸 모집 공고가 떠 있는 거예요. 마침 모집 기준이 제 나이랑 맞고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지원하게 됐어요. 7인 후보에 오르고 나서 크레텍 직원 분들도 많이 투표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는 광고주 면접 때 ‘갱년기는 제2의 인생이다, 아이들은 다 컸고, 여자로서 폐경기가 있지만 나를 잃지 않고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아서 도전했다’고 떨림 없이 말했다. 면접관에게 가장 당당한 지원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모델로 당선 후 광고 영상과 사진 촬영 땐 처음해보는 어색한 연기에 하루 종일 NG가 났지만, 배우 장미희 씨는 카메라만 켜지면 프로페셔널한 모습으로 돌변해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쌩 아줌마들을 데려와서 촬영하니까 연기가 정말 어색했는데, TV에 나오는 모습을 보니 잘 찍어주셔서 뿌듯했어요. 한 편으로는 아쉽기도 했어요.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더 예쁜 쪽으로 찍어볼걸 하면서요.”

 

 

딸이 동생인줄 알아… 동안 유지법은?


모델을 지원하게 된 배경은 그의 직업과 관심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의류사업을 하고 있는 허 씨는 평소 패션과 미(美)에 관심이 많다. 과거 대구 패션의 거리 동성로에서 의류점을 운영하고, 중국 유명백화점 한 브랜드의 슈퍼바이저를 맡기도 했다.
허(허정원) : “젊었을 때부터 꾸준하게 관리해온 건 사실이에요. 어릴 땐 스튜어디스가 꿈이었고, 지연이 초등학교 들어간 무렵부터는 의류사업을 해오면서 자연스럽게 외모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한(한지연) : “엄마는 주머니에 손거울을 넣고 다니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꺼내 들여다보세요. 머리가 흐트러졌는지, 화장이 번지지 않았는지, 주름이 졌는지 체크를 하세요. 이렇게 평소 미모에 관심이 많으니 잘 관리되신 것 아닐까요.”
허 : “에이 그 정도는 아니야, 수시로 보는 거지.”
한 : “그리고 밖에 같이 나가면 다들 엄마인줄 몰라요. 학창시절에는 사람들이 제 이모냐고 물어서 너무 섭섭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심지어 언니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오히려 내가 늙었나, 진지하게 고민했다니까요?”

 

 

‘나에 대한 관심’이 중요


배부르지 않게 먹기, 식이섬유와 영양제, 콜라겐 챙겨먹기, 세안 신경 쓰기, 매일 30분 걷기, 주름지지 않게 인상 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는 허 씨의 필수 생활패턴이다. 훼라민큐는 모델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홍조개선 등 실제 약효가 좋아서 꾸준히 챙겨먹고 있다.
한 : “저는 건강식품을 잘 못 챙겨먹는데, 엄마는 몇 시간 단위로 알람을 설정해놓으세요. 띠리리리 울려서 무슨 소린가 싶으면 엄마는 알람을 끄시고 영양제를 챙겨 드시는 거예요.”
허 : “한꺼번에 먹기는 그래서 나름 시간을 나누고 효과에 따라 먹어요. 아침엔 눈 뜨자마자 공복에 유산균, 밥 먹고는 30분 이내에 비타민C나 종합비타민을 먹으면 효과가 좋대요. 오후에는 여성건강에 좋다는 백수오가 들어간 식품, 이후에 오메가3, 잠자기 전엔 요즘 핫한 콜라겐을 먹어요.”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피부 관리법은 매일 아무리 늦고 피곤하더라도 화장을 오일로 지우고 세안 후에는 찬물로 얼굴을 두드리는 것. 그 외 관리법은 무엇인지 물어봤다.
허 : “히터나 에어컨은 피부가 건조해지니까 되도록 켜지 않고요. 사실 마사지와 피부과도 한 달에 한두 번씩 다니긴 해요. 확실히 효과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같은 나이 친구들이라도 일하는 엄마랑 아닌 친구랑은 다른 것 같아요. 또 남편과 아이를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는 친구들도 많은데, 저는 아이도 아이지만 저한테도 늘 관심을 가졌어요.”

 

 

끊임없는 자기개발, 내면이 아름다운 긍정왕


외모에서 비춰지듯 그는 자기 관리에 철저하다. 직장 외 시간도 허투루 두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들을 찾고 배우다보면 하루가 짧게만 느껴진다고 한다.
허 : “관광학을 전공했는데, 결혼을 일찍 하다 보니 첨엔 꿈을 펼치지 못했어요. 그래도 남편과 시어른의 지지로 사회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었죠. 의류사업을 하면서 패션마케팅학과 공부를 하고, 중국에 나갔던 경험으로 중국어 공부를 해서 HSK 4급을 땄어요. 미술도 좋아해서 소모임으로 서양화를 배우고, 요즘은 공인중개사를 준비하고 있어요. 제 성향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뭐든 새로운 걸 배우고 도전하길 좋아해요.”
한 : “엄마는 참 멋있어요. 자기애가 강하시고, 스스로에게 투자를 하세요. 퇴근하면 쉬고 싶을 텐데도 매일 늦게까지 공부하시는 모습을 봐왔어요. 그렇다고 한 번도 저희한테 소홀하신 적은 없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중국 유학생활을 했는데 당시에 엄마가 일주일에 한 번씩 반찬과 책 한권을 국제소포로 보내주셨어요. 통화를 하도 많이 해서 한 번은 국제전화비만 100만원이 나온 적도 있어요. 나도 이렇게 멋진 엄마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의 요리는 좀 아쉽지만요(웃음).”
‘후회 없이 살자’, ‘혼자서도 잘 살려면 나 자신이 잘 나야겠다’는 다짐은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늘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됐다.
허 : “저는 성격이 긍정적인 편이거든요. 잘 할 수 있다, 나는 캔디처럼 살아남는다, 이렇게 마인드컨트롤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딸 둘을 어떻게 잘 키웠냐고 묻는데, 저는 따로 뭘 해줬다기보다 아이들이 엄마를 보고 배운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더 열심히 살아온 것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지연이도 저랑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걸 도전해보길 좋아하는 괴짜고, 겉보기엔 여성스럽지만 일 똑바로 하고 책임감 있는 외유내강이거든요. 하지만 딸들은 저처럼 일찍 결혼하는 건 싫고, 하고 싶은 것 하며 사회에서 인지도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

 

 

꿈꾸는 아이들의 인생 멘토 되고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는 마인드로 쉼 없이 달려온 그의 인생은 이제 후반전에 접어들었다. 아직 배우고 도전할 것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위치에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본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은 아름다움의 상징 오드리헵번. 할리우드 대스타이자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고, 은퇴 이후에는 난민구호 등 소외된 이웃돕기에도 앞장선 인물이다. 하지만 롤모델을 닮기보다는 스스로 선례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현업이 있어서 모델 활동은 계속 할 수 있을까 싶지만 가능하다면 공익광고 모델이 되어보고 싶어요. 그리고 한 10년 뒤에는 불우한 가정의 아동, 청소년들이 꿈을 잃지 않도록 상담센터를 만들어 돕고 싶어요. 저도 어릴 적 어려움을 겪었는데 도움을 받을 멘토가 없었어요. 나라의 미래를 이끌 아이들이 돈 때문에 꿈을 접는 걸 제일 안타깝게 생각하거든요. 돈 없는 건 불편할 뿐이지 부끄럽거나 하고픈 일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아이들에게 주체성과 자존감을 키워주고 싶어요. 여유가 된다면 학비도 보태주고요.”
자신만의 스타일로 나이 들어가겠다는 사업가 겸 모델, 
엄마 허정원. 내면까지 아름다운 그의 10년 뒤를 기대한다.

 

글 _ 장여진 / 사진  _ 이창우(MOIM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