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CULTURE
[공구와 사람들]레이싱팀 서한GP
공구가 있어 레이싱이 가능하죠
보쉬공구로 정비하는 레이싱팀 서한GP
한국도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레이싱이라는 모터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 현존하는 레이싱팀은 대략 100여 곳. ‘서한GP’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메카닉 출신 감독이 이끄는 레이싱팀이다. 박종임 감독으로부터 레이싱과 공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각종 공구 사용하는 레이싱팀
사람들은 자동차를 세차하거나 튜닝하거나 드라이브를 하면서 기쁨을 느낀다. 동시에 자동차 경주를 보며 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처럼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면서 동시에 즐기는 대상이다. 웬만한 헐리우드 영화에 자동차 추격씬은 꼭 들어가고 자동차 레이싱 관련 영화가 매년 출시되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서한GP 박종임 감독에게 직접 레이싱의 매력을 물어보았다.
“카 레이싱은 TV나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 직접 참관하는 것이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어요. 한국에서는 레이싱이 아직 완전히 보편적이지 않고 현재 코로나로 무관중 경기를 치르고 있지만 한국의 레이싱은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인 무한질주를 그대로 구현한 스포츠가 바로 레이싱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입니다. 박진감과 속도감이 넘치는 경기라서 레이싱 경기를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어요. 사람과 기계가 하나가 되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승부의 세계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이 매력입니다.”
레이싱 경기에 사용 되는 차량은 일반적인 자동차와 상당히 다르다. 편의장치와 지원 장치는 전혀 없다. 오직 성능을 높이고 차량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한 개조를 거듭했다. 시중에 출시 된 자동차를 해체하고 개조해서 경기용 차량으로 제작하는데 이 때 각종 공구가 다채롭게 사용된다.
레이싱 경기에 기업 후원은 필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동차나 각종 공구제조사들은 레이싱팀을 통해 기술력과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린다. 서한GP도 여러 기업의 후원을 받는데 공구인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들도 눈에 들어온다.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지만 레이싱은 후원사 유치가 중요합니다. 저희는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서한그룹으로부터 주요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캄텍, 불스원, 한국타이어 같은 기업의 후원을 받고 보쉬로부터도 전동공구 후원을 받고 있죠. 레이싱은 레이서가 주인공인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차량을 관리하는 것은 정비사들의 몫이죠. 레이서가 아무리 잘해도 차량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경기에 우승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경기장마다 다른 코스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도 연구해야 합니다. 그것에 따라 차량이 잘 세팅되어 있어야 해요. 동시에 후원사의 지원이 없으면 경기 자체가 안됩니다. 제대로 된 공구 없이는 정비가 불가능한 것과 같죠. 모두의 노력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 레이싱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레이싱에는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경기를 치르기 위해 경기장을 빌리는 비용, 쉽게 마모되는 타이어 같은 소모성 부품 교체 비용, 각종 공구로 차량을 정비하는 정비사들의 인건비, 자연스럽게 소모되는 공구까지 레이싱 차량 한 대를 유지비용은 어마어마하다. 이처럼 정비사의 노력과 레이서의 열정, 후원사의 지원이 하나가 되어 유지되는 것이 레이싱이다.
드라마 같은 승부의 세계가 매력
평범한 사람도 한번쯤 들어보는 유명한 자동차 경주는 F1이 있다. 그러나 레이싱은 자동차의 종류, 장소, 경기방식에 따라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국내에서 실시되는 레이싱 경기도 종류가 다양하지만 주로 양산차를 개조해 속도를 겨루는 투어링 카 레이스가 일반적이다. 서한GP도 투어링 카 레이스에 출전하고 있다.
“투어링 자동차 경주는 참가한 자동차간의 속도 격차가 적고, 많은 자동차가 한 곳에 정렬하여 출발합니다. 그래서 박진감 넘치는 경주가 자주 펼쳐지죠. 다른 경기와 마찬가지로 레이서의 컨디션이나 자동차 정비 상태에 따라서 승부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동시에 자동차의 무게도 엄격하게 적용하기에 경기 끝나고도 순위가 바뀔 수 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얼마 전 겪은 경기인데요. 결승선을 불과 200미터 앞에 두고 차량이 멈추었어요. 차량에 문제가 생긴 것이죠. 보는 우리도 눈물이 나는데 우승을 놓친 레이서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이처럼 경기는 알 수 없어요. 그것이 레이싱의 매력입니다.”
경기 직후 자동차의 무게가 규정보다 넘거나 규정 이외 부품을 사용해 순위권에서 탈락 되는 경우도 있다. 경기 도중 브레이크 패드 마모가 심하게 되어 불과 1킬로그램 차이로 실격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레이싱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이 레이싱의 매력이다.
국산 공구품질 외산만큼 성장하길
레이싱팀은 자동차를 완전 분해해서 엄격한 기준을 바탕으로 재조립하는 것이 일상이다. 그러면서 다양한 공구를 사용한다. 공구관련 이야기를 들어보자.
“차량을 정비하는데 아무래도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게 되더라고요. 공구의 내구성이라고 할까요? 같은 렌치라도 브랜드마다 재질에서 품질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자동차 정비 공구는 국산제품이 아무래도 마모가 쉽게 납니다. 물론 과거보다는 품질이 많이 좋아졌죠. 급할 때는 국산 수공구도 사용하구요. 그러나 내구성에서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을 느껴요. 그러니 아무래도 외국산 제품을 찾죠. 철 자체가 달라요. 특정 브랜드 공구세트는 평생 AS가 됩니다. 마모가 되면 교환이 되기 때문에 아주 값비싼 수공구 세트 상품이라도 AS잘 되니 선호하게 됩니다. 가급적이면 국산 쓰고 싶지만 2개 3개 사서 마모되는 것을 보면 답답해요. 국산 수공구는 조금 더 발전해야 합니다.”
수공구에 비해서 전동공구의 발전 속도는 놀랍다고 한다. 서한GP는 보쉬 전동공구를 주로 후원받아 사용하는데 매년 성능이 발전하고 있다고. 수공구는 외산을 선호하지만 각종 용접제품이나 안전제품의 경우 국산제품도 외산 못지않게 뛰어난 성능을 발휘해 만족하고 있다.
공구업계 응원하는 서한GP 레이싱
서한GP 정비사들의 실력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한다. 이런 최고의 정비사들도 공구가 없으면 실력 발휘 못한다. 차량 정비 중 갑자기 공구가 망가지거나 필요하면 근처에 위치한 공구상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이 일상이다. 공구유통업계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아무래도 구색이 많으면 좋습니다. 그리고 서비스 정신이 좋은 곳이 좋죠. 저희는 한 번에 수 천 만원의 공구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어요. 물건 견적을 문의하면 한 번에 구매가 되는 곳이 있고 구매 안 되는 곳이 있어요. 조금 비싸도 한 번에 살 수 있는 구색 갖춰진 곳을 선호하게 됩니다. 그리고 서비스가 좋은 곳이 마음이 갑니다. 친절함까지 바라지는 않아도 손님에게 인사를 밝게 하는 업체를 보면 발길이 향하죠. 저희 레이싱 팀원들도 자주 공구상에 방문하는데 공구인분들이 항상 성실하게 일하시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서한GP가 공구인 여러분을 응원하듯 공구인분들도 서한GP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한 GP는 현재 시즌 우승을 꿈꾸고 있다. 공구인을 응원하는 서한GP가 한국 레이싱을 선도하는 팀으로 거듭나길 기원한다.
글 _ 한상훈 / 사진 _ 이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