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LIFE & CULTURE

인천 강화군 교동도 대룡철물 카페

 

섬마을의 작은행복 상징해요 쉼터가 된 철물점

 

인천 강화군 교동도 대룡철물 카페

   

  

  

  

 

강화군 서북단 끝 민간인 통제 지역에 교동도라는 섬이 있다. 
그 섬에서 50년간 철물점을 운영하던 곳이 카페로 변신해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코로나로 해외여행 가기 어려운 이때, 낡은 공구가 마스코트인 대룡철물 카페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제는 커피만 내리는 공구상

 
강화군 교동도의 섬마을의 대룡철물은 지난 50년 간 농공구와 각종 철물을 판매해왔다. 강화군 교동도는 쌀 생산지로 유명하다. 보통 섬에는 물이 귀한데 교동도에는 육지에도 보기 드문 큰 저수지가 있어서 논농사가 가능하다. 대룡철물은 섬마을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호미, 삽, 낫, 괭이, 톱을 비롯한 농공구를 중심으로 집을 수리하는데 사용되는 각종 철물, 공구를 판매해 왔다.
 “2014년이 되어서야 교동도와 강화도를 연결하는 다리가 놓였어요. 그래서 그 이전에는 아버님이 각종 공구를 섬으로 들여서기까지 아주 힘들었다고 합니다. 하루에 4번 있는 배를 통해서야 육지로 나아가서 각종 공구를 구매해 판매하셨죠. 한 때는 화물차를 배에 싣고 육지로 나가 각종 공구를 구매해서 돌아오시곤 했습니다. 50년 동안 평생을 공구 판매하시다가 얼마전 은퇴 하셨어요. 자식인 저희가 철물점을 운영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아 카페를 꾸몄는데 교동도를 찾아오는 손님들이 좋아하시더군요.”
교동도는 서북으로는 불과 5km 간격의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북한과 군사분계선을 이르고 있는 섬이다. 사람들이 방문하기 힘들었던 이곳은 2014년 강화도와 연결되는 교동대교가 생기면서 관광객이 늘어났다. 대룡철물이 위치한 교동도의 대룡시장도 1960년대 풍경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관광지다. 지금은 쉽게 볼 수 없는 옛 풍경을 간직해 인기. 대룡철물 카페는 현재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작은 쉼터로 행복을 나누어 주고 있다. 

 

 

교동도의 명소가 된 대룡철물

 
강화군 교동도는 황해도의 실향민과 실향민 후손들이 많이 거주하는 섬이다.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자 황해도 지역의 사람들이 대거 피난을 했다. 3, 4일이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리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이내 교동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야 했다. 이런 교동도의 유일한 시장인 대룡시장에서 대룡철물은 공구상으로 50년 간 운영 되었다. 그러다 2019년 대룡철물의 주인이던 황인태씨가 은퇴하면서 그의 딸과 사위 내외인 한호섭씨 부부가 가게를 카페로 리모델링했다.
 “지금 이곳은 아주 적은 인구가 살아가는 섬이지만 한때는 3만이 넘은 인구가 함께 살아가던 곳이었어요. 아버님이 50년 동안 철물점을 운영하시면서 교동도의 각종 공구를 책임져 주셨죠. 저와 아내는 초등학교 동창입니다. 집안끼리 잘 알고 제가 어릴 때부터 공구상을 운영하시던 장인어른을 어릴 때부터 뵈었죠. 시장 한 가운데에서 긴 세월 공구상을 운영하셨어요. 카페로 바꾸면서도 대룡철물 이름은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리모델링 할 때 각종 공구 중 눈에 띄는 것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활용 했어요.”
사실 교동도는 조선시대 때 폐위된 연산군의 유배지로 사용되었을 만큼 외딴 섬마을이다. 이곳의 오래된 공구상이 도심 한가운데서나 볼 수 있는 예쁜 카페로 변신하자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젊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구석 구석 보이는 공구상 흔적

 
이곳은 카페 안 밖으로 대룡철물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눈에 띈다. 입구에 들어서자 곧바로 오래된 각종 공구와 철물로 꾸며진 벽면이 한 눈에 들어온다. 빠루, 망치, 줄, 클램프, 저울, 호미, 자물쇠 등이 낡은 판자 위에서 인테리어 소품으로 고정되어 있다. 모두 가게에서 판매하던 공구들이다. 카페의 탁자는 화려한 자개농을 재활용해 만들었는데 이 역시 기존 대룡철물에서 사용하던 가구라고 한다. 심지어 의자와 쟁반도 공구상을 운영 할 때 사용하던 못통과 진열장을 재활용해 제작된 제품. 사위인 한호섭씨는 서울 여의도에서 회사원으로 일하다 은퇴해 대룡철물 카페를 운영한다. 
 “50년간 대룡철물의 지붕을 떠받들던 대들보도 인테리어로 매달려 있어요. 저는 펀드매니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일해 왔어요. 그래서 아무런 생각 없이 작은 카페를 만들고 싶었어요. 지역 주민들과 시장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쉬는 곳으로요. 인생 2막을 하는데 아버님이 운영하던 공구상 자리에서 시작하니 공구상 흔적을 없애고 싶지 않더라고요. 이것도 소중한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곳곳에 대룡철물의 흔적을 두어서 기존 공구상 단골 손님들께도 향수를 드리고 싶었어요. 전국의 공구인 분들도 강화군 교동도의 대룡철물에서 커피 한잔 하시며 힐링과 향수를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이제는 공구를 판매하지 않지만 공구상 흔적 가득한 대룡철물 카페가 공구인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긴 연휴가 다시 한 번 찾아온다면 외딴 섬마을에 위치한 대룡철물 카페에서 향수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