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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PEOPLE] 모형 만드는 남자 김현수

 

수백가지 공구 사용해  크기는 1/200, 리얼함은 그대로

 

모형 만드는 남자 김현수(HS 모델스, 우찬아빠)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플라스틱 로봇과 미니카는 어린 시절의 로망이었다. 그 로망을 추억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성년이 된 이후의 취미 생활로 삼는 이들이 많다. HS모델스 김현수 대표는 취미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프라모델에 현장감을 부여하다 


프라모델이란 단어는 꽤 익숙할 것이다. 플라스틱과 모델의 합성어로 플라스틱 로봇 등의 조립 모형을 의미하는 단어다. 가장 유명한 프라모델로는 건담 종류가 있겠고 그 외에도 탱크, 군용 트럭 등의 밀리터리 모델과 함선, 잠수함 등의 해양 모델, 비행기 등의 에어 모델, SF모델 등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
쉽게 프라모델이라 부르지만 플라스틱 모형은 보통 스케일 모델인 경우가 많다. 스케일(Scale)이란 비율을 의미하는 것으로 실제 존재하는 원형의 크기를 1:30/1:100/1:200 등의 비율로 축소한 모형을 스케일 모델이라 일컫는다. 함선을 예로 들자면 원형의 커다란 함선을 그 형태 그대로 작은 비율로 축소시킨 모형을 떠올리면 되겠다.
이런 프라모델, 스케일 모델은 이미 제조사에서 수많은 제품들이 출시되어 있다. 프라모델에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출시된 탱크나 함선을 조립도를 보고 조립하기만 하면 완성이다. 그런데 과연, 그게 끝일까? 프라모델 스튜디오 HS모델스 김현수 대표는 조립이 완료된 상태로만 마무리 짓는 건 한참이나 불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기존 나와있는 제품들은 원형과 비교했을 때 디테일이 떨어지거든요. 그저 장난감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죠. 100%만족하기 힘든 거예요. 그래서 기존 모형에 ‘디테일 업’작업을 하는 것이 저희와 같은 모델러들이 하는 일입니다.”

 

 

컴프레서, 핀셋, 나이프… 공구는 필수

 

공구와 모형은 서로 연관이 많은 카테고리다. 공구가 없다면 모형 제작은 불가능한 것이나 마찬가지. 모형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갖춰야 할 핀셋, 칼 등의 기본적인 공구부터 시작해 실력이 쌓이다 보면 공구에 대한 욕심도 커지기 마련이다. 한 종류의 공구라도 핀셋을 예로 들면 정밀핀셋, 곡선핀셋, 역핀셋 등 다양한 종류가 사용되고 칼 역시도 일반 나이프와 아트나이프, 곡선을 자르는 데 사용하는 서클커터 등이 사용된다. 프라모델에 특화된 특수공구들도 다양한 회사에서 출시되고 또 그 가운데서 비싼 공구와 저렴한 공구로 나뉘고 그러다 보면 브랜드를 따지는 사람들도 생긴다. 
“모델링 작업에 사용하는 공구를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죠. 특히 디테일 업 작업을 위해서는 도장, 도색과 관련한 공구들이 중요합니다. 에어브러쉬, 그리고 에어브러쉬 사용에 필요한 컴프레서와 작업 중 도료를 빨아들이기 위한 에어부스는 필수죠.”
도색 작업 시 개인이 집에서 사용하는 개인용 컴프레서는 물론 모델 공방에서는 마력수가 높은 산업용 컴프레서가 사용된다. 또한 황동 등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는 디테일 업 부품들의 가공을 위한 금속 가공 공구 역시도 필요하다.

 

 

프라모델로 생생한 현장을 창조하다

 

제작사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것. 그리고 기본 프라모델에 정밀하고 세심한 추가 부품들을 만들어 덧붙이고 사실적인 색도 덧입히는 디테일 업 작업. 거기까지 진행한다면 작은 스케일 모델이 아니라 마치 실제 원형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거기에서 김현수 대표는 한 발짝 앞으로 더 나아간다. 디오라마 작업이 그것이다.
“프라모델에는 비행기가 있고 탱크가 있고 함선이 있고. 또 피규어라고 사람 형태의 모델도 있습니다. 보통은 군인 피규어가 많죠. 또 드럼통이라든지 일반 사물 모형도 있고요. 이런 다양한 모델들을 한 자리에, 하나의 배경에 모이게 하면 하나의 이야기가 탄생되는 거죠. 그걸 바로 디오라마라고 합니다.”
떠올려 보자. 대양에 떠 있는 군함의 갑판 위. 여러 명의 해군들이 급한 걸음으로 뛰어다닌다. 함포가 발사된 현장, 함선은 아군의 전투기와 무전을 주고받고 포말을 일으키며 전진한다. 마치 전쟁영화의 한 컷과도 같은 이런 장면을 김현수 대표는 만들어내는 것이다.
김 대표는 현재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는 ‘우찬아빠’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모델러다. 국경의 경계가 없는 SNS를 타고 해외로 이름이 알려지게 되면서 해외 전시회의 심사위원으로도 참석하고 있다.
“제가 만든 작품들이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들과 비교해서 좀 더 디테일하고 사실적이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제 작품의 바다 표현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2016년도부터 매년 대만과 말레이시아 전시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있고 올해엔 세계 일곱 국가에서 초청을 받았어요. 코로나 때문에 전부 취소됐지만요.”

 

공구인에게도 모델링 추천해

 

현재 스튜디오에 보유하고 있는 공구의 수는 아마도 수백 개는 족히 될 것이다. 자신처럼 공구와 밀접한 현장에서 일하는 우리 독자들에게도 프라모델과 모델링 취미를 추천한다는 김현수 대표다.
“어렸을 때 다들 학교 앞 문방구에서 프라모델을 구입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과거에는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었던 프라모델을 성인이 된 지금은 접하기가 쉽지 않죠. 극세밀화된 디테일 업 프라모델을 보면 분명히 관심이 생기실 겁니다. 그렇다면 주변의 모델링 공방을 방문해 보세요. 저렴한 가격에 모델링 작업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글 _ 이대훈 / 사진 _ 변한섭 / 자료제공 _ HS모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