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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교양] 人生, 어디 마음대로 되든가?



人生, 어디 마음대로 되든가?





누군가는 경쾌하다고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신경질적이라고도 했다. 어떤 이는 삶의 희노애락이 모두 담겼다며 볼 때마다 다른 이야기를 만난다고 했고, 또 어떤 이는 도대체 이게 뭐냐고 말했다. 언젠가 한 전시장에서 화가 권기철의 작품을 두고 오간 얘기들이다.
작가는 물감을 뿌리거나 커피 브랜드 로고 등을 오려 붙여 작품을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음악. 작가는 늘 클래식, 팝, 록, 재즈 등 다양한 음악을 틀어놓고 작업을 한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은 다양한 형상을 암시한다. 언젠가 그 남겨진 형상이 우연의 흔적인지 의도된 결과인지 궁금했었던 때가 있었다. 작가는 그것을 ‘예측 가능한 우연’이라고 설명했다. 뜻하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 우연인데, 예측 가능한 우연이라니….

 
의아해 하는 기자에게 작가가 한 마디 던졌다.

“인생이 어디 자신의 의지대로만 되던가. 자신의 의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도 있다. 시인을 꿈꾸다 밤무대 가수가 될 수도 있는 게 우리 인생 아닌가. 내 그림도 마찬가지다.”

 
순간 미국 색면추상의 거장 마크 로스코(1903~1970)가 떠올랐다.
“관람자와 내 작품 사이엔 아무것도 놓여선 안 된다. 작품에 어떠한 설명을 달아서도 안 된다. 그것이야말로 관객의 정신을 마비시킬 뿐이다. 내 작품 앞에서 내가 할 일은 침묵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작가가 기자에게 하려고 했던 말이 바로 이런 게 아니었나 싶다.
‘분석하려 하지 마라. 작품이 스스로 말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