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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TREND] 가성비 따지는 ‘듀프’문화

 

 

최근 난리 난 다이소 인기몰이 상품들


이게 다 ‘듀프’ 때문이라고?

 

‘가성비 생활용품점’이었던 다이소가 최근 MZ세대의 새로운 ‘화장품 맛집’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는 브랜드 이름보다 가격과 품질이 중요한 시대. 이런 변화의 바탕에는 ‘듀프’ 문화가 있었다.

 

 

머리로는 샤넬, 현실은 다이소

 


‘듀프(Dupe)’는 복사·복제품을 뜻하는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의 줄임말이다. 고가 브랜드 제품 대신 저렴하지만, 그와 비슷한 품질을 가진 대체품을 구매하는 소비 트렌드를 의미한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다이소의 가성비 화장품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도 듀프 문화의 한 맥락이다. 이런 듀프 문화는 화장품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패션, 외식, 문화생활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작년 한 해를 뜨겁게 달궜던 넷플릭스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출연진들이 편의점 및 패스트푸드점과 협업하여 유명 셰프의 요리를 가성비 있게 상품화한 것도 듀프 문화를 의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듀프, 짝퉁과는 달라


‘대체품’이라는 뜻으로 인해 소위 ‘짝퉁’이라 불리는 모조품과 혼동하기 쉽지만, 둘은 엄연히 다르다. 짝퉁은 기존 명품 브랜드의 로고와 디자인을 ‘똑같이’ 베끼는 것이 목적이지만, 듀프는 그것과 유사한 품질로, 하지만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차이 때문에 젊은 층들은 심리적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듀프 제품을 소비할 수 있다. 

 

듀프로 읽는 ‘요노’ 가치관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작은 지출 하나도 부담되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듀프 문화 속에서 실용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요노‘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요노(YONO: You Only Need One)’는 ‘이것만 있으면 된다’라는 뜻으로 꼭 필요한 소비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과감한 소비가 멋으로 표방되었던 과거 MZ세대의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와 ‘플렉스(flex)’ 문화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여준다. 외부 환경에 따라 한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관도 함께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명품’ 대신 ‘듀프’하는 시대


명품 소비, 과시 소비로 허황 가득했던 SNS에는 이제 검소함을 추구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나이가 30이면 명품 하나쯤은 있어야지’하던 시대는 저물고, 이제는 누가 누가 가성비 있게, 저렴하게, 합리적으로 쇼핑하는가가 주목받는 때가 온 것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진 듀프 문화는 기존 소비문화의 한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 유행이 앞으로도 잘 유지될지는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브랜드보다 제품 자체에 집중하는 현명한 소비 습관만큼은 우리 모두의 건강한 쇼핑 문화로 잘 자리 잡기를 조심스레 바라본다.

 


 

 HOT! 

 

요즘 떠오르는 듀프 제품

 

 

손앤박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 (3,000원)
VS
샤넬 립앤치크밤  (63,000원)

 

 

‘다이소 샤넬밤’으로 화제가 되었던 손앤박의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 입술과 볼 등 피부에 발라주면 촉촉하게 생기가 올라온다.

 


롬앤 쥬시 래스팅 틴트 (13,000원)
VS
디올 어딕트 립 틴트 (51,000원)

 

 

높은 지속력과 자연스러운 발색으로 유명한 립 틴트. 다양한 색상을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롬앤의 스테디셀러이다.

 


블루엘리펀트 GILDA 블랙 (138,000원)
VS
젠틀몬스터 마이 마  01 (269,000원)

 

 

블랙핑크의 제니가 광고 모델인 젠틀몬스터의 ‘저렴이’ 버전으로 알려진 브랜드. 세련된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자라 골든 디케이드 (39,900원) 
VS
입생로랑 리브르 오 드 빠르펭 (292,000원)

 

 

라벤더와 바닐라의 오묘한 조합이 돋보이는 향수. 입생로랑의 ‘리브르’와 유사한 노트로 구성되어 고급진 향을 가성비 있게 누릴 수 있다.


QCY T29 APP (19,000원)
VS
애플 에어팟4 (199,000원)

 

 

생생한 음질과 편안한 착용감이 특징인 블루투스 이어폰. 무선 이어폰의 절대강자인 애플과 가격에서 10배 가량 차이가 나지만, 성능은 뒤지지 않는다.

 


 

_ 권재영 / 자료 _ 연합뉴스, 데일리안, 각 브랜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