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CULTURE
SPOTLIGHT
잡고, 죄고, 자르고, 재고, 돌리고, 들고, 박고, 파고, 깎고, 붙이고… 공구가 가진 다양한 쓸모들.
비트는 동작을 위해서는 비틀릴 대상과의 조화와 협력이 필수적. 상호간에 크기와 치수가 맞지 않으면 비트는 행위는 여간해선 쉽지 않다. 딱 맞는 대상과 만나서야 비틀고 비틀림이 적절히 이루어지는 것은 어쩐지 부부를 닮았다.
물건을 죄어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는 공구는 전부 클램프. 어떤 건 만력기라 불리기도 하고 클램프라 불리고 퀵그립이라 불리기도 하며 큰 건 바이스… 생태 동태, 코다리, 북어, 황태, 노가리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명태와 닮았다.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잡히는 대상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관건. 파이프렌치와는 달리 몽키스패너나 모터렌치에는 이빨이 없어 작업물에 상처를 내지 않는다. 연인의 손을 잡을 때도 공연히 힘주어 아프게 하는 것은 금물.
슬근대는 행동은 조심스런 마음에서. 슬근슬근 썰어가는 톱질이지만 그래도 대상물에는 분명히 파고든다. 남몰래 마음두고 있는 이가 있다면 괜스레 힘주지 말고 슬근대며 다가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기획·글 _ 이대훈 / 사진 _ 이창우(대구 수성구 모임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