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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건강] 박민수의 동안비법


어른들도 성장호르몬 있으면 젊어진다






보통 마흔 살을 기준으로 자기 몸의 노화를 느낀다. 하지만 같은 나이라도 더 늙어 보일 수도, 젊어 보일 수도 있다. 우리 몸의 나이는 호르몬이 결정하기 때문이라는데.
챙길 건 챙기고 아낄 건 아끼는 방법으로 호르몬을 관리하면
나도 젊어질 수 있다? 박민수가 제안하는 호르몬 동안비법.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2, 3주 만에 죽으면 오죽 좋아

현대의학이 발전하고 영양상태가 좋아진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보통 세 가지 인생길이 펼쳐진다. 첫째 ‘조기사망의 길’, ‘둘째 죽겠다, 죽겠다의 길’, 그리고 ‘99팔팔23사의 길’이다.
첫째 ‘조기사망의 길’은 말 그대로 일찍 죽는 것이다. 유명 연예인이 건강 악화로 갑자기 사망하는 것처럼, 조기사망은 이미 통계적으로 일반적인 현상이다. 어떤 이는 허풍을 떨며 짧고 굵게 살다 가겠노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속마음까지 그렇지는 않다.
둘째 ‘죽겠다, 죽겠다의 길’.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젊은 날 몸을 천대하다 대개 40대 후반부터 온갖 질병에 시달리다 남은 인생을 병원을 들락거리며 고통 속에 살아간다. 고혈압, 당뇨, 관절염, 비만, 뇌졸중, 심장병 등 여러 질환들에 ‘죽겠다, 죽겠다’가 입에서 절로 나온다.
마지막으로 ‘99팔팔23사의 길’이 있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2, 3주 만에 죽는다는 ‘99팔팔23사’는 현대인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다. 예방의학이 발달한 서구나 가까운 일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생 성공자들이다.
 

호르몬 관리만 잘해도 생체나이 당긴다

중년 여성들이 흔히 말하는 갱년기 증상이 바로 생체나이가 급속도로 늙어지는 현상이다. 갱년기는 우리 몸의 기능을 잘 유지해주던 성장호르몬, 성호르몬 등의 각종 호르몬들이 나이가 들면서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바꿔 말하면, 호르몬의 기능으로 나타나는 생체나이 관리를 잘하면 갱년기도 가볍게 지나거나 아주 늦게 겪을 수 있다. 노화 방지를 위해 호르몬을 정상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은 토를 달 수 없는 정설이다. 다만, 성장호르몬이나 성호르몬 등의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주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이득과 손실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길을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자신의 건강에 대한 철학과 의지, 그리고 몸의 자연재생력이다. 이 중에서도 내 몸의 자연치유력을 결정하며, 갱년기 성인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호르몬’이다.
 

젊음을 위해 채워야할 성장호르몬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회춘과 절대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호르몬을 인공적으로 보충하지 않고도 내 스스로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 몸이 점점 더 젊어지기 위해서 채워야 할 호르몬이 있고 아껴야 할 호르몬이 있다. 채워야 할 호르몬의 첫 번째가 바로 성장호르몬이다.
성장호르몬이 줄어들면 빨리 늙고, 성장호르몬을 유지하면 늦게 늙는다고 말하면 깜짝 놀라시는 분들이 많다. 성장호르몬은 한참 커가는 성장기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것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사실은 쇠약과 노화의 가장 큰 원인 역시 성장호르몬이 줄어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른에게 있어서 성장호르몬은 온몸의 모든 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늙지 않도록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인 동맥경화, 뇌졸중, 심장마비 등의 원인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데도 성장호르몬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 성장호르몬이 사춘기에 가장 많이 분비되다가 20대 이후에 매 10년마다 14.4%씩 감소하여 60대가 되면 20대의 50%이하로, 70대가 되면 20%이하로 감소한다는 것이다.

 

성장호르몬 유지법

 

고기도 먹어라

고기도 먹어라성장호르몬이 부족하면 배가 나오고, 근육이 줄고, 피부두께가 얇아져서 주름이 생기고, 골밀도도 떨어지게 되며 정신적으로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이전에 비해 우울해지거나 걱정이 많아진다.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면 동년배인데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은 성장호르몬이 젊은 사람 못지않게 왕성하게 분비되고 어떤 사람은 동년배 평균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경우가 관찰된다. 성장호르몬이야 말로 어떤 주인을 만나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호르몬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성장호르몬을 해치는 가장 큰 적은 극단적인 채식과 나쁜 잠버릇, 그리고 과식이다.
콜레스테롤이 올라갈까 심장병에 걸릴까 두려워서 과도하게 동물성 단백질을 기피하는 경우, 필수아미노산인 글루타민, 아르기닌 등의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아, 성장호르몬이 만들어 질 수 없다.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심각한 체력저하나 쇠약상태를 호소하는 사람들에서 근육량의 감소와 성장호르몬의 저하가 종종 발견되는데 공통점이 지나친 육식 기피다.

 

잠의 질을 높여라

다음으로 수면부족이나 나쁜 잠버릇이 성장호르몬 저하를 일으키는 주요한 원인이다. 성장호르몬의 분비는 대부분 밤, 특히 수면 중에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수면의 질과 양이 부족할 경우 성장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잠을 잘 못 자게 만드는 불면증, 코골이 등이 모두 생체나이를 들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하루 5시간 이하로 잠을 자거나 수면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충분한 잠을 잔 사람들에 비해 보통 성장호르몬의 최대분비가 일어나는 시기가 생략된다. 더불어 수면의 양보다는 수면의 질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열 시간을 이불 속에서 뒤척이는 것보다 한 시간을 자더라도 제대로 자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은 ‘졸릴 때 자는 것’과 ‘낮에 졸거나 자지 않기’다. 졸릴 때만 잠자리에 들고, 10분 이내에 잠이 오지 않으면 주저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 좋은 잠을 자기 위한 습관이다. 배가 많이 고프면 잠이 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자기 전에 복합당질로 간단하게 허기를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과식과 음주는 절대 피해야 한다. 지나친 세포건조는 숙면을 방해하므로 낮에 충분한 물을 마시고, 단 잠들기 직전에는 목만 축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과식을 하게 되면 섭취한 고열량 고지방식사를 소화시키고 체내의 지방을 분해하기 위해 성장호르몬이 빨리 소모되므로 절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나친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생산하느라 내 몸의 호르몬 공장이 풀가동되도록 만들어 성장호르몬 생산라인은 멈춰 서게 만든다.

 

활성산소 잡아라

마지막으로 호르몬을 노화시키고 소모시키는 활성산소를 줄여야 한다. 호흡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남은 산소인 활성산소는 몸속 세포를 파괴하고 병들게 한다. 체내 항산화 효소는 20대를 정점으로 서서히 줄어들므로 30대부터는 활성산소를 잡아주는 항산화 물질을 외부로부터 섭취해줘야 한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새싹 채소다. 브로콜리를 매주 두 번 이상 먹는 사람은 매달 한 번 이하 섭취하는 사람에 비해 백내장 발생 위험이 20% 이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로콜리에는 위암과 위궤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죽이는 설포라판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브로콜리 새싹에는 다 자란 브로콜리보다 설포라판 성분이 50배나 더 많이 함유되어 있어 각종 암세포나 세균을 막는 항산화효과가 뛰어나다.
이외에도 활성산소를 중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셀레늄, 피부나 점막의 저항력을 강화해 감기나 세균의 감염을 예방하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여 세균감염과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몸에 나쁜 인스턴트 음식 대신 새싹채소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젊어질 수 있다. 이토록 성장호르몬은 예민하고 순진하므로 소중하고 부드럽게 다루어 평생 우리와 함께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장호르몬 생성에 좋은 음식

현미, 통밀, 보리, 수수, 밤, 은행, 브로콜리 새싹, 보리새싹, 순무새싹, 콩류(두부), 생선(멸치, 정어리, 뱅어포, 참치, 고등어, 명태, 청어), 고기(닭고기, 살코기, 쇠고기), 계란, 조개류(굴, 소라) 견과루(호두, 잣, 아몬드, 땅콩,) 깨, 시금치와 당근, 호박, 표고버섯, 양송이버섯, 느타리버섯, 콩나물, 양배추, 해조류(김, 미역, 다시마 등),감, 귤, 딸기, 우유, 치즈
글 _ 박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