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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여행] 봄꽃 찾아 떠나자


봄꽃 찾아 떠나자
 

산수유 진달래 유채 목련

색색물결에 내 맘도 설레


남녘으로부터 시작된 봄꽃 물결이 이제는
중부 지방까지 깊숙이 올라왔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동백, 매화는 이미 져버렸고 이즈음엔 산수유, 진달래, 벚꽃, 튤립 같은 꽃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봄꽃은 이렇듯 소리 없이 피고 진다. 당신이 달려가지 않으면 결코 기다려주지 않는다.






 


물결 따라 진달래 산으로
청풍호, 금수산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청풍호(충주호)는 제천을 찾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대하는 절경이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월악산과 금수산이 에두른 거대한 호수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다. 4월이면 호수 옆으로 벚꽃이 만개해 여행자들의 마음을 환상으로 이끈다. 벚꽃 물결은 청풍문화재단지가 있는 물태리에서 제천까지 약 10km 구간에 펼쳐져 있다. 청풍호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망월산(해발 200미터) 전망대에 오르면 막힌 가슴이 탁 트인다. 청풍문화재단지 밑 청풍호 나루에서 단양팔경을 돌아볼 수 있는 유람선이 운항한다.
청풍호 옆에 오롯이 솟은 금수산(해발 1,016m)은 진달래 산으로 유명하다. 분홍빛 진달래가 띠를 두른 듯 산을 감싼다. 이 산 남쪽 기슭 백운동에는 높이 30여 미터의 용담폭포가 흘러내리고 산허리쯤에는 오랫동안 금수산을 지켜온 정방사란 작은 암자가 숨어 있다. 소박함이 물씬 풍기는 작은 암자다. 정방사는 등산을 겸할 경우 미인봉을 거쳐 가거나 능강리에서 차를 타고 올라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산행 기점인 ES리조트 앞에서 어른 걸음으로 40분 정도면 올라갈 수 있다. 정방사 옆으로 뻗어 있는 능강계곡은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생태계를 보여준다.
금수산 자락 아래에 있는 산야초마을(제천시 수산면 옥순봉로 6길)에도 들러보자. 마을 앞으로 보이는 청풍호가 장관이다. ‘약초’가 테마인 아담한 마을로 몇 해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마을 사람들은 선뜻 찾아온 도시민들에게 도라지 더덕 당귀 천궁 황기 감초 계피 등 다양한 약초로 만든 떡이나 두부, 약초술을 나눠준다. 한방차, 베개, 비누, 화장품 만들기 같은 체험도 가능하다. 마을 홈페이지(www.yakcholife.com).

•가는 길
1) 중앙고속도로 남제천나들목-금성방면(82번 지방도)-금월봉-청풍랜드-클럽 ES-정방사/금수산.
2) 중부내륙고속도로 감곡나들목-제천-청풍(82번 지방도)-청풍문화재단지.

•맛집
제천은 일찍이 약초재배지로 이름을 날렸다. 시내(신월동)에 있는 대보명가(043-643-3050)는 제천산 약초로 정성껏 차린 약초한정식이 인기다.

•숙박
청풍호 주변에 전망 좋은 펜션, 호텔이 여럿 있다. 블루밍데이즈(043-642-4600), 베니키아호텔청풍(043-640-7000)

 








 

설레는 서산의 봄
개심사, 서산목장

서산의 4월은 벚꽃과 목련이 있어 더 설렌다. 개심사(開心寺)는 이름 그대로 ‘마음이 열리는 절집’이다. 개심사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4월 초 중순경. 희귀종인 ‘왕벚꽃’과, 비취빛 목련이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나무는 몇 그루에 불과하지만 꽃망울이 굵고 풍성해 고매하기 그지없다. 4월 10일쯤 피기 시작해 20일경 절정을 이룬다. 일주문인 해탈문과 ‘상왕산개심사(象王山開心寺)’란 현판이 걸려 있는 안양루,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대웅보전과 심검당은 옛 멋을 한껏 풍긴다.
개심사에서 나와 동북(당진, 서산 방향)쪽으로 20여 분 가면 서산목장으로 갈 수 있다. 광활하게 펼쳐진 초지(638만평) 는 사뭇 이국적이다. 제주의 오름을 연상케 하는 야트막한 언덕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데, 목장길 옆으로 늘어선 벚꽃 터널은 나그네를 환상으로 이끈다. 4월에 피는 벚꽃 풍경이 최고다.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와 가없이 펼쳐진 푸른 하늘은 연분홍 꽃구름과 어우러져 아름답기 그지없다. 목장 언덕길을 따라 전망대에 이르는 1km 정도의 벚꽃길이 가장 아름다운데, 흰 벚꽃 구름 띠가 너울너울 춤을 추고 있는 광경은 드레스를 입고 사뿐사뿐 걸어가는 신부를 보는 듯하다. 30년 이상 되는 벚나무 2천여 그루가 목장을 화사하게 두르고 있다. 하지만 방역상 아무나 들어갈 수 없어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벚꽃을 감상해야 한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서산목장에서 태안 쪽으로 가다 649번 길을 타고 간월도로 건너가 보자. 어리굴젓으로 유명한 간월도에는 철새 도래지인 간월호를 비롯해 바닷물이 빠지면 건너갈 수 있는 간월암과 언덕배기에 숲을 이룬 곰솔, 각종 해산물이 많이 나는 창리 포구 등 볼거리가 많다. 이곳에서 40번 지방도로를 타면 태안 땅인 안면도로 갈 수 있다.

•가는 길
1)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나들목-32번국도-운산-한우개량사업소(서산목장)-개심사
2)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아산-예산-덕산-해미-운산 방향-개심사 입구-개심사
3) 서산공영버스터미널-운산/해미 버스승강장-개심사행 시내버스 이용.

•맛집
서산은 굴과 꽃게, 육쪽마늘이 유명하다. 간월도에 있는 맛동산(041-669-1910), 큰마을영양굴밥(041-662-2706) 등은 굴, 호두, 콩, 밤, 대추 등 12가지 잡곡을 섞어 지은 영양굴밥이 맛있다. 간월도 입구의 서산횟집(041-669-4111)은 꽃게장 전문점. 서산 끝머리 삼길포항으로 가면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숙박
간월도에 전망이 아름다운 펜션, 모텔이 많다. 

 










 

노란 산수유와 연분홍빛 벚꽃 천지
이천 산수유마을, 설봉산

이즈음 경기도 이천에 가면 노란 산수유꽃을 질리도록 볼 수 있다. 해발 680미터의 노적산이 아늑하게 둘러싸고 있는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와 송말리, 경사리. 이 세 마을은 4월이면 노란 산수유가 꽃사태를 이룬다. 마을 뒤편 산비탈을 중심으로 집집마다 골목마다 노란 산수유꽃이 지천이다. 그 모습이 마치 노란 병아리들이 조르르 몰려다니는 것 같다. 대개 사람들은 산수유 하면 구례 산동마을을 떠올리곤 하는데 수도권 이천에도 산수유마을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산수유는 공해에 약하지만 내성이 강하고 이식력이 좋아 진달래나 개나리, 벚꽃보다 먼저 개화한다. 이 마을에 산수유가 많은 것은 마을을 감싸고 있는 원적산(643m)이 북풍을 막아줘 다른 곳보다 기온이 높기 때문이다. 마을을 빙 둘러가며 수령 100년이 넘은 산수유 1만 8천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꽃이 만개하는 시기는 4월 초순경으로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면 마을이 온통 꽃바다다. 마치 노란 물감을 풀어놓은 듯 그 모습이 가히 환상적이다. 원적산 중턱의 낙수재에 올라 바라보는 노랑 물결도 장관. 꽃 피는 시기에 맞춰 이천시에서는 매년 4월에 산수유축제를 연다. 11월에는 선홍색 산수유 열매가 달려 또 다른 진풍경을 보여준다.
한편 이천 시내 설봉공원 뒤편에 솟아 있는 설봉산은 4월경이면 산허리마다 벚꽃이 장관을 이룬다. 등산로도 평탄해 어린이를 동반한 여행객들에게 큰 무리가 없다. 설봉산 들머리인 설봉공원에는 산책로가 있는 저수지와 도자센터, 월전미술관 등이 있어 하루나들이 코스로 좋다.

•가는 길
1) 중부고속도로 서이천나들목~3번국도~신둔면 남정사거리~경사리 산수유마을~도립리~송말리 코스
2) 영동고속국도 덕평나들목~42번국도~이천시내~이포대교 방면 국지도 70호~백사면 현방리~송말리 산수유마을
내비게이션: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 667(도립1리 마을회관)

•맛집
온천과 쌀밥은 이천의 얼굴이다. 시내에 미란다온천이 있고 20분 거리의 모가면 신갈리에 독일식 온천인 테르메덴 온천이 있다. 이천쌀밥집은 광주 쪽 3번국도변(신둔면 수광리 일대)에 모여 있다. 맛깔스런 20여 가지의 반찬에 구수한 숭늉을 곁들인 돌솥밥은 잃었던 입맛을 되찾아준다. 임금님쌀밥집(031-632-3646)

•숙박
시내 미란다온천 부근에 깔끔한 모텔들이 많다.

 


 




 

남해, 봄꽃에 취하다
원예예술촌, 다랭이마을, 바래길

남해는 사철 여행지다. 언제 가도 마음을 다독이는 풍경들이 반겨준다. 남해의 봄은 다투어 피어난 꽃과 함께 그 아름다움을 더해간다. 그 중심에 원예예술촌이 있다. 사철 다양한 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독일인마을 바로 위에 있어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 20여 명의 원예인들이 의기투합해 집과 정원을 특색 있게 꾸며놓았다. 갖가지 봄꽃들과 집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산책길은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 멀리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해안선은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이곳에는 나라별 이미지와 테마를 살려 21채의 주택과 개인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프렌치가든, 핀란디아, 라일락하우스, 자스민하우스, 장미터널, 매화길, 벚꽃길 등 사계절 어느 때 방문해도 녹색의 숲과 화사한 꽃들을 만끽 할 수 있다. 문화관에서는 각종 전시도 하고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도 진행한다. 원예예술촌 홈페이지(www.housengarden.net).
원예예술촌에서 내려오면 남해안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방풍림이 다가선다. 물건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제150호)이다. 이곳은 보기 드문 ‘나무숲의 보고’다. 숲 안에는 말채나무, 땡나무, 푸조나무, 상수리나무, 참느릅나무, 보리수나무, 동백나무, 윤노리나무, 광대싸리나무, 가마귀밥여름나무, 누리장나무, 화살나무, 댕댕이덩굴, 개머루 등 이름도 생소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그 자체가 자연 학습장이다.
계단식 논과 온갖 들꽃 피어나는 다랭이마을에도 가보자. 다랭이는 다랑이의 사투리로, ‘밭 갈던 소가 한눈을 팔다 바다로 떨어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파르다. 설흘산(해발 481미터)을 병풍처럼 두른 다랭이마을 앞으로는 쪽빛 남해가 넘실거린다. 설흘산 꼭대기부터 바닷가까지 타고 내려오는 계단식 논은 억척스런 남해 사람들의 지난한 삶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면 지중해의 어느 마을에 온 것처럼 이국적이다. 다락다락 쪼개진 논은 3평 남짓한 작은 것부터 100평이 넘는 것까지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다. 마을 전망대에 오르면 다랑이 논이 보여주는 자연의 미학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다랭이마을에서 평산항으로 이어지는 바래길(다랭이 지겟길)도 걸어 볼만하다. 이 길은 푸른 남해를 안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아름다운 길이다. 다랭이마을 홈페이지(http://darangyi.go2vil.org) 참조.

•가는 길
1) 대전 통영 고속도로 진주 분기점-남해고속도로(순천 방면) 하동 나들목-19번 국도(남해 방면)-남해대교-남해
2) 남해고속도로 사천 나들목-창선 삼천포연륙교-창선교-미조 방면-원예예술촌
3) 서울, 부산, 대구, 마산, 창원, 진주, 사천, 순천, 광양 등지에서 남해행 고속버스(직행버스) 운행. 남해읍에서 상주해수욕장을 경유, 미조, 금산으로 가는 완행버스가 30분 간격으로 있다.

•맛집
남해의 맛은 단연 멸치. 미조항에 공주식당(867-6728) 등 멸치회를 내놓는 식당들이 많다. 상주해변 인근의 서포횟집(863-0588), 상주바다횟집(863-5226) 등은 남해산 싱싱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숙박
다랭이 마을에서 민박 가능(4인 기준 4~5만원)하고 큰 시설로는 힐튼남해스파리조트(055-860-0555), 남해스포츠파크호텔(862-8811), 마린원더스호텔(862-8880), 남해월포가족휴양촌(863-0548) 등이 있다.

 글·사진 _ 김초록·진행 _ 장여진·자료제공 _ 서산시청, 이천시청, 제천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