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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경제진단] 한국 경제는 폭풍전야

 

위안화 평가절하, 미국 금리 인상

 

한국 경제는 폭풍전야


 

중국 내수시장 겨냥은 부정적 vs 중국생산·제3국 수출 기업은 긍정적
위안화 하락 당분간 지속될 것… 공구상은 거래 업종 따라 희비 엇갈려
달러 강세에 금리 인상 전망… 2~3년 내 중국 경제 악화 가능성도



 

위안화 절하는 왜 일어난 걸까?

중국 경기부양과 통화 지위 향상을 위한 정책
2020년까지 한국 추월 목표, ‘중국제조 2025’
위안화, 엔화에도 밀려… 수출의존도 가장 높은 피해국은 한국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위안화의 가치를 세 차례에 걸쳐 약 4.59% 평가절하했다. 17일에는 미 달러와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009% 내린 6.3969위안으로 고시했다. 지난 14일 0.05% 내린 뒤 사흘 연속 평가절상이 됐지만 절하는 대폭, 절상은 소폭으로 진행되고 있다. 속도는 완만하지만 방향은 같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까지 중국 경제 침체 기조가 이어져 위안화 절하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1) 위안화 평가절상 가속화 2) 최근의 수출 부진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경기부양책 3)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 편입을 위한 포석으로 환율 변동을 추진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선박 수출은 올 4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중국의 질적고도화로 대중(對中)수출이, 일본 엔저영향으로 대일(對日)수출이 감소세를 지속한 것이다. 최근, 중국정부는 제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제조 2025’ 전략을 내놨다. 이 계획에 따르면 2020년에는 한국을 완전히 따라잡을 것이라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엔화 약세로 일본에 밀리는 한국 제품을 중국 또한 기술력으로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가세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큰 비율(25%)을 차지하는 대중국 수출은 더욱 어두워지고, 제3국 시장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위안화 절하가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위안화 5% 하락하면 한국 수출 3% 감소
업종별 희비교차… 원화 동반 절하될 경우 수출 긍정적
장기적으로는 中수출 경쟁력 향상, 우리 경제에 위협 될 수도

 

결론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내리면 중국 제품의 수입은 좋다. 하지만 수출은 미지수다. 따라서 많이 수입한다고 해서 수출 점유율이 높은 제조업체 납품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8일 발표한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국내수출 파급영향’ 보고서에서 원/위안 환율이 5% 하락할 경우, 국내 총수출은 약 3% 감소하고 특히 기계 산업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으로 우려했다.
각 증권사에서 내다본 의견을 종합해보면 자동차·조선 등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은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볼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과거 위안화 절하에 따라 한국 원화도 동반 절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제품과 경쟁하거나 중국인이 영향을 미치는 산업의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금리인상까지 예상한다면?

금리 오르면 달러 가치 향상… 미국으로 자금 모여
중국 등 외국인 자본 비중 높은 신흥국, 자금 빠져 혼란 가중
한국은 전환 국면 맞나? ‘기술과 품질’만이 살 길

 

중국과 수출 경쟁을 하는 신흥국들의 경우, 위안화 절하로 자국 통화 또한 평가절하 압박과 경제적 피해를 겪게 된다.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 또한 예상되면서 혼란이 고조될 전망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국채를 사들여 달러를 시장에 풀었고, 제로금리 정책을 펼치며 시장 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 회복을 유도했다. 그러나 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부동산 등 개인자산의 가치가 함께 하락하며 달러 자금이 금리가 높은 해외시장으로 유출되는 문제가 발생,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시기로는 올 9월 또는 12월 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의 금리 상승기에는 언제나 신흥국을 중심으로 달러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빠져나가 신흥국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달러 가치가 오를 것이 예상된다면 다른 나라에 투자한 외국인들은 하루라도 빨리 돈을 빼내는 게 이익이다. 이번 미국 금리상승 사이클(2015∼2019년)도 달러 강세 사이클(2013∼2019년)과 겹쳐 있고, 지난 10년간 신흥국으로 대규모 투자자금이 유입돼 위험이 클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인상되면, 신흥국을 대표하는 중국경제도 향후 2~3년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금융위기가 재발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나 금융위기 때와는 달리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30%에 불과하고 경상흑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원화가치 폭락과 외환위기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역시 양날의 칼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 중심 기업들은 실적 개선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기업들은 재료비 부담이 커진다. 주로 곡물 등 재료 수입이 많은 음식료업체와 원유 수입이 많은 정유 및 화학업체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엔화 및 유로화, 위안화에 비교하면 원화 가치는 앞으로도 고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 제품의 기술과 품질, 서비스 등 비가격적인 경쟁력을 높여 대응해야 할 것이다.

정리_장여진 · 참고자료_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의 국내수출 파급영향’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