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내가 꼭 해야 할 일
내가 꼭 해야 할 일
나의 10년 계획표… 더 좋은 세상을 위하여
“우리 모두는 내가 가지고 태어난 무한 잠재력을 100% 개발할 의무가 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 낸 성과를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써야 한다. 이를 위해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한 끝없는 투쟁이 필요하다.” - ‘행복한 경영 이야기’ 중에서
어느덧 내 나이가 칠십 둘이다. 돌아보면 나보다 운 좋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기회도 좋았고 모든 일들이 시대를 잘 만나 잘 돼 왔다. 잘 살았다 싶어 지나온 모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또한, 앞날도 생각하게 된다. 얼마나 남았을까. 약 10년이라 치면 5년간은 내가 소신껏 일할 수 있을 것이다. 나머지 5년은 체력이나 여러 모로 볼 때 다음 사람에게 넘기고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앞으로 10년은 나에게 참 소중한 시간이다. 계획을 잘 세워 더 좋은 무언가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좋은 브랜드 가진 한국의 공구회사로
나는 지금 중국 광저우 공구전시회를 돌아보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비행기 안에서 이 글을 쓴다. 중국의 공구산업은 놀랍도록 발전했다. 미국 독일 일본 등의 선진공업국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공구를 생산한다. 공구의 경우 한 업체에서 모든 것을 만들 수 없다. 많은 품목을 모두 생산하려 하면 오히려 품질과 관리력이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공구업의 희한한 특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기 분야에서 각각 전문적으로 만들어야 좋은 공구가 나온다. 세계의 많은 기업들이 중국이나 대만으로 몰려와 공구제조를 의뢰하는 데는 분업화가 잘 되어서 전문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각기 전문적으로 생산된 공구를 선진국 유통기업들이 하나씩 연결해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걸 바로 이 중국에서 볼 수 있다. 자기 브랜드를 가지고 판매 시스템을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는 아직 종합 브랜드를 단 제대로 된 공구회사가 없다. 그러다보니 유명 브랜드들이 한국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장사를 한다. 똑같은 제품인데 유명 브랜드만 달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소원하건대 제대로 된 브랜드를 가진 회사를 한국에 꼭 만들고 싶다. 그동안 크레텍이 해오긴 했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부족하다. 5년 이내에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건 만들고, 중국이든 미국 일본 독일이든 제대로 만들고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해놔야 한다. 한국의 공구회사가 우뚝 설 수 있는 브랜드를 내놓는 것을 내 인생 마지막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술력과 시스템 수준 한 단계 더 올려야
두 번째 할 일은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70-80년대 참으로 어려웠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 척박한 환경을 개척하는 노하우도 생겼다. 이제는 기술력 기획력 자본력 거기다 사람까지 어느 정도 수준까지 왔다. 전산과 재무 시스템도 갖춰졌다. 브랜드를 가진 공구전문 기업이 되려면 좀 더 높은 경지로 기술과 시스템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그 어떤 유명 브랜드나 공구회사가 들어와도 흔들리지 않고 나라를 지키는 공구회사가 될 수 있다. 많이 배워서 많은 노하우를 축척해 한국을 지킬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다.
베풀어라!… 하나님의 가르침대로
마지막 세 번째는, 많이 베풀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고생도 많이 했지만 모두들 덕분에 이만큼 이룰 수 있었다. 군용건빵 생각이 난다. 1950년대에 군인들은 배고픔을 참아가며 건빵을 모았고 휴가 때면 가져 나와 가족들과 건빵을 나눠 먹었다. 지금도 그 냄새와 맛을 떠올리면 눈물이 난다.
이제 어느 정도 여유와 안정이 생겼다. 베풀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새마을 운동을 하면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을 가보았다. 학교며 교회 등 모든 것이 부족한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나였기에 주변의 힘든 사정을 돌아보고 기회가 될 때마다 도움을 실천해야겠다. 이 또한 하나님이 주시는 신호가 아닌가한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회의 본보기가 되고 세상의 선한 빛이 되자’고 다짐했는데 끝까지 잊지 않고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하겠는가? 그렇지만 나만을 위해 산다면 삶의 의미가 있겠는가? 그리고 지금 배우고 실천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피르케이 아보트 (탈무드)
나 자신만 또는 크레텍만을 위하는 회사가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어렵고 힘든 곳을 지원하고 보살피는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하자. 앞으로 10년간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 이렇게 인생 계획표를 짠다. 여러분의 계획표는 어떤가? 제 계획표를 공개했으니 여러분들도 계획표를 적어보시라. 10년이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후일에 수고했다, 다 이뤘다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