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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발행인 칼럼] 어려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어려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지난 달 팔공산 근처 국수집에 갔다가 사람이 많아서 화장실 앞쪽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벽에 글귀가 보였다.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600년 전인 중국 명나라 때 고승 묘협이 어려움이 닥쳤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하는가에 대해 가르침을 설파한 내용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10가지 금언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소중한 글을 여기서 발견하는구나 하면서 휴대폰으로 찍었다. 내게 이로운 것은 독자들과 공유코자 한다.

 

600년 전 고승의 가르침, 보왕삼매론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 병고로서 양약을 삼으라. 몸에 장애가 하나라도 있으면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면 된다.

 

2.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하는 마음이 생기니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거라.

 

3.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마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리라.

 

4. 수행하는 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마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5.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마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하게 두게 되나니 여러 겹을 거쳐서 일을 성취하라.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순결로서 사귐을 길게 하라.

 

7.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기를 바라지 마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지니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무리를 삼으라. 
집안에 효자만 있으면 진정 효의 값을 모르니 불효가 있어야 효를 알게 된다. 세상 뜻도 마찬가지다.

 

8. 공덕을 베풀 때는 과보(果報)를 바라지 마라.
과보를 바라게 되면 불순한 생각이 움튼다.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기를 덕 베푼 것을 헌 신처럼 버려라 하셨다.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마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겨나니라. 적은 이익으로써 부자가 되라.

 

10. 억울함을 당할지라도 굳이 변명하려고 하지 마라.
억울함을 변명하다보면 원망하는 마음을 키우게 된다. 억울함을 수행의 문으로 삼으라.

 

어려움을 발전과 기도의 순간으로


내 나이 일흔셋이다. 이제까지는 잘 살아온 것 같다. 어려움이 있어도 힘차게 넘어왔고 과분할 만큼의 성공도 주어졌다. 그러나 인생에는 한계가 있다. 다음으로 넘겨야 할 순간인데, 어떻게 새 길을 만들고 더 나은 모습이 될지 힘들 때도 있다. 나만 그럴까. 사람마다 또 사업마다 다르겠지만 혼란스러운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시대의 변화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닥쳐오고 있다.
고객과 독자들께서는 최근 코로나 재확산으로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인간은 고난을 겪으며 더 강해지도록 설계되었다. 만약 문제가 없어서 열심히 노력할 필요가 없다면 인간은 뇌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팔다리가 약해지는 원리와 같다. 고난과 역경을 최고의 기회로 삼는 역발상이 필요하다.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는 처칠의 말처럼, 걸림돌을 디딤돌 삼아 길을 찾자. 어려움이 없기를 바라지 말고, 이 고통을 발전과 기도의 순간으로 삼자. 보왕삼매론을 한번 읽으시면 마음이 편해지실 것이다. 6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려움을 헤쳐가는 이치는 다 같다. 내 사랑하는 공구사업 하시는 분들, 보왕삼매론 읽으시고 넓게 사시고, 사업도 인생도 고난의 길 헤쳐 편한 길로 접어드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