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전체메뉴 열기

COLUMN

[발행인 칼럼] 출발역과 종착역

출발역과 종착역

 

-2022년 정리와 2023년 계획-

 

 

시작한 일은 잘 마감되었나요?

 

12월은 한 해를 돌아보면서 정리하는 달이다. 나아가 내년 계획을 세우는 달이기도 하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농사에 씨를 뿌릴 때가 있고 거둘 때가 있듯이 무슨 일이든 시작과 마감을 잘하여야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 50년 이상 사업하면서 꼭 지키는 것은 시작(출발역)과 마감(종착역)을 만들어서 관리하는 것이다. 요즘은 회계가 빨라져 한 분기(3개월) 단위로도 하고  반기(6개월)로도 한다. 그중에서 일 년 단위 마감이 가장 중요하다. 공구상 운영은 큰 변화가 있지는 않다. 작년 일이 그대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일 년에 한번은 꼼꼼하게 챙겨보고 시작했던 일이 잘 마감되었나 검수해야 한다. 잘되었건 못되었건 마감처리를 해야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 시작도 끝도 없이 늘어지면 일의 성과를 잴 수 없을뿐더러, 나중엔 본인이 뭘 하고 있는지 알 수도 없다. 분명하게 드러내고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우리는 발전한다. 다음은 나의, 또 우리회사의 출발과 마감 관리방식이다.

 


1. 연계획부터 월계획까지 꼼꼼하게
 지난해 1~12월까지 계획 잡았던 것을 꼭 정리해보아야 한다. 규모가 크든 작든 사업이란 계획을 세워야 앞으로 밀고 갈 수 있다. 노트처럼 적는 다이어리도 있지만 요즘은 전산이 잘 발달돼 있다. 연계획은 물론 월계획까지 상세히 세워야 한다. 그중 할까 말까한 사업계획이 있을 것이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 방법이 나오기 때문에 계획에 꼭 넣어라 권하고 싶다. 실현 가능성이 적다고 빠뜨려버리면 정말 아무 것도 안하게 된다.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라도 계획에 넣어야 한다. 실행은 닥쳐서 해도 좋으니 일단 계획은 꼼꼼하게, 큰맘 먹고 세우셔야 한다.

 

2. 일 년간 한 일에 대해 잘한 점 못한 점 분석
있었던 일을 돌려보고 잘 판정해야 한다. 잘한 일도 있을 것이고 못한 일도 있을 것이다. 특히 잘못된 일은 왜 그렇게 됐는지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반면, 잘한 일은 그것이 지금은 작은 것이라도 더 키워볼 수 없을까 살펴봐야 한다. 그 자리서 만족하기보다 열배 백배 열매를 거두는 방법을 만들어내는 게 사업가가 할 일이다.

 

3. 출발과 종착 시기를 표시하자.
시작을 정하고 중간 과정을 기록하고 마감을 짓는 과정을 표시하면 전체 돌아가는 것이 또렷하게 보인다. 이 ‘출발역 종착역’ 방법은 우리회사 박현종 부사장이 제안한 것으로, 이 제도를 실시하면서 업무속도가 빨라졌다. 전에는 시작은 하되 중간에서 머뭇거리거나 기한이 없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직원들도 마감하는 날짜가 정해져있지 않으니 뭐든 늦추기 마련이고 일을 하는 건지 마는 건지 지지부진했다. 이 출발역 종착역을 명기하고 보니 일의 진행도도 점검할 수 있고 속도도 두 배 빨라졌다.

 

4. 컬러펜 이용법
업무진행을 컬러로도 만들어 보았다. 일반기록은 검정색, 예정은 초록색, 미실행은 빨강, 성공된 것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다. 한눈에 보이고 할 것들이 보인다. 사소한 것 같아도 이건 우리회사만의 비책이다. 회사 전반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

 

달라지는 세상, 꼭 챙겨야 할 것들

 

내년도 계획을 세울 때는 근 2~3년간 비용이 많이 올라갔다는 점을 꼭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인건비도 올라서 사람구하기가 쉽지 않다. 배송비며 차량기름, 포장비용도 높아졌다. 은행금리도 올랐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유통하는 사업자분들은 아주 곤혹스러울 것이다. 가격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채산성도 나빠졌다.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이익률 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무작정 가격경쟁으로만 가면 결과는 좋지 못하다. 이를 명심하고 이익률관리부터 전산까지를 점검해서 방법이 보일 때까지 묘책을 짜내어야 한다. 다음은 필자가 내년도 계획을 세우며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것들이다. 

 

첫째, 종업원 행복을 목표로 삼자.


“직원들이 고객을 대하는 방식은 경영자가 직원을 대하는 방식과 똑같다. 직원이 고객을 잘 대하면 고객은 다시 찾아올 것이고 바로 이것이 사업수익의 원천이다. 그래서 우리는 직원(employee)라는 용어 대신 동료(associate)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 샘 월튼(월마트 창업자)


직장은 개인 삶이 모이는 곳이다. 구성원의 삶이 행복하지 않다면 도대체 기업은 뭘 하는 곳일까, 라는 자문을 해봐야 한다. 구성원의 행복추구를 내년도 나의 경영 최우선 과제로 넣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직원만족을 경영의 최우선으로 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객을 만족시키고 싶다면 직원부터 만족시켜야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둘째, 시대가 변한다. 혁신하라.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연구하고 제안해야 한다. 혁신과 제안은 처음엔 미미한 것 같아도 계속 모이면 커지고 그 영향이 태풍과도 같다. 크레텍은 2014년부터 혁신활동을 마케팅본부에서 시작하였다. 경쟁이 치열하고 매출이 올라가지 않고 전전긍긍할 때였는데, 당시 혁신활동으로 어려움을 이겨가는 데 큰 힘을 얻었다. 지금도 매월마다 혁신사례를 발표한다. 찾으면 혁신할 것들이 많다. 좋은 것을 보고 배우는 벤치마킹도 큰 혁신사례가 된다. 예전 ‘불가사리’라는 소설에 괴물이 쇠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더 커지는 내용이 있었다. 혁신도 모이면 점점 힘이 세져서 괴력을 발휘하게 된다. 


셋째, 모든 이가 스승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잘 관계해야 운도 열린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가까이 있는 사람, 멀리 있는 사람 모두를 좋은 벗으로 삼고 스승으로 삼아야 길이 훤하게 보일 것이다. 늘 알던 지인의 아들이 회계사가 되었는데, 그 아들로부터 회사세무에 도움을 크게 받은 적이 있다. 건축부분에서는 다른 오래된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 너무도 평범한 인연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도움을 받아서, ‘어떤 인연도 소중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걸 새삼 느꼈다.

 

전산을 생활화하자

 

칼럼을 쓰는 현재 나는 코로나로 한 주간 집에 격리 중이다. 회사에 비대면 시스템이 잘돼 있어 문제없이 업무를 볼 수 있다. 사업규모가 작아서 전산시스템이 필요 없다는 분들, 이제 나이가 많아서 못한다는 분들이 있다면 따라다니면서까지 권유하고 싶다. 전산은 나이나 규모와 상관없다. 조금씩 개선할 것을 찾는 것이 우리가 일 년을 마감하는 이유이다. 올해 수고 많으셨다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려주시길 바란다. 
“우리는 그리고 당신은 최고입니다!”

 

 _ 발행인·크레텍 대표이사 최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