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영업 칼럼
나의 사회 초년병 시절 주변 분위기는 권위적인 분위기, 조용한 출퇴근, 입을 열기 힘든 사무실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사소한 질문조차 눈치가 보였다. 그래서 나는 ‘선배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지금의 나는 동생들에게 모든 지식을 나눠주려 애쓴다. ‘편하게 물어봐라’라는 한마디가 그렇게 중요하다. 영업도 매출도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
공구유통업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한국 사회는 20대 사회 초년생들에게 엄격하고 무관심하면서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 같다. 40대가 된 지금의 나는 20대 후배들에게 조금은 따뜻하고 친근한 사람으로 남고자 한다. 진짜 좋은 선배는 엄격함보다 따뜻함으로 대하고 후배의 실수를 함께 해결하는 마음 씀씀이가 있다. 나 역시도 20대 시절이 있었고 혼란과 상처 속에서 성장했다. 그렇기에 지금의 후배들 특히 공구유통업에 입문한 친구들에게 더욱 잘해주고 싶다. 영업이라는 활동은 선배세대와 MZ세대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실제로 영업 잘하고 매출이 좋은 공구상은 전세대가 소통하고 협력하고 하하호호 웃는다. 후배 공구인들이 스스럼없이 선배에게 물어 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공구거리에도 젊은 MZ세대들의 돌발적인 특징들이 종종 보여진다. ‘내가 왜 이걸 더 해야 하느냐’, ‘내게 주어진 몫 이상은 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나타나고 있다. 어떻게 보면 합리적이지만 이 틈을 좁히는 것이 선배 공구인들의 숙제다. 물론 시간이 지나 친분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형님, 제가 이거 팔 테니 도와주세요’라는 움직임이 나오기도 한다. 영업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소매 손님 응대, 납품영업, 거래처 물건 배송 등 공구유통의 모든 분야가 세일즈에 영향을 주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매출이 달라진다. 결국 MZ세대와 선배세대의 융합이 잘 된 공구상과 공구거리가 큰 성과를 거둔다. 공구거리에서 나 혼자 손님 응대하는 가게와 여러 가게가 단합해 손님을 응대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열심히 하려는 적극성을 가진 젊은 공구인이 선배 공구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법이다.
영업이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내가 입은 유니폼이나 공식적인 후광도 중요하다. 하지만 진짜 힘은 현장 거래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온다. 세일즈맨은 모든 거래처와 친해져야 한다. 하지만 솔직히 거래처마다 호불호가 나뉜다. 나와 친한 거래처는 더 챙겨주고 싶은 반면 불편한 거래처는 얼굴도 보고 싶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렇기에 사람을 잘 만나야 거래가 잘 된다. 영업을 잘하고 싶은 공구인이라면 사소한 갈등은 적절히 잘 풀어야 한다. 가급적 싸우지 않는 자세, ‘죄송합니다’ 한마디의 힘, 실수를 인정하는 태도가 관계를 슬기롭고 건강하게 만든다.
나는 아내와 언쟁이 오고가는 순간이 오면 재빨리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서둘러 말한다. ‘그래 당신 말이 맞아. 당신 말이 옳은 것 같아. 내가 실수했네.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자.’라고 말 한다. 유부남들은 알 것이다. 여유로운 주말에 굳이 배우자와 언쟁을 오고가면서 싸워서 아내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면 집안의 분위기는 한 여름에도 추운 겨울이 된다. 싸우고 이기면 순간적인 기분은 좋다. 그러나 그 후유증은 아주 곤혹스럽다. 거래처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주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해야지 싸워서 이기려고 하지 말자. 현명한 세일즈맨은 아내를 대하는 것처럼 거래처를 대한다.
공구 영업의 어려움은 거래처의 질문에 잘 응답해야 한다는 점에 있다. 공구에 대한 정보와 지식은 쉽게 얻는 것이 아니다. 업계의 용어와 문화도 알아야 한다. 공구상 사장님이 공장에 영업력을 발휘해 납품을 하려고 한다고 치자. 그러기 위해서는 그 공장의 업종과 사용하는 공구, 어떤 설비에 어떤 공구가 사용되는지 파악해야 한다. 더 나아가 그 공구의 쓰임새와 정보 지식, 용어를 알아야 영업이 쉬워진다. 그렇기에 영업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행동하면서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주변 사람들과 소통해야 한다. 소통하기 위해 앞서 말한 전세대가 단합하는 분위기가 있어야 한다.
혼자서 일하거나 주변에 물어 볼 사람이 없는 공구상 사장님이라면 영업사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자. 어느 공구상 2세 사장님은 내게 수시로 녹음 파일 보내고 물어보고 배우려고 한다. 공구상도 거래처의 질문에 응답을 잘해야 하기에 공구유통사 영업사원인 내게 묻는 것이다. 나 역시도 성심 성의껏 문의에 응답하면서 그 젊은 사장님을 응원했다. 결국 그 젊은 2세 사장님은 현재 큰 매출을 올리며 베테랑 세일즈 기술을 보유하고 계신다. 영업사원에게 잘 물어보는 공구상이 거래처의 문제를 잘 해결하고 정보와 지식 쌓으며 영업력을 키우고 결국 큰 매출을 올리게 된다.
공구상 사장님이라면 대부분 영업에 대한 고민을 할 것이다. 영업력을 보다 빨리 키우시려면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꼭 따시라 권하고 싶다. 나 개인적으로 유통관리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많은 전문성을 키웠다. 또 그 지식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적용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회전율, 매장 면적, 진열 방식 등 작은이론 하나가 가게의 운명을 바꾼다. 장사가 잘 되는 집과 안 되는 집은 차이가 난다. 밝은 매장, 빠른 대응, 에너지와 전문성, 이 모든 차이가 영업력과 매출에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각종 정보와 지식을 주고받으며 주어진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 선후배가 서로 질문 잘하는 업체가 매출이 높은 이유다.
글 _ 김용섭 크레텍 영업부 과장 / 정리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