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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바 & 슬링벨트 제조 (주)주영산업




고객의 안전을 붙들어 맨다

자동바 & 슬링벨트 (주)주영산업


현장에서 자재를 인양할 때 사용하는 끈이 바로 슬링벨트다. 또한 화물트럭의 짐을 고정하는 것은 자동바라고 한다. 높은 건물을 지을 때 무거운 자재를 기중기로 들어올리려면 슬링벨트로 자재를 고정시켜야 하고 고속도로 화물차 짐을 짐칸에 고정하는 것도 자동바의 역할이다. 이러한 슬링벨트와 자동바가 끊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 제품의 품질이 사용자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어 가격보다 품질이 우선 되는 이유다. 경북 경산에 위치한 (주)주영산업은 대한민국 최고의 슬링벨트와 자동바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자동화 설비를 자랑하면서 최고 품질의 제품만을 생산하는 (주)주영산업의 박정구 대표를 만나 보았다.


섬유 공장에서 시작한 사회생활


경북 경산에는 잔디마당과 예쁜 나무 텃밭이 함께 있는 제조사가 있다. 잘 모르는 사람은 공장이 아닌 펜션으로 착각할 만큼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공장이다. 이런 예쁜 공장을 설립하고 가꿔나간 사람이 바로 (주)주영산업을 설립한 박정구 대표다. 뛰어난 품질의 자동바, 슬링벨트를 생산하게된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도 처음에는 이렇게 사업을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죠. 사회생활을 어릴 때부터 했어요. 1977년 17살 때부터 일을 했어요. 대구의 한 섬유제조업체에서 일을 배웠죠. 그렇게 공장을 다니다가 군대를 다녀오고 사회생활을 섬유제조업체에서 계속 했습니다. 결혼도 하고 나이가 30대에 들어서니 나도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적지 않은 월급을 받으며 기술자로 인정을 받기도 했어요. 한참 때는 두 사람 몫을 하면서 월급도 적지 않게 받기도 했죠. 93년도에 결국 독립을 했습니다.”

10년을 넘게 직조분야의 기술자로 살아오던 박정구 대표는 (주)주영산업을 창립하게 된다. 기술을 익히자 자신이 직접 회사를 경영하고 싶었다. 고민 끝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큰 자본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고생을 많이 했다.

“대구에 반야월이라는 동네가 있는데 그곳에 위치한 교회건물의 30평 지하 공간을 구했어요. 그때 보증금 500만원에 월 30만세를 주고 시작을 한 것이죠.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일 수는 없습니다. 다행이 기계를 다루는 기술이 있으니 다른 사람이 버리다시피 하는 중고를 구입해서 수리하여 시작할 수 있었어요.그래서 남들이 기계 설비 한대 살 돈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죠. 처음에는 하청업으로 시작을 했죠.”

처음 (주)주영산업이 제작한 것은 가방끈이었다. 가방끈을 제조하여 납품을 하였으나 큰 돈을 만지지는 못한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레이스를 제조하여 납품을 한다. “레이스가 조금 돈이 된다 싶었는데 남들도 따라서 제작하더라고요. 바로 가격경쟁이 들어가고 결국 레이스 제작으로도 발전 할 수 없었어요. 그때 느꼈죠. 기술적으로 아예 못따라 오는 것을 생산 하던지 아니면 자본이 많이 들어서 남들이 못 따라 오는것으로 하던지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동바 & 슬링벨트 개발 시작


한국에서 섬유산업은 오래전부터 하양산업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과 같은 동남아 후발국가들의 섬유산업의 급성장으로 대구 경북 지역의 섬유산업은 90년대에 쇠퇴기를 맞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섬유제조업으로 회사를 키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실제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너무 힘이 들어 사업을 포기할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의 응원으로 포기하지 않고 사업을 지속 하던 중 우연한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어떤 사람이 와서 자동바를 생산 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 보더군요. 엄밀히 말하면 자동바의 원단을 제작하여 납품을 할 수 있느냐는 물음이었어요. 자동바는 화물차에 짐을 묶을 때 쓰는 폭이 손가락만한 끈을 말합니다. 만들수 있다고 하고 저희가 그것을 만들어 납품을 했습니다. 설비를 개조하고 제품을 만들어 납품을 했더니 다른 곳에서도 의뢰가 들어오더군요.”

말이 원단을 제조한다는 것이지 거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나 별 다를 것이 없었다. 그래서 원단을 생산하자 많은 사람들이 제조로 바로 뛰어 들어가라고 권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주영산업은 서두르지 않고 원단을 제조하여 각 제조사에 납품을 지속하였다.

“어떤 품목을 제조해도 어차피 먼저 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후발주자가 끼어들어 성공하고 살아남기란 힘들죠. 저희는 후발주자입니다. 그래서 다른 회사보다 더욱 제품이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미 선점한 곳에서 같은 기술 같은 제품으로 승부를 보면 분명히 지고 맙니다. 이기려면 기술로 이겨야 하죠. 그래서 때를 기다리며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죠.”




중국산도 못버티는 슬링벨트 시장



(주)주영산업이 슬링벨트의 주요부품을 만들어 각 지역의 제조사에 납품을 하는 당시 슬링벨트 제조사의 경쟁은 치열했다. 저렴한 인건비로 승부하던 중국 제품도 못 버티고 떠날 정도였다.
“그때 제가 납품하는 슬링업체 거래처들은 서로가 정말 심하게 경쟁하더군요. 그러다가 하나 둘 이쪽 업계를 떠나기 시작했어요. 결국 내가 아무리 세폭직물을 짜도 사는 사람이 없어지더라고요. 재고가 늘어나기만 하고요. 그때가 되니 이제 제품을 만들어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는 (주)주영산업의 기술력이 이미 성숙하게 발전해 있었다. 남들이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들 때 기계를 개발하여 자동화로 만든 것이다. (주)주영산업이 자랑하는 자동화 설비는 개발하는데 3년이나 걸렸다고 한다. 실제로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이런 설비를 가진 슬링벨트 자동바 제조사는 없다.
최고품질로 고객안전 생각해 처음 제품을 만들어 판매를 할 때도 많이 힘들었다. 제품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다른회사 제품보다 더 튼튼하게 만들다보니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기때문이다. 주영산업이 만드는 제품은 정부가 권장하는 성능 그 이상의 제품들이다.

“저희 제품을 써본 사람들은 성능을 확인하고 계속 저희 제품만을 찾죠. 그래서 영업직원이 없어요. 품질로만 승부를 하는 거죠. 저도 영업활동은 거의 하지 않고요. 어차피 급하게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생각 했어요.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다리니 저희 제품을 써본 분들은저희 제품만을 찾더군요. 품질이 월등하거든요.”

실제로 다른 회사 제품과 성능을 비교해보면 (주)주영산업의 제품이 월등히 좋다. 가격보다는 품질을 최우선으로 좋은 재료를 사용해 제작했기 때문이다.

“슬링벨트 자동바도 안전용품인데 제품의 강도나 성능을 물어보는 사람은 없고 가격만 물어봐요. 사는 사람들이 가격비교만 하니 여러 제조사에서 기대이하의 성능을 가진 제품을 제조하는 거겠죠. 사람의 안전과 관계없는 것이라면 몰라도 사람 안전에 관련된 제품인데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물건을 만드는 다른 제조사들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렇지 않아요. 계속해서 정직한 물건을 제조하여 고객의 안전을 생각할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정부는 슬링벨트 자동바 품질의 안전기준을 법적으로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슬링벨트 자동바의 품질이 조잡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이제 곧 안전기준이 확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물차에 사용되는 자동바와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슬링벨트 모두 품질 기준이 설립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그런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주영산업의 제품은 아무런 걱정이 없다. 이미 앞선 기술로 선진국 유럽이나 일본이 요구하는 품질기준을 충족하거나 상회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최고 품질 슬링벨트 자동바를 생산하는 주영산업의 미래가 기대된다.





사진, 글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