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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테크
7월은 본격적인 여름이다. 산업현장을 비롯해 사무실과 일반 가정에서는 선풍기는 물론 냉풍기와 에어컨을 본격적으로 사용한다. 농촌의 축사나 식당에서도 환기가 잘 되는지 환풍기, 선풍기의 이상 유무를 확인한다. 선풍기, 환풍기, 이동식 에어컨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유통하는 한양테크를 방문해보자.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한양테크는 1998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환풍기를 직접 제작 판매해왔으며 선풍기와 에어컨을 전문적으로 유통해온 기업이다. 한양테크를 설립 운영해온 김연우 대표는 여름 계절 가전을 전문가로 여겨진다. 그로부터 선풍기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선풍기 같은 경우 사이즈와 출력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존재하죠. 재미있는 것은 과거 70년대, 80년대 선풍기가 현재 유통되는 선풍기보다 더 강력한 물건이었어요. 지금보다 튼튼하고 무겁고 또 전선 줄도 길었고요. 과거의 선풍기들은 복잡한 기능 없이 무겁기는 해도 튼튼한 재질로 만들어져 내구성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현재 일반 소비자분들이 원하는 선풍기는 조용하고 가볍고 저렴한 선풍기를 선호합니다. 특히 가격에 신경을 많이 쓰시니 원가를 절감한 선풍기를 만들어야 하고 원가를 절감하다보니 모터도 약해지고 골격도 얇아지고 가벼워졌죠. 또 한국은 높은 인건비로 선풍기 같은 제품을 제작하기 어려워 졌어요. 자연스럽게 중국의 공장에 주문자위탁생산을 맡겨서 제작하게 되었죠. 다른 유명 브랜드 선풍기도 부품은 전부 중국에서 제작되고 조립만 한국에서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선풍기보다 이동형 에어컨, 창문형 에어컨 같은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죠.”
김연우 대표는 모터가 좋은 선풍기가 내구성이 좋다고 말했다. 모터가 크고 출력이 세면 바람도 세지만 선풍기 소음은 커진다고. 크다고 다 좋은 것이 아니라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시중에 있으니 자신의 상황에 맞는 선풍기를 사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가정용 선풍기보다 산업용 선풍기가 대부분 크고 무겁다. 날개의 크기 지름도 가정용보다 산업용이 크고 강한 바람을 발생시킨다. 산업용 선풍기는 전기도 많이 소모하지만 그래도 에어컨보다 작은 전력을 소모한다.
“에어컨 한 대 돌리는 전력이면 선풍기 30대를 돌릴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입니다. 그래서 전력 소모를 줄여야 하는 산업현장에는 에어컨보다 선풍기가 선호되지요. 축사 같은 곳에는 환풍기나 선풍기로 공기를 순환시켜 내부 온도를 떨어뜨립니다. 환풍기도 청소 등 관리를 해주면 오래 사용 할 수 있는데 소비자 대부분 그렇게 청소하며 사용하지는 않더라고요. 또 나이가 많으신 분들은 차가운 에어컨 바람보다 서늘한 선풍기를 선호하시기도 합니다. 국민소득이 3만 5천불이 되었지만 선풍기가 매년 인기리에 판매가 되는 이유죠. 선풍기 제작에 아주 큰 기술력이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유통되는 선풍기나 이동형 에어컨은 대부분 중국에서 OEM으로 제작되어 중소기업 제품이나 유명 브랜드 제품이나 성능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또 저렴한 가정용 혹은 사무실용 선풍기는 온라인으로 판매가 많이 이루어지니 AS가 잘 되는지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한양테크는 자체적으로 AS팀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래서 AS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한양테크는 환풍기 제작으로 사업을 시작한 기업이다. 이후 다양한 환풍기, 선풍기를 제작 유통하다 시대 변화에 발 맞춰 선풍기, 냉풍기, 이동식 에어컨을 OEM으로 제작해왔다.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 난방가전 제품도 제작하고 있다.
김연우 대표가 한양테크라는 제조업을 시작한 것은 1998년 30대 초반의 일이었다. 대학 졸업이후 대기업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도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작은 제조업체로 이직하여 실무 총괄로 일했는데 그때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채권단들의 권유로 사업을 시작한다.
“다니던 회사가 IMF로 갑자기 사라졌거든요. 부품 매입처에서 물건은 받았는데 줄 돈이 없어서 부도가 났던 거죠. 저는 그때 자본도 전혀 없었는데 기존 거래처의 안면 있는 사장님들이 저에게 시작해보라고 권하시더라고요. 그분들 입장에는 납품처가 사라져 버렸으니 무너진 매출을 살리고 싶어서 저에게 해보라고 권했던 것 같아요. 부품을 줄테니 조립을 해서 완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차차 갚아 나가라고 하시더군죠. 제가 생산부장으로 평소에 하던 일이었으니 어렵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 1톤 트럭에 환풍기를 싣고 전국을 다니면서 영업을 했죠.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공장도 창고도 무상으로 빌려주셔서 시작 할 수 있었어요.”
최종 실무자로 열심히 일하며 부품 거래처 사장님들께 신용을 주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때 그는 신용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이후 꾸준히 다양한 제품을 제작 판매하며 성장하던 그는 위기도 찾아오게 된다. 하지만 평소 그를 신용있게 보던 주변 도움을 받아서 극복 할 수 있었다.
한양테크가 제작하는 환풍기는 1년 4계절 꾸준한 매출을 올리는 품목이다. 반면 선풍기는 여름 한철 제품이라 한양테크는 겨울 난방기기도 제작해 매출을 올리곤 했다. 매년 전기 난방기기를 제작해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던 한양테크는 주변 거래처로부터 OEM주문을 대량으로 받게 된다.
“2012년이었어요. 원자력 발전소가 고장 나면서 전력이 부족하다고 전기를 아껴야 한다고 정부 및 언론에서 매일 같이 이야기하는 겁니다. 전기 난방기기 OEM 주문을 잔뜩 받아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언론에서 전기를 아껴야 한다고 전기 난방기기를 부정적으로 말하더군요. 결국 그해 겨울 전기난방기기 판매량이 무척 저조 했습니다. 재고가 엄청나게 남은 것이죠. 그런데 OEM으로 주문했던 업체들이 물건을 가져가지 않고 나몰라라 하더라고요. 물건을 주고 돈을 받아야 부품 주문한 거래처에 대금을 줄 수 있었는데 부도가 날 상황이었죠. 계약서를 보여주며 계약 이행을 요청해도 상대방이 무시하니 아무런 대책이 없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부품 거래처에 상황을 말했어요. 사람에게 받은 상처 그분들께 치료 받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또 심지어 자신의 부동산을 팔아 보유했던 현금을 빌려주시기까지 하시더라고요. 평소에 보였던 신의, 신용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우쳤던 순간이었습니다. 정말 지금도 감사하고 또 계약서보다 중요한 것이 상대방의 신용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죠.”
창고에 가득히 남아 있던 전기 난방기기는 중동 국가에 수출하는 등 3년간 판매를 지속 하며 위기를 극복 할 수 있었다. 평소 물건을 주고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부품을 받아온 거래처의 대금지불을 늦추지 않았던 신용이 있어서 위기 극복이 가능했다. 이후 한양테크는 신용을 최우선적으로 믿음 없는 업체와는 거래하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신용은 정말 중요합니다. 아무리 큰 이익을 약속해도 믿음가지 않는 사람과는 거래하기 어렵습니다. 저희가 제작하고 유통하는 제품 품질도 고객에게 보여드리는 신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 판매처, 부품 매입처, 최종 소비자 모든 사람들에게 앞으로도 신용을 주는 기업으로 남겠습니다.”
글·사진 _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