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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툴
나사를 돌려 박을 때 사용하는 드라이버는 산업용 공구의 기본이다. 가정용 전자제품, 1인용 가구에도 나사가 사용되기에 드라이버는 상비약처럼 가정에서도 필수적으로 보유한다. 이런 드라이버 및 전동공구, 에어공구 드라이버 비트를 전문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 센툴이다.
드라이버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사용하는 기초적인 수공구다. ‘센툴’은 이런 드라이버와 비트날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국내 기업이다. 국내 수요가 많은 일자 혹은 십자 드라이버를 제작하는데 스스로 국내 최정상 수준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부한다. 자동화 설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생산성을 높였고 크기와 사용처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제작한다. 김홍상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저희 센툴 이외에는 제대로 된 국산 드라이버를 제작하는 기업은 이제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드라이버를 제작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거든요. 특히 십자 드라이버는 정밀하게 가공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높은 품질의 제품을 꾸준하게 생산하는 것이 쉽지 않죠. 저희는 2018년에 공장을 증축 이전하면서 자동화가 많이 이루어졌어요. 지금도 제가 직접 드라이버 품질을 검사하고요. 제가 가진 품질에 대한 기준은 높아요. 아직까지 제가 생각하는 최고급 최우수 품질의 드라이버는 생산하지 못하고 있죠. 그래도 올해는 원재료에 변화를 주어 보다 우수한 품질의 최정상 제품이 나올 것을 예상합니다.”
드라이버의 품질은 드라이버의 날 끝에 달린 십자 모양과 일자의 내구성에 달려 있다. 드라이버에서 손잡이를 떼고 날 부분만 있는 것을 비트라고 하는데 이런 비트는 전동공구나 에어공구에 결합하여 사용한다. 수공구가 아닌 전동 및 에어공구용 드라이버 비트는 아직까지 독일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 제품이 뛰어나다. 모터 및 에어의 힘으로 강력하게 돌아가는 비트의 내구성은 일반 수공구 드라이버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해야 한다.
“어쩌다보니 제가 한국에서 몇 명 없는 드라이버 제작 장인이 되었는데요. 수동구 드라이버는 선진국 제품과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런데 비트는 좀 달라요. 비트의 팁 내구성에서는 일본이나 독일 제품이 우리보다 앞서 있죠. 생산성이나 생산 방식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원자재, 소재에 있어 차이가 있어요. 일본이나 독일은 저마다 오래되고 가까운 제철소에서 자신들이 요구하는 소재를 제공 받습니다. 그런데 국내 현실은 좀 다르거든요. 대기업 제철소에서 생산한 원자재를 구입하려고 해도 주문 단위가 다르고 또 제공 받는 철도 제가 원하는 강도가 다르고요. 결국 저희도 원자재 주문을 외국의 어느 제철소와 협의해 진행하고 있어요.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다 여기까지 오는데 30년이 걸렸네요.”
전국의 유명 공구상 사장님들은 대부분 센툴 드라이버를 판매한다. 센툴 드라이버의 품질이 산업 현장 엔지니어의 요구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센툴이 나오기 전 대한민국의 드라이버 제작 기술은 해외에 비해 많이 부족했다. 제대로 된 브랜드 없이 드라이버 제작 공장은 유통업체의 요구에 맞춰 OEM방식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제가 센툴이라는 브랜드를 만든 것에는 이유가 있어요. 과거 1990년대만 해도 드라이버 제작 공장의 브랜드가 없고 OEM의 요구에 맞춰 제품만 생산했거든요. 그러니 품질 좋은 제품이 아니라 오직 가격 저렴한 제품만 제작하던 시절이었죠. 저는 원래 여의도의 금융회사에서 일하다 기술이 좋아서 우여곡절 끝에 드라이버 제작현장에서 일하게 되었고 그 생산과정을 잘 아는 사람이었어요. 2000년 센툴 공장을 설립하고 꾸준히 연구해 2002년 드라이버 손잡이 체결구조 실용신안 특허를 받습니다. 그리고 2005년 그 기술이 들어간 양용 드라이버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2010년에는 볼가압 고정구조의 원터치 연결 커넥터를 가진 양용 드라이버를 내어 놓으니 소비자들이 참 좋아하더군요.”
센툴이 제작한 볼가압 고정구조 원터치 연결 커넥터를 가진 양용 드라이버는 한국 공구 유통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과거에는 다양한 길이의 드라이버를 세트로 구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볼가압 고정구조 원터치 연결 커넥터 양용 드라이버’는 드라이버 날 길이 조정이 가능하고 일자와 십자 드라이버 2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2010년 출시해 전국의 유명 공구상 사장님들이 센툴 브랜드를 인지하게 만든 인기 상품이다.
“양용 드라이버 출시 이후 크기가 작은 주먹 드라이버도 출시하고 정밀 드라이버도 출시하게 되었죠. 모두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제품입니다. 솔직히 해외의 다른 드라이버 제조사에 비하면 저희 센툴의 역사는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기술력은 결코 짧지 않아요. 저는 돈을 쫓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돈보다는 꿈을 쫓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2015년 공장을 증축 확장 이전하게 된 것도 보다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였죠. 드라이버의 품질이 내 기준에 떨어지는 제품은 판매하지 않아요. 그래야 세계 최정상 품질의 드라이버 비트 날 제작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생각해요.”
김홍상 대표의 연구 열정은 대단하다. 수 십 년간 경기도 김포에서 경남에 위치한 대기업 가전제품 공장 현장에 센툴 비트날을 선보이며 그 품질을 높이려고 연구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세탁기 공장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이 만족하는 비트날 제작이다. 세탁기는 작동시 강한 힘으로 돌아가기에 진동이 크다. 그 결과 세탁기 제작에 사용하는 나사와 드라이버는 매우 강한 힘으로 체결 된다. 그만큼 내구성 강하고 경제성 있는 비트 날 제작이 목표이자 꿈이다.
“손으로 체결하고 풀 수 있는 수공구 드라이버는 해외 유명 제품과 비교해도 자신 있어요. 그런데 에어와 전동공구에 체결하는 비트는 노력해도 따라잡기 어렵습니다. 생산방식이 아닌 원자재 차이에서 품질 차이가 나거든요. 최근 국내가 아닌 해외로 눈을 돌려 다양한 원자재와 비교해 적합한 곳을 찾았어요. 그래서 올해는 새로운 드라이버 비트 100종 신제품 출시가 목표입니다. 드라이버는 일자와 십자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다양한 비트날을 최정상 수준의 제품으로 생산해 전세계가 저희 센툴 드라이버와 비트를 사용하는 것을 희망합니다. 부러지지도 않고 마모도 적은 최고의 드라이버 비트를 만들겠습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