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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룡산업
케이블타이 전문기업 수룡산업, 미국 UL안전인증 기준에 적합한 나일론66 정품원료를 사용해 최적화된 기능성과 내구성, 내후성까지 갖춘 케이블타이 ’올품’을 공급하고 있다.
수룡산업은 케이블타이를 주력으로, 커넥터 등 전기자재 및 일반 전자부품도 만든다. 한태영 대표는 국내 케이블타이 및 가전부품 제조회사였던 ㈜인산에서 10여년 근무하며 영업, 구매, 개발파트에서 경험을 쌓은 후, 2014년 수룡산업을 창업했다.
“당시 인산은 미국 에이버리 덴슨이란 글로벌 케이블타이 기업의 국내 OEM을 도맡아 했어요. 삼성전자 협력사이기도 했고요. 당시 회장님께서 케이블타이 국내 사업판매권을 주시고 시장개척을 권유하셨죠. ‘수룡’이란 이름까지 지어주시면서요. 그렇게 유통으로 먼저 시작했습니다.”
케이블타이에 대한 전문지식, 기술력 덕분에 몇 년 후엔 제조에 직접 뛰어들 수 있었다.
“2019년부터 제조를 시작했는데,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바른 품질을 갖춘 케이블타이를 공급하고자 ‘올품’이란 브랜드를 탄생시켰죠. 이제는 시장에도 어느 정도 안착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수룡산업은 80억 가량 매출액을 기록하며 국내 빅3업체로 우뚝 섰다. 그러나 고객만족과 신뢰도를 더 높여나가겠다는 의지는 현재진행형이다.
한 대표는 시장을 확대해나갈 수 있었던 비결로 최고의 원료를 꼽는다.
“품질을 좌우하는 첫 걸음은 바로 원료예요. 우리는 미국 나일론66 정품원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UL 안전인증 기준에 적합한 원료죠. 저가 제품의 경우 자체에서 개발되는 원료를 사용하거나 혼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품질 문제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요. 나일론66은 온도, 습도, 작업환경에 따라 상당히 민감한 재료예요. 사계절의 변화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원료의 특성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하죠.”
원료 뿐만이 아니다. 케이블타이는 생산과정에서 기술적인 공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이다. 사출기술, 금형의 최적화된 설계, 후가공, 생산 안정성 확보 등의 노하우도 중요하다.
수룡산업은 완벽한 품질유지를 위해 매일 테스트를 시행한다. 생산이력에 대한 데이터 집계와 매일 2회 검사로 사용고객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품질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외관검사는 기본, 사용자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제품 삽입시 뻑뻑한지 여부도 확인해요. 부러지는지 꺾어보기도 하죠.”
인장강도, 항온항습시험, 냉동시험 등을 통해 제품의 변화추이를 분석하고, 계절별 강도 측정을 통해 계절요인에 대한 강도 변화도 분석한다. 특수 환경, 즉 기름이나 특수유 적용환경 및 자외선과 산성, 염분에 노출된 환경 등을 가정하여 내구성 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올품은 케이블타이에 대한 UL 안전인증서를 확보해두고 있다. 미국 인증기관인 UL 인증제도는 정한 기준에 따라 규격별 인장강도 및 UV(자외선) 저항력 등을 시험하는 것으로, 올품 제품은 이런 인증확보를 통해 내구성 및 내후성을 더욱 인정받고 있다.
“UL을 통과하려면 상온 80°부터 저온 -40°를 순환하며 일정기간인 약 2개월간 1,000시간의 주기를 통해 인장강도를 시험해야 합니다. 특히 저희 제품은 자외선(UV)에 대한 저항력 검증을 통과해 다른 브랜드 대비 내후성 강한 제품으로 경쟁력을 가지고 있죠.”
최근에는 케이블타이가 단순 소비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유해물질, 안전성 등을 고려한 품질 좋은 제품들에 대한 구매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큰 변화다.
케이블타이는 전 산업분야에 걸쳐 사용된다. 특히 건설, 자동차, 가전산업, 전기·전력은 물론 농수산, 우주, 항공 등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품 케이블타이를 찾는 고객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품 제품이 가성비 있고 품질좋은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이 감사하죠. 최근에는 고성능 제품을 요구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어요. 아직은 높은 온도나 화학적인 요소가 있는 작업환경에 맞는 고성능 케이블타이의 경우 미국이나 일본제품들이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있어요. 환경에 따른 재질 발굴과 까다로운 소재 특성에 맞는 금형개발과 사출기술 등 국산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수룡산업은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맞춰 내구성과 내후성 강한 케이블타이는 물론 내열, 난연 재질, 금속검출 케이블타이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자 추진 중이다.
수룡은 최근 태국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현지 약 2천평 부지에 케이블타이 전문 제조공장을 건설 중이다.
“어려운 시기에 직원들과 단합해 회사가 성장하고 또 해외진출까지 하게 돼 자부심을 느낍니다. 본사는 여기 광주지만 올 연말에 태국공장이 완공되면 시너지 효과가 클 거예요. 태국은 삼성, LG는 물론 일본 자동차, 가전 기업들의 해외 제조거점으로 꼽히는 곳입니다. 태국은 생산기반이나 인건비, 사업 확장성에 있어 장점이 아주 많아요. 최근 대형매장도 많이 생겼더라고요. 해외기업 투자촉진제도인 BOI 제도를 통해 가격경쟁력 및 제품기술 고도화를 이루는 등 수출기지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며 제품 규격의 다양화도 진행 중이다.
“국내는 관례적으로 10가지 정도로 표준화된 규격이 있는 반면, 해외는 다양하고 세분화된 규격을 요구하고 있어요. 소포장 제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고요. 일본, 대만의 경우 소포장, 단품화 상품이 많습니다.”
수룡산업은 케이블타이 업계에서 사실상 후발주자이다. 그러나 매년 20~30% 이상 성장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사업초기엔 수요파악을 제대로 못해 시장개척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고객의 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각 지역의 수요처를 맨투맨 방식으로 순회하기 시작했어요. 현장의 개선사항을 제조현장에 적용하고 품질개선에 주력한 것이 빠르게 사업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던 비결 같아요. 지금도 직접 거래처를 순회하며 품질관리 직원이 개선 진척사항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실제 어망과 밧줄을 연결하는 PP소재 케이블타이 개발로 이어졌다.
“어망과 밧줄은 PP, PE소재로 되어 있어요. 케이블타이는 원래 나일론 소재라 폐어망 처리 때 분리작업에 어려움이 컸어요. 이를 보고 PP재질로 케이블타이를 개발해 공급할 수 있었고, 나아가 환경적인 부분에 기여할 수 있어 참 보람이 컸죠.”
한 대표는 현재 광주 빛그린산단 입주기업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정부기관과 간담회를 진행하곤 하는데, 언론에서 보는 것보다 현장은 훨씬 더 심각하다고 전한다.
“인근의 여수화학단지는 물론 이 곳의 많은 업체들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어요. 국내 제조업 자체가 어렵습니다. 유럽 CE인증을 받으면 수출에 문제가 없지만 RE100에 대한 기준도 까다롭죠. 보통의 중소기업이 이를 다 맞춰가기 쉽지 않아요. 중국의 물량, 가격 파워에도 밀리죠. 우리 케이블타이 시장은 60% 이상이 건설인데, 공사가 없으니 소모가 안 되고 있어요. 지금이 제일 어려운 시기입니다.”
국내외 어려운 환경 돌파를 위해 품질관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룡산업은 UL 안전인증 뿐만 아니라 이노비즈 인증, ISO 9001, ISO 14001, ISO 45000 인증 및 실용신안, 2021년 기술 역량 우수기업 인증 등 우수한 기술력과 생산시스템을 자랑한다.
“꾸준한 기술개발은 물론 홈페이지 개편을 진행했어요. 온라인팀을 자체 운영하여 회사의 제품 성능 및 우수성을 알리고 있어요. 주요 포털사이트 마케팅에 주력하는 한편,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 활동 전담 인력을 두고 홍보를 강화하고 있죠.”
수룡산업은 이웃과의 따뜻한 동행도 이어가고 있다. 관내 자활센터와 협력하여 소포장 작업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 광주산학융합원의 산학협력팀과 협력하여 연구개발 인력 확보 및 개발 협력도 진행 중이다. 직원들의 근무의욕 고취를 위해 목표달성 장려금을 연말에 평가하여 주고, 8시간 근무에서 30분 일찍 조기 퇴근하는 등 근무개선도 시행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성장보다는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제품 다양성을 확보해 나가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해외 진출의 시발점인 만큼 최선을 다해 해외 제조 거점 안정화에 집중할 겁니다. 아울러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으로서 ESG 경영의 기초를 다지는 수룡산업으로 남고 싶습니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