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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등 릴 생산 기업 (주)KOREEL (구 3국산업)
보통 산업용 ‘릴’이라하면 전선릴 이나 에어호스릴을 생각한다. 건설 현장이나 인테리어 공사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손으로 들고 다니는 작은 제품들이다. 그러나 산업용 릴의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항만 크레인이나 조선소에서 특수하게 제작되는 릴은 직경 크기만 몇 미터가 넘어가는 거대한 제품이다. 자동화 설비를 갖춘 큰 공장이나 건설 차량 소방차량의 필수품은 물론 무대 공연장치로도 사용되는 산업용 릴은 구조가 일견 단순해 보여도 요구하는 기술력은 만만치 않다.
“크기가 작은 산업용 릴은 생각보다 많은 기술력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작은 릴로 시작을 했죠. 1991년에 인천에서 3국산업을 창업한 것이 코릴의 시작입니다. 그때는 릴을 만드는 제조사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그 업체들 중 품질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을 들었죠. 몇 년 후 대기업에 납품을 들어가기도 했어요. 그로부터 딱 10년쯤 지나니까 몇몇 업체에서 고객의 요구에 맞는 주문 형 릴을 만들어 줄 수 있냐는 의뢰가 있었습니다.
저희도 기업을 더욱 성장시키려면 표준화된 제품만 생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표준화된 산업용 릴 제작과 더불어 주문성 산업용 릴의 제작도 시작했어요.”
‘KOREEL’이 만드는 산업용 릴은 크게 표준제품과 기능성 주문제품으로 나뉜다. 이 중 표준제품은 주방 관련 제품,호스 관련 제품,자동차 관련 제품,공구 관련 제품 등을 말한다. 오현규 대표는 이런 표준 제품들은 국내 4000여개 업체에 공급되며, 국내시장 점유율이 60%에 이른다고 했다.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세계시장을 놓고 보면 코릴은 산업용 릴 업계의 후발주자였다. 해외에서는 이탈리아나 독일 제품을 최고로 인정하는 시절, 아직 코릴이라는 브랜드가 해외에서 주목받지 못했을 때다. 비록 후발주자였지만 코릴은 저렴한 가격과 정확한 납기일 그리고 BS(Before Service)시스템으로 고객의 호응과 만족을 얻어 크게 성장했다.
“2013년까지 국내는 ‘3국산업’ 해외는 ‘코릴’이라는 이름을 함께 사용 했어요. 지금은 코릴로 유명해진 상태죠. 그래서 작년부터는 아예 KOREA의 REEL 이라는 의미를 담은 KOREEL로 회사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저희는 주문형 산업릴을 생산 하면서 보다 빨리 성장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주문형 산업릴 시장도 저희가 이끌어 가는 상황입니다. 아시아에서는 독보적이죠. 일본에서도 저희처럼 주문형 산업릴을 독자적으로 하는 곳은 없습니다. 이러한 주문형 산업릴은 원래 이탈리아나 독일과 같은 유럽 업체들이 강한편입니다. 후발주자인 저희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더불어 사후 서비스를 잘해야 했어요. 제품의 품질이 동등하다면 사후관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판매가 달라집니다. 사후관리는 저희가 1등입니다. 저희는 BS시스템을 활용했거든요. ‘비포어 서비스’라고 미리 미리 전화를 하여 확인을 하고 이때 쯤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런 증상이 있느냐고 물어보고 저희가 먼저 가서 확인하기도 했죠.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 했고요.”
제품의 문제가 발생하기 전 확인하여 제품의 상태를 점검하는 BS(Before Service)시스템은 획기적인 것이었다. 비록 직원들은 품이 많이 들고 힘이 들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대단했다. 이러한 서비스로 고객의 장비 가동률이 다른 업체 제품을 사용 했을 때보다 현저하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코릴은 A/S에 대해 전국적인 망을 구성하여 주야를 가리지 않고 대응한다. 10년간의 기술 축적으로 코릴의 품질은 세계적인 수준이 되었다.
“신제품이 나오기 전에 1년 동안 자체 테스트도 실시합니다. 악조건에서 사용하도록 친분이 있는 업체에 신제품 무료 사용을 권유하고 문제점을 보완해서 출시를 하는 것이죠. 이렇게 연구를 하고 품질에 신경을 써도 A/S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약 A/S가 발생하면 견적을 묻기 전에 우선 조치를 하고 조치 이후에 A/S견적을 하도록 합니다. 고객의 업무를 위해서죠.”
열정적인 기술개발이 생존 비결
코릴이 지금과 같은 성장을 이루게 된 1등 비결은 바로 높은 품질과 고객에 대한 대응력이다. 이러한 품질을 얻기 위해서 코릴의 직원들은 긴 시간과 많은 자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다양한 릴을 제작해 기술을 축적했다.
“저희 회사 코릴처럼 맞춤형 주문에 의한 다품종 소량생산을 하는 업체는 다른 나라에도 없습니다. 세계적인 산업용 릴 업체는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도 있어요. 그러나 이들은 항만용 케이블 릴이나 일반 기계용 릴,주유용 릴 등 각자의 분야에만 특화돼 있을 뿐입니다. 코릴처럼 수 백종을 생산하는 곳은 없죠. 고객으로부터 의뢰가 들어오는 개발성 제품을 적극적으로 대응하였고, 다양한 릴을 제작한 것이 기술축적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맞춤형 주문 제작이 쉬운 것이 아닙니다. 수십 번의 회의와 현장방문을 통해 업체가 요구하는 수준보다 더욱 뛰어난 제품을 제작합니다. 우리에게 없는 기술로 벽에 부딪혀도, 몇 날 며칠 밤을 새워 하다보면 신제품이 태어납니다. 더불어 납기일도 철저하게 지켰습니다.”
코릴 곳곳에는 납기를 지키지 못하면 퇴출이라는 구호가 붙어있다. 사무실도 마찬가지다. 납기를 놓치면, 고객은 불과 몇 만원짜리 릴 때문에 수 억원에 이르는 장비를 가동 못시키고 작업이 중단되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릴은 밤을 새워서라도 연구하고 제작해 납기일을 맞춰 고객과의 신뢰를 지켜 나가고 있었다.
코릴은 현재 전자굴삭기 케이블 릴을 비롯해 소방급수장치 등 8건의 특허와 10건의 디자인권, 17건의 실용신안 등 30여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지식과 기술력은 오현규 대표가 설계와 용접지식을 가지고 릴에 대한 깊은 지식이 있기에 가능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못가니 아버지께서 공업고등학교 병설 공업기술원에 들어가서 기술을 익히라고 권유 하셨어요. 그래서 1년 동안 공고생들과 함께 기술 공부를 했습니다. 거기서 설계와 더불어 전기용접까지 배웠죠. 이후 전문대학 경영과를 졸업하고 어렵사리 일본에 연수를 가서 일본어를 배웠습니다. 이후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키타무라’라는 일본 사업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아마도 한국에서는 릴 산업이 크게 될 것이다’라고 했어요. 그때부터 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여러 업체에서 일을 하며 경력을 쌓고 1991년부터 독립을 했습니다. 코릴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익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IMF위기 때였어요. 부도어음을 받으면서 위기를 겪으니, 단순한 표준품 릴이 아닌 기술력이 있어야만 제작 가능한 주문 형 릴을 제작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IMF 당시 환율급등으로 수입산 릴 가격은 올랐지만 ,저희 제품은 낮은 가격에 팔 수 있어 수주량이 크게 느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위기를 기회로 삼아 내실 경영과 기술 중심의 기업으로 변화한거죠.”
오현규 대표는 기업 경영을 하면서도 배움의 끈도 놓지 않았다. 경영을 하며 사이버대에서 학위를 받고 인천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학위 까지도 취득했다.
오현규 대표는 무수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인 노력을 한 원동력을 ‘약점’으로 꼽는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저는 이 세상에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습니다. 직업도 없이 결혼을 했었거든요. 군대에서 편지를 주고받던 아내를 처음 본 순간 이 사람과 꼭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돈이 한 푼도 없는데 아내를 설득해 결혼을 했죠. 그런데 직업도 없이 가정을 꾸려나가다 보니 빚을 지게 되더군요. 한 가장이 직업이 없이 무일푼에 주위 사람으로부터 빚을 지니 주위에서 저를 보는 눈이 좋지 않은 것 같더라고요. 그때 저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주위 사람에게 신뢰를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어도 꾸준히 공부 하고, 회사에서는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더 일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회사경영도 마찬가지더군요. 코릴은 세계시장에서 보면 후발주자입니다. 고객에게 받는 신뢰를 깨뜨려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기술력을 갖추고 납기일을 철저히 맞추고 제품에 이상이 없는지 다시 확인하고 그러다 보니 코릴이 성장하고 고객으로부터 믿음을 받는 기업이 되어가더군요.”
세계시장을 놓고 보면 한국 기업 중 후발주자가 아닌 기업이 없다. 한국은 서구 유럽이나 일본보다 산업화를 늦게 이루어낸 나라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보다 앞서 나간 일본이나 유럽 기업을 따라 잡고 세계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코릴은 피나는 노력으로 한국의 숨겨진 히든 챔피언, 릴 산업의 선두주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