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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텍(주)


겨울에는 눈이 펑펑 내려야 제맛 폭설이 반가운 기업



플라텍(주) 박국서 대표이사


 

투박한 넉가래는 헤어져야 할 시간

예전의 넉가래는 직접 만들었다. 합판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자루에 못질을 하여 만든 넉가래가 돌아다니는 모습은 겨울철의 한 풍경이었다. 그런 넉가래는 모양도 투박하고 무거웠으며 게다가 생각보다 쉽게 부러졌다. 그래서 못과 망치를 들고 다니면서 고쳐가며 써야 하는 도구였다. 그런데 근래의 겨울철 넉가래의 모습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보다 가볍고 튼튼하면서 매끈한 모습의 넉가래가 도로 위의 눈을 치우는데 사용된다. 이런 넉가래를 만드는 기업은 바로 파주에 위치한 플라텍이다.
“저희 회사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지만 넉가래를 비롯해 눈삽과 빗자루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1990년부터 도로청소용 빗자루를 생산해왔어요. 빗자루야 사시사철 잘 나가는 제품인데 눈삽이나 넉가래는 계절상품입니다. 작년 겨울은 그다지 눈이 많이 오지 않아 판매 목표에 겨우 근접했지요. 그래서 올해는 눈이 아주 많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빗자루나 눈 삽이 주요 생산품이지만 각종 생활용품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플라텍은 청소도구 5종 20여 가지, 제설용품 2종 8가지, 석유램프 1종 등 총 40여 가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해외 5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도로청소용 빗자루와 석유램프는 국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2011년에는 충북 음성에 자회사를 설립하여 빗자루 류의 조립, 제설용품 조립 및 포장을 하여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도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었다.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서 인정받는 이유

“아버님이 플라스틱 수지 공장을 하셨어요. 플라스틱 재생공장을 하셨던 거죠. 또 플라스틱 생활용품을 판매하시기도 했고요. 저 포함 삼 형제가 있는데 제가 막내예요. 형제 모두가 제각기 제조업을 경영하고 있지요. 서로 도와가면서 비슷한 플라스틱 관련 제조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로 조언해주기도 하고요. 작은 형님이 먼저 일본에 손 펌프를 수출했어요. 그런 수출 판로를 바탕으로 저희 제품을 일본에 소개해 주더라고요. 일본 유통업체에서는 저희 제품의 품질에 만족해서 매년 대량 주문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 플라텍의 제품이 선보이자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일본에서 제작된 것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지만 그 품질은 일본 제품 못지않게 뛰어났기 때문이다. 제품의 종류나 신제품의 모양도 일본 시장에서 요구하는 디자인과 성능에 맞추어 제작했다. 플라텍은 수출 기업으로 변신을 하면서 IMF의 위기도 극복할 수 있었다.
“경영을 하면서 IMF때 위기도 있었지요. 그때 함께 가지 못한 직원들을 떠올리면 가슴도 아프고요. 그러나 국내에서 많이 어려웠기에 수출을 많이 해서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수출이 어려울 때는 국내 시장이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지금은 수출과 내수 판매 균형을 맞추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알고보면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 빗자루

플라텍이 생산하는 빗자루의 품질은 무척 뛰어나다. 도로청소용 빗자루의 빗살 강도와 복원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것은 많은 실험과 외국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거듭된 연구와 잦은 시행착오 끝에 이루어낸 결과다. 생산방법을 달리하여 생산원가를 줄였으며 그 결과 일본에도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생산설비에 과감한 투자를 했기에 하루에 대략 일 만개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빗자루, 눈삽 만드는 것에 별다른 기술이 들어가지 않는 것 같지요? 사실 깊이 있게 들어가면 그 품질 개선은 끝이 없습니다. 철이나 알루미늄으로 눈삽 자루를 제작하면 녹이 슬거나 차갑고 무겁습니다. 결국 나무로 자루를 제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나무의 종류도 여러 가지입니다. 쉽게 부러지지 않으면서 가벼운 재질의 나무를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나무 자루를 얼마나 건조하고 가공하느냐에 따라 자루의 성능이 달라져요. 빗자루의 머리 부분 빗살도 마찬가지입니다. 플라스틱을 국수 가락처럼 얇게 만들어서 빗살로 사용하는데 너무 부드럽게 하면 금방 닳아 없어지고 그렇다고 너무 딱딱하게 하면 사용하기 불편합니다. 적당한 탄력이 있어야 해요. 재미난 것은 일본 수출하는 것과 국내 판매용의 제품이 미묘하게 달라요. 각 나라마다 생활 스타일이 다르고 원하는 모양이나 성능도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빗자루의 바닥에 닿은 각도가 나라마다 다르다는 거죠. 이처럼 좋은 빗자루를 위한 노력은 그 끝이 없습니다. 그런 노력이 있어서 일본이 요구하는 품질의 제품을 25년간 끊임없이 수출을 할 수 있었습니다.”
플라텍이 가진 시설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빗자루 재료를 만드는 각종 기기부터 플라스틱을 늘이어 펴는데 쓰는 연신기, 제품 조립기기를 구비해 놓았다. 생산설비에 과감한 투자를 한 것도 플라텍의 특징이다.


각종 특허기술로 한발 앞서야 팔린다

플라텍의 눈삽과 빗자루는 튼튼하기로 유명하다. 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제품을 개선해왔기 때문이다. 플라텍은 1994년부터 각종 특허를 받으면서 제품을 생산해 왔다. 특히 빗자루에 특수한 부품을 설치해서 내구성과 품질을 높인 것은 유명하며 각종 실용신안을 받은 제품들을 생산한다.
“신제품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분석해서 튼튼하고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저희 제품과 겉모습만 비슷한 중국산이나 타사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는 점입니다. 겉모양은 비슷할지 몰라도 중요 부품에 투자한 노력이나 숨은 기술력은 흉내 낼 수 없거든요. 무턱대고 저희가 만든 제품을 표절해서 제대로 된 기능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요. 각종 실험으로 검증된 저희 제품을 믿고 사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플라텍의 빗자루와 눈삽은 미디어에 노출이 자주 된다. 폭설이 내리거나 재해 현장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플라텍 전 직원들은 플라텍이 만들면 세게 최고의 품질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제 겨울이다. 올해도 플라텍의 튼튼한 눈삽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글 · 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