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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텍 에스티에스


보호복 기술 바탕으로 발열조끼 만든 엠텍 에스티에스


보호복부터 향후 전동공구까지… 사용자 입장에서 개발
남과 같은 건 싫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다른 발열조끼




보호복에서 시작된 발열조끼 개발

‘보호복 회사인데 발열조끼를 출시했다고?’ 처음 엠텍 에스티에스 취재가 잡혔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의문이다. 보호복과 발열조끼는 팔을 끼워 넣어 몸에 걸친다는 점 외에는 관련이 전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엠텍 에스티에스(이하 엠텍) 윤학균 대표는 그 둘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저희가 개발하는 보호복을 입는 분들은 대부분 실외에서 작업을 하는 분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보호복을 입었을 때 덥고 춥고 하는 온도가 상당히 큰 문제가 되죠. 저희는 그런 부분에 대한 사용자의 고민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처음 개발했던 제품은 핫팩이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실링이 터지는 경우도 있었고 무엇보다도 일회용이기 때문에 사용 후에는 쓰레기가 돼 환경을 오염시켰다. 그런 고민에서 개발하게 된 제품이 바로 엠텍의 ‘X-피버 발열조끼’다.
현재 시중에는 많은 회사에서 나온 다양한 종류의 발열조끼 있다. 하지만 윤 대표는 엠텍 발열조끼는 타사 제품들과는 모든 면에서 ‘완전히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하지만 남과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한 법. 엠텍은 보호복에 필요한 기술은 충분히 가지고 있지만 발열조끼 제작에 필수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전동 기술은 없었다. 그 문제를 해결해 준 사람이 바로 장창환 이사다. 전자 분야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전기 자전거 회사에서 어떤 자전거에든 붙이기만 하면 전기 자전거로 변신하는 키트를 개발했던 장 이사는 윤 대표를 만나 그가 가지고 있는 발열조끼 개발 계획과 비전을 듣고 엠텍에 입사했다. 그리고 입사한지 3개월 만에 X-피버 발열조끼를 개발해 냈다.
“저희가 3개월 만에 발열조끼 개발했다고 하니까 ‘에이 그냥 기존에 있던 거 베껴서 만들었겠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아니거든요. 저희 정말 고민 많이 했어요. 기존에 있던 발열조끼 구입해서 하나 하나 뜯어서 검토해 보고 뭐가 문제인지 확인하고…그런 과정이 얼마나 많았는데요. 그러면서 이렇게 만들면 안 되겠구나, 하는 걸 알았죠.”
 

 

혼이 담긴 장인정신으로 개발… 저가 제품으로 타협 안 해

다시 처음 품었던 의심으로 돌아가 보자. 그래, 보호복과 발열조끼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하지만 연관이 있다고 품질까지 높아지는 건 아닐 텐데? 보호복 전문 회사가 발열조끼도 잘 만들 수 있을까? 윤 대표는 결국 똑같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장인정신’이라고.
“뭐든 만드는 건 똑같습니다. 공장에서 커피포트를 만들든 차(茶) 밭에서 찻잎을 키우든 결국 한 가지로 결정되는 거예요. 장인정신. 엠텍이라는 회사는 지금까지 보호복을 만들면서 타협을 하지 않았습니다. 품질은 좀 떨어지지만 가격이 낮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과 타협하지 않았단 말입니다. 저희는 그렇게 제품을 만들고 고객이 알아주길 기다립니다. 대충 싸게 만들어서 이익 챙길 것 같으면 장사를 해야 하는 건데, 나는 사업가지 장사꾼이 아니거든요.”
어떤 제품을 만들어 그 제품이 세상에 알려지고 ‘잘 만든 제품’이라는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제작자의 뼈를 깎는 고통이 필요하다. 대표는 그 정도의 철학을 가지고 제품을 만든다면 어떤 제품이든 안 될 게 없다고 한다.
엠텍이 가지고 있는 사업 모토는 두 가지다. 첫째, 이미 나와 있는 제품이라면 다르게 만들자. 둘째, 기능이면 기능, 디자인이면 디자인 모든 걸 새로운 시스템으로 가자. 그래야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다. 발열조끼의 개발에도 물론 그 모토가 그대로 반영되었고. 윤학균 대표가 계획하고 있는 미래의 플랜도 그와 같다.
“저희 엠텍이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 뭐냐면 보호복만 하는 게 아니라 미래 지향적인 사업도 해 보자. 그런 취지로 사업 확장도 하고 투자도 하고 있습니다. 확장된 사업으로 돈을 벌게 된다면 세상에 좋은 것,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특히 앞으로 전동 공구 쪽으로 확장할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전동 기술을 이용한 발열조끼는 시작이라는 것이다. 배터리를 이용한 전동 예초기 개발 계획도 가지고 있으며, 요즘 인기가 있는 1인용 운송수단은 이미 개발이 끝난 상태다.


 

냉·난방조끼 계속 확장할 것… 보호복도 포기 안 해

X-피버 브랜드의 상품 개발은 발열조끼 하나로 끝난 것이 아니다. 내년에는 전신형 발열복이 출시 예정이다. 발열 제품만이 아니다. 여름철 냉쪼끼도 벌써 개발에 들어갔다. 냉조끼 개발의 이유도 발열조끼와 비슷하다. 엠텍에서 만든 화학복을 입은 근로자의 불편 해소를 위해서다. 밀폐 상태가 되는 화학복은 입으면 공기가 통하지 않아 무척이나 더워 30분 작업 후에는 벗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대표는 고객들의 그런 불편사항 해소에 무척 관심이 많다.
“왜 이런 동떨어진 사업을 하냐고들 해요. 하지만 그런 제품을 제시한다는 건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잖아요. 그렇다고 저희가 보호복에 대한 개발은 소홀히 하냐?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보호복 개발 계획은 향후 10년, 20년 계획까지 다 잡혀 있어요.”
제품의 개발이라는 것은 곧 투자다. 투자금과 이익금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사업가의 일이다. 엠텍의 작년 투자 대비 수익은 제로였다. 올해도 아마 비슷할 거란다. 하지만 대표는 결코 제품 개발에 대한 투자금을 줄이지 않을 거라 말한다. 역시 장인정신이다.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품질이 상승돼 고객의 인정을 받게 되면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로 투자를 하게 될 거고 그런 선의의 경쟁 속에서 더 좋은 제품은 탄생한다. 그리고 그것은 국가 경쟁력의 제고로 이어진다.
“메이드 인 저머니 하면 ‘정말 좋은 것’하고, 메이드 인 재팬 하면 ‘기가막하게 만든다’ 하잖아요. 저는 우리나라도 그렇게 만들고 싶어요. 그렇게 될 수 있거든요. 기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게 중요하죠. 하지만 번 돈을 어떻게 쓸 거냐가 더 중요해요. 나는 장사가 아닌 사업을 할 거기 때문에 사업가의 가장 기본적인 모토인 장인정신 하나만 가지고 가려 합니다.”

내년, 엠텍 에스티에스는 지금 위치한 군포시를 떠나 인덕원 IT밸리로 이사간다. 그곳에서 한층 더 심화된 개발과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를 통해 앞으로 엠텍이 ‘각 분야마다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회사’, ‘도공이 도자기를 빚듯 제품을 제작하는 회사’로 불리기를 윤 대표는 꿈꾸고 있다.

글 · 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