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아실리콘
가업승계 노하우
실리콘 제품 전문 제조사인 모아실리콘은 현 박규태 대표의 부친인 박영호 전 대표가 세운 회사다. 박영호 전 대표는 모아실리콘 창업 전 한국다우코닝의 대리점을 운영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실리콘 산업이 성장하지 않았을 때였는데, 박 전 대표가 운영하던 대리점이 한국다우코닝 매출의 약 40%정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점차 국내 실리콘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경쟁 업체가 하나 둘 생겨나고 다우코닝에서도 고객과 직접 거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박 대표는 대리점을 그만 두고 2000년도에 직접 실리콘을 리패키징(드럼통에 담긴 실리콘을 카트리지에 옮겨 담는 작업)하는 공장을 세웠다. 그 공장이 현재 모아실리콘의 시작이다. 하지만 리패키징만 하다 보니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도가 높았다. 실리콘 드럼을 넘겨주는 대기업에서 가격을 높게 받으면 중소기업 제품을 받아야 하는데 또 그 제품은 품질을 보장할 수가 없는 거였다. 2007년 즈음, 대표는 원자재를 믹싱해 직접 실리콘을 제작하기로 결심하고 공장의 설비를 들여놓았다. 그 때부터 실리콘 제작이 시작된 것이다.
이후 여러 차례 사업상의 굴곡이 있었지만 계속해 성장해 온 모아실리콘은 지난 2012년 박영호 대표에서, 큰아들인 박규태 대표의 사업체로 완전히 전환되었다.
“지금 아버님께서는 사업에서 손을 많이 떼셨습니다. 이제는 제가 모아실리콘을 책임져야죠. 지금은 제 법인으로 사업자를 인수인계해서 가져온 상태입니다.”
현재 모아실리콘은 실리콘을 제작하는 모아실리콘과, 실리콘 및 각종 부자재를 판매하는 모아유통으로 나뉘어 있다. 모아실리콘은 박규태 대표가, 모아유통은 동생인 박기선 대표가 맡아 운영한다. 하나의 사업체를 제조와 유통으로 나눈 가장 큰 이유는 매출 구조와 관리의 단순화를 위해서다. 제작만 담당하는 모아실리콘에서는 실리콘 제작 외의 것들에 대해 과세 기준을 잡힐 필요가 없도록 한 것. 또한 모아유통에서는 실리콘 제품 외에도 기타 부자재 역시 판매하면서 실리콘 외의 판매 수익을 함께 올리고 있다. 놀라운 것은 두 형제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각자 현재의 회사 운영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이 쪽 일을 하는 게 꿈이라서 대학 전공도 화학공학과를 선택했습니다. 동생도 마찬가지예요. 유통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 경영학과를 나왔고요. 저희는 말하자면 고등학교 시절부터 미래를 준비해 온 거나 다름없습니다.”
모아실리콘이 가지고 있는 사업상의 모토는 “원가는 줄이고 품질은 높여 가성비 좋은 제품을 생산하자”다. 그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품질 좋은 실리콘을 제조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실리콘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은 원가를 절감하고 높은 수준의 제품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 기술이 곧 실리콘의 품질이다. 2007년 모아실리콘이 처음 실리콘을 제작하고자 했을 때 모아로 온 기술자가 있었다. 타 실리콘 제조사에서 근무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가격은 저렴하면서 제품 품질은 문제가 없는, 다시 말해 원가는 절감하면서 품질은 타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떨어지지 않는 제품을 만드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었다.
“지금은 나이가 많으셔서 퇴직하셨지만 그 분께서 지금의 모아실리콘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셨죠. 만약 그 분이 없으셨다면 지금의 모아도 없었을지 모릅니다.”
현재 시장에서 모아실리콘에 대한 고객들의 만족도는 꽤 높은 편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앞에서 말한 가격대 성능비가 높기 때문이다. 높은 품질과 낮은 가격. 실리콘의 품질은 사용 시 크랙이 나지 않고 부착력이 높고 오일 분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품질적인 측면에서 모아실리콘의 품질은 웬만한 대기업 실리콘의 품질과 별반 차이나지 않는다. 하지만 가격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모아의 제품은 저렴하다. 그것이 가능했던 건 대기업에서는 불가능한 원가 구조 단순화 덕분이다.
“저희 모아실리콘은 총 직원 수가 25명 남짓입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보다 원가 구조가 굉장히 단순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재무팀부터 시작해서 각종 지원부서며 많은 영업사원들이 있지 않습니까. 저희는 그런 인원이 필요하지 않으니까 그 부분들을 절감해서 원가를 낮춘 거죠. 덕분에 저희 제품의 원가는 대기업 대비 20%가량 낮습니다.”
또한 대기업과 원재료 회사 사이에서 종종 일어나는 리베이트도 모아실리콘에는 없다. 대표가 모든 영업을 혼자서 직접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도 원가는 더 낮아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박규태 대표가 직접 공장에서 모든 생산 공정을 눈으로 확인하며 관리하다 보니 제품의 불량률 또한 타사 대비 낮은 것도 높은 고객 만족도의 한 요인이다.
현재 모아실리콘의 판매량은 해마다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판매량이 늘다 보니 원료 구매량도 많아져 원료가격에서도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다. 다시 말해 모아 제품의 가성비는 계속해서 상승하는 것이다.
재작년부터 모아실리콘은 제품연구실도 운영 중이다. 연구실을 통해 제품의 불량률도 한층 낮췄으며 뿐만 아니라 고객 상담을 통해 들어오는 불만 사항이나 요구 사항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도 설계해 내고 있다.
“대기업 같은 경우는 고객에게서 컴플레인이 들어오더라도 ‘그건 어쩔 수 없는 겁니다’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런 불만 사항에 대해서도 해결을 위해 연구를 진행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그런 면에서도 저희 회사는 메리트가 있는 거겠죠.”
현재 모아에서는 약 10여종의 실리콘 제품을 판매 중이다. 그 가운데 유리 글레이징용 실리콘이 가장 잘 나가는 추세다. 그 외에도 펄 실리콘, 방화용 실리콘, 측광(형광) 실리콘, 자동차유리용 실리콘 등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도 모아실리콘의 연구실에서는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모아에 입사한 연구원과 대학을 졸업하고 현장에서 경험을 하고 있는 연구원이 제품 개발에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과거의 노력 없인 현재의 성공도 없는 것이라는 사실은 모아실리콘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현재 박규태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모아의 발전은 부친 박영호 전 대표가 이룩해 놓은 거래처들로부터 바탕을 두고 있다. 지금도 모아실리콘 거래처의 약 70%정도는 아버지 시대부터 쭉 이어져 온 거래처들이다.
“그 거래처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모아도 없는 거겠죠. 매출이 지금처럼 성장하는 것도 불가능했을 거고요. 아버지께서 닦아 놓은 그 길을 더욱 탄탄하게 넓혀 가는 것이 앞으로의 제 일이겠죠.”
앞으로 모아실리콘은 복층유리 실리콘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다. 현대 사회에서 다방면으로 사용되고 있고, 사용 분야가 훨씬 넓어질 복층유리에 사용되는 실리콘의 품질 향상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 변화에 발맞춰 친환경 제품 생산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 한다. 과거를 기반으로 현재에 집중하고, 그와 동시에 미래를 바라보는 모아실리콘. 앞으로도 계속될 그들의 발전을 기대해 보는 것도 좋겠다.
글·사진 _ 이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