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번영공구 김영재 대표
100년 기업이 목표 미래형 공구백화점
대전 번영공구 김영재 대표
대전 오정동에 위치한 번영공구는 대전을 대표하는 대형 공구상이다. 1988년부터 시작한 이곳은 지금까지 대전 오전동에서 가장 크고 화려한 공구상으로 인정 받아왔다. 그런데 얼마 전 번영공구가 새롭게 변신해서 화제다. 과거의 번영공구보다 더 세련되고 더욱 고객 친화적인 공구상으로 진화했다.
기존 가게 허물고 새롭게 탄생
공구상이 성장하여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자금이 모이면 사장님들은 보통 2가지 발전 방향을 생각한다. 우선 보다 넓고 장사하기 좋은 곳으로 이전 확장 하는 것과 혹은 다른 지역에 공구가게를 하나 더 차리는 방향이다. 대부분의 사장님은 기존에 장사하던 가게를 가급적 그대로 두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다양하다. 애초에 투자된 인테리어 비용이 아깝고 기존가게를 변신시키는 과정이 새롭게 가게를 차리는 것 보다 곱절은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공사를 진행하면 팔아야하는 공구가 손상될 위험도 있다. 그런데도 번영공구는 기존의 가게를 허물고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로 새롭게 건물을 세웠다.
“쉽지 않은 것을 하는 것이 사업입니다. 물론 저보다 더 큰 사업가들도 많지요. 그런데 저는 그 장소 그 자리 그대로 확장에 확장을 거듭하며 발전을 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시너지 효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가게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닌 가게의 크기와 외향을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발전시켰습니다. 사업이라는 것은 끝이 없습니다. 또한 쉬어서도 안됩니다. 현실에 만족해서도 안되고요. 지속적으로 세팅하고 새로운 물건을 찾아야 합니다. 사업 아이템에 대해 고민도 계속해야 합니다. 물론 요즘은 건설이든 제조업이든 모두 불황입니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더욱 움츠려서는 안됩니다.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추어 새롭게 변신하는 것이 맞다 생각합니다.”
잘 되는 가게에 다시 투자해야
새로운 번영공구의 가장 큰 특징은 큰 대로 옆의 넓은 앞마당이다. 도시 중심에 있으면서도 도시 외곽에 위치한 공구상처럼 넒은 마당과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다. 여러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차를 하더라도 충분히 수용가능하다. 앞마당은 물론 뒷마당까지 차량 주차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새롭게 건물을 지으면서 가장 염두해 둔 것이 바로 주차문제다.
“이제는 대기업이 공구업계까지 진출 합니다. 불황 속에서 대기업이 모든 업종에 진출하는데 골목상권에 진출하는 대기업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손님의 주차문제를 해결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제는 공구상도 주차장이 있어야 해요. 번영공구가 위치한 대전 오정동도 방문하는 손님의 주차 문제가 많았습니다. 전시회에도 가보고 일본이나 유럽의 공구상을 찾아가 보아도 주차장이 다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지하나 옥상주차장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공구 특성상 바로 1층에서 물건을 싣고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하나 옥상 주차장은 번거롭고 안 맞겠더군요. 그래서 가게 앞뒤로 충분한 주차공간을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투자해서 확장을 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사업적 판단은 오너가 하는 것이다. 또한 그 판단의 책임도 모두 오너가 가진다. 단순하게 돈을 벌려고 장사를 하는 것이라면 지속적인 변신은 필요 없다. 그러나 김영재 대표는 자신이 운영하는 번영공구가 100년이 넘게 지속되는 것을 꿈꾸기에 과감하게 투자를 했다.
10년마다 변신 거듭한 번영공구
번영에서 판매하는 공구는 전제품 바코드화 되어있고, 가격도 정찰제로 오픈되어 있다. 카트를 끌고 다녀도 충분할 정도로 진열대와 진열대 사이의 통로가 넓다. 대형마트처럼 깨끗하고 밝은데다 대형마트와 같은 계산대도 갖추어 놓았다. 마치 미국 홈디포나 일본 홈센터 느낌이다. 어느 선진국 공구상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2018년 초에 지금과 같은 공구상을 구상했지요. 2018년 6월 12일부터 공사를 시작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금입니다. 건설하다보니까 애초에 예상 건축비 보다는 2~30퍼센트 더 들게 되더라고요. 주변에서 도움도 많이 주시고, 은행의 도움도 받게 되고 이렇게 확장을 했습니다. 10년 전 제가 건물을 매입할 때도 그렇고 지금 새롭게 가게를 만들면서도 너무 과한 것 아닌가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요. 그러나 먼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도 부족합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해야 합니다.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우리 번영 직원들의 노력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물건을 이리저리 옮기다 보니 많이 힘들었어요. 과거 리모델링했던 2008년도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2018년 여름이 무척 더웠고 그때 공사를 하려니 힘들었죠. 6개월 넘게 고생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변신했습니다.”
김영재 대표가 공구장사를 시작한 것은 1988년이지만 대전 오정동으로 이전한 것은 1995년이다. 앞으로 공구상은 공구거리에서 장사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과감하게 오정동으로 이전했었다. 이후 2001년도에 임차 중이던 건물을 매입하고 2008년에는 리모델링을 해서 번영공구를 한 단계 발전 시켰었다. 그리고 2018년 새로운 건물을 짓고 주차장을 확보해 지금의 번영공구로 거듭났다.
100년 기업 꿈꾸며 계속 발전할 것
사실 기존의 모습도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먼 미래를 생각하기에 지금의 번영공구를 새롭게 만들었다.
“사업가는 발전적인 생각을 해야지 안주하면 안됩니다. 더 큰 기업이 시장에 침범하면 뺏기기 때문입니다. 일본이나 유럽의 선진 공구상을 연구하고 좋은 점, 고객친화적인 부분이 있다면 우리도 변신해야죠. 거기다 시대도 변화해 갑니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장사를 하면 미래를 기약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공구상도 최저임금법을 지키며 동시에 주5일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노력을 해야 합니다. 힘든 것이 사업 아닙니까. 생존을 위해서는 변신해야 합니다. 현재 번영공구는 일요일도 없이 해요. 토요일 일요일 순환제로 나누어 출근합니다. 이것도 고마운 직원들이 따라주기에 하는 것이죠. 그래서 직원을 아끼고 사랑하고 함께 성장하는 존재로 보아야 합니다. 번영공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13명, 오래 일한 사람은 20년이 넘었어요. 저는 우리 직원들과 더욱 오래오래 함께 일하기 위해서 새롭게 변신한 것입니다.”
10년마다 가게를 완전히 새롭게 성장시키기까지 그의 노력은 어마어마했다. 그가 오정동에서 장사를 시작하고 건물을 매입 한 후, 긴 시간과 노력으로 가게 뒤편의 집 4채를 순차적으로 매입했다. 그것을 사야만 앞으로 가게가 더욱 발전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기까지 많은 희생이 있었다. 다른 것에 눈 돌리지 않고 오직 가게를 위해서 수십 년 일을 했다. 누군가는 말한다. 차라리 가게에 투자할 돈으로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것은 어떠하냐고. 그러나 김영재 대표는 그러지 않았다. 새로운 번영공구를 만드는 공사에 착수하면서 김영재 대표는 아들인 김동겸 대리와 많은 상의를 했다. 앞으로는 젊은 세대 시선과 생각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든든한 후계자를 영입하고 대도시 중심에서 선진 시스템을 채용한 대형공구상 번영공구의 미래는 앞으로도 밝을 것이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