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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IT공구 변성진&변성은 과장

 

형제가 함께하면 두려운 게 없죠
 

인천 IT공구 변성진 & 변성은 과장

 

 

 

 

우애 좋은 형제는 나이 차이가나도 친구이자 서로의 스승이 되곤 한다. 
그래서 공구상 중에 형제가 함께 하는 공구상은 가끔 만날 수 있다. 그런데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쌍둥이 형제가 함께 일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긍정적인 에너지가 더욱 클 것이다. 쌍둥이 형제가 힘을 합쳐 일하는 IT공구를 방문해 보았다. 

  

 

형제가 함께하니 천하무적

 
절삭제품을 주로 유통하는 IT공구는 인천 검단일반산업단지에 위치해 있다. 이 업체를 창업한 변성진 변성은 형제는 쌍둥이 형제다. 혼자서 한다면 힘들었을 절삭공구 유통업을 형제가 함께 하니 그 성장속도가 무척 빠르고 분위기도 활기차다. 
“함께하니까 아무래도 분업화가 되고 전문화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기에 의지가 되는 부분도 있죠. 평생을 함께 살아와서 그런지 눈빛이나 표정만 보아도 어떤 생각인지 어떤 기분인지 서로 알 수 있어요. 자연스럽게 배려도 하고 양보도 하고 마음이 맞고 함께 의논 하니 걱정되는 것이 있나요. 열심히만 하면 되는 거죠.”
두 사람 모두 처음부터 공구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저마다 각자의 진로를 찾아 그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이 힘을 합쳐 공구상을 차리게 된다.  

 

미래를 생각하며 공구인으로 변신

 
형인 변성진 과장은 원래 원래 요리사였다.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유명 요리사 밑에서 요리를 배우며 요리기술을 익혔다. 반면에 동생인 변성은 과장은 KT의 현장직원으로 일을 했다. 
“저는 요리도 기술인 줄 알았고 미래를 좋게 보았거든요. 그런데 빵도 그냥 공장에서 나온 제품을 해동시켜서 오븐에 구우면 되도록 나오더라고요. 김치찌개 육개장 이런 것도 전부 공장에서 나옵니다. 결국 요리도 손기술이 아니구나 빵도 손기술이 아니구나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그때 동생인 변성은 과장은 당시 KT에서 통신설비 설치하는 엔지니어로 일을 했어요. 동생이 대우가 좋으니 여기서 일을 함께하자고 하더라고요. 저도 KT에 들어가서 일을 하는데 점차 직원 대우가 안 좋아지더군요. SK, LG와 심한 경쟁도 벌어지고요. 2008년도 당시에 경쟁이 참 심했어요. 아무래도 새로운 일을 찾아야 되겠더군요. 결국 찾은 일이 공구상입니다.”  

 

 

공구는 쌓을수록 자산

 
IMF가 지난 이후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나왔다.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는 삼십팔세까지 대기업에서 일하면 선방한 것이고, 사십오세까지 하면 정년, 오십육세까지 하면 도둑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대기업은 40살 만 되어도 정규퇴직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그래서 자기의 미래는 스스로 개척을 해야 한다. 변성진, 변성은 형제는 이른 나이에 자신들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했고 개척한 케이스다. 
“전화 인터넷 팩스 설치를 하면서 가보지 않은 업종이 없어요. 편의점, 빵집, 옷집, 건설사 등등 다 가봤죠. 그때 당시에 일하는 분들께 물어보니 다들 같은 말을 했어요. 힘들다 재미없다. 그런데 저희가 다니는 교회의 집사님이 시화에서 공구상으로 자리를 잡으신 분입니다. 그분이 말하길 식품 같은 것은 유통기한이 있는데 공구는 재고를 두면 자산이 된다고 하시더군요. 말 그대로 계속 두면 식품은 값어치가 떨어지지만 공구는 그렇지 않다고 하셨죠. 실제로 해보니 그렇더군요.”  

 

어려운 절삭공구, 형제라 자신 있어

 
공구 중에서도 절삭은 소모성제품이다. 마모되면 다시 새 것을 사야 한다. 그래서 공구상 중에서도 절삭전문점은 공장에 전문적으로 납품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종류가 복잡하고 제품이 워낙 다양해 배우기가 어려운 전문적인 분야로 분류된다. 
“절삭에도 종류가 많잖아요.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죠. 그때 어머니가 배우고 경험을 쌓고 해봐라 해서 각자 시화와 구로의 공구상에 입사를 했어요. 우선은 제품을 알아야 판매가 가능하니까요. 그때가 대략 10년 전, 29살쯤이었어요.”
배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퇴근 이후에도 절삭 관련 서적을 파고들면서 공부해야 했다. 그렇게 직원으로 열심히 살아간지 한 4년이 지난 후 인천 송림동의 산업유통센터에서 돈 오백만원과 컴퓨터 2대를 구입해 형제가 함께 일을 시작했다.

 

 
위기가 찾아와도 90살까지 함께 할 것 

 
형제가 함께 일을 하니 두려움이 없었다. 명함을 들고 공장을 돌면서 적극적인 영업을 하고 또 거래처에서 자주 찾는 물품은 조금씩 재고를 두면서 가게를 키워나갔다. 좌충우돌하면서 열심히 일을 하니 몇 년의 시간이 흐르자 자신들의 가게를 차릴 수 있었다. 
“처음에는 거의 재고 없이 시작을 했어요. 거래처에 필요한 재고를 조금씩 두면서 가게가 커지더라고요. 아마 혼자였으면 못했을 거예요. 함께 해서 이렇게 된 거예요. 영업, 납품 둘이서 함께하니 티격태격 하는 경우도 있죠. 그래도 티격태격하는 것도 서로를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평생 봐서 아니까요.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알고요. 앞으로도 평생 같이 일해야죠.”
두 사람 모두 저마다의 목표가 있다. 그러나 공동된 목표는 분명하다. 가족을 사랑하고 서로 아끼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함께 일 하는 것이 목표다. 쌍둥이형제라서 그런지 탁치면 척하고 이해하는 두 사람이다. 호흡이 잘 맞는 두 사람의 미래는 답답한 불황 속에서도 빛이 날 것이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