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중앙종합상사 박진화 대표
마스코트 ‘양이’와 함께 일해요
평택 중앙종합상사 박진화 대표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중앙종합상사에는 조금 특별한 직원과 사장님 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박진화 대표. 그리고 밤에는 가게의 공구를 지키고 낮에는 손님의 사랑을 받는 고양이 직원 ‘양이’가 그 주인공이다.
착하고 성실한 공구인과 귀여운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쥐가 나오면 고양이가 출동
중앙종합상사는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다. 공장 납품을 전문으로 하는 공구상의 창고에서 쥐가 나오자 박진화 대표는 고양이를 가게에서 키우게 된다.
“원래 저는 중앙종합상사 직원이었어요. 함께 일하던 사장님이 은퇴를 하시면서 저한테 인수를 권하시더라고요. 지금은 시작한지 3년이 좀 넘었는데 시작한지 1년이 지나면서 가게에 쥐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어요. 쥐가 내 눈에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박스를 갉아 먹더라고요. 물건에 똥도 싸고요.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서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입양하게 된 것이 ‘양이’와의 인연입니다.”
처음에는 진돗개 한 마리와 함께 키웠다고 한다. 그런데 깔끔한 박진화 대표의 입장에서 보니 개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가게에 어울리지 않았다. 개를 마당에서 키웠지만 안 좋은 냄새도 나고 또 손님이 찾아 올 때마다 크게 짖어댄 것이다. 시끄럽기도 하고 냄새도 나는 개는 잘 키울 수 있는 지인에게 입양시켜야 했다.
사람 손길 거부 않는 고양이 ‘양이’
“고양이도 사람을 경계하는 동물이거든요. 그런데 개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일단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화장실도 밖에 나가서 싸고 오더라고요. 깔끔한 동물입니다. 시끄럽지도 않고요. 그러면서 가게에 나오는 쥐를 잡더라고요. 그러니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또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거든요. 손님들이 다들 우리가게 ‘양이’를 좋아해요”
보통 일반 고양이는 경계심이 많은데 ‘양이’라 불리는 중앙종합상사의 고양이는 사람 손을 거부하지 않는다. 가게 카운터에 앉아서 앉아 있어 머리위로 공구와 돈이 오고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본다. 자연스럽게 손님은 양이의 머리를 쓰다듬게 된다. 결국 가게를 떠날 때 기분 좋은 느낌을 가지고 손님은 떠난다. 어떤 날에는 밤사이에 창고 속의 쥐를 잡아 문 앞에 높아 둔다. 고양이 덕분에 가게의 쥐들이 사라지고 물건이 더렵혀질 일도 없다. 그렇게 작은 새끼 고양이가 성장하면서 매일 손님을 맞이하고 손님들의 눈길과 사랑을 받는 마스코트가 되었다. 현재 ‘양이’는 중앙종합상사의 소중한 직원이다.
고양이 키우는 공구상으로 알려져
중앙종합상사의 박진화 대표가 공구상을 경영한 것은 3년이 되어간다. 기존에 운영하던 중앙종합상사에서 직원으로 일하다 인수해 성공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원래 처음 시작이 가장 힘든데 박진화 대표는 고양이를 통해 마음을 많이 다스렸다.
“기존에 가게를 하시던 사장님이 은퇴를 하시면서 가게를 인수 할 때 처음에는 잠도 못자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요. 사업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공구장사가 쉬운 것이 아니니까요. 영업도 하러 나가야하고 이따금 못 먹는 술도 즐겁게 마셔야 하고요. 물론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할 수 있나요. 그런데 ‘양이’를 키우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풀렸어요. 자기가 배가 고프면 밥 달라고 울고 밥 있는 곳으로 가요. 밥 퍼달라고 하는 겁니다. 물 없으면 물 달라고 정수기 앞에 서 있어요. 그렇게 가끔씩 사랑해달라고 하는 고양이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같이 있거나 놀다 보면 걱정이 사라지고 나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귀여운 생명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걱정 없는 고양이를 보며 근심 잊어
얼마 전 중앙종합상사에는 새로운 고양이 직원이 생겼다. ‘양이’가 새끼고양이들을 출산한 것이다. 새끼 고양이들이 태어나며 새로운 식구가 생기는 것은 감동이었다고.
“’양이’가 암컷인데 자꾸 밖으로 나가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배가 불러 있구요. 처음에는 살이 찐 것인가 했는데 새끼를 밴 것이었어요. 그리고 어느 날 밤에 새끼고양이들을 낳더군요. 고양이 식구가 더 늘어났다고 가게에 자주 찾아오는 손님들 사이에서 화제였어요.”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귀여운 외모와 아무 걱정 없이 차분한 행동 때문이다. 박진화 대표도 고양이를 키우면서 그런 기쁨을 누리고 있다. 특히 ‘양이’가 얼마전에 낳은 새끼고양이는 더욱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직 이름이 없는 새끼고양이는 호기심이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공구상 경영을 하다가 여러 가지 일로 답답한 마음이 들어도 새끼고양이와 5분, 10분 함께 있으면 스트레스나 부정적인 마음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고양이 사랑하는 손님이면 언제나 OK
“ ‘양이’를 데려오고 난 이후 일이 잘 풀리는 느 낌이 들더라고요. 찾아오는 손님분들도 전부 고양이 잘생긴 놈으로 받았다고 말해 주시고요. 단골 손님들 모두 고양이를 좋아하시고 신기해 하는 것이 저도 기분 좋습니다.”
얼마전 ‘양이’가 낳은 고양이 4마리 중 3마리는 고양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단골손님이나 지인분들에게 입양을 시켰다. 5마리로 불어난 고양이를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양이’와 한 마리 남은 새끼 고양이를 키우는데 정성을 쏟고 있다. 고양이는 보통 12년 넘게 산다고 한다. 태어난지 2년이 안된 ‘양이’는 앞으로 10년은 더 중앙종합상사의 직원으로 일 할 것이다. 박진화 대표와 ‘양이’의 인연은 계속 된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