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코리아철물 - 오상표 대표
3년만에 30년 된 공구상처럼 사업하는 비결
전북 전주 코리아철물
대형 공구상이 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보통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의 시간이 걸린다.
불과 3년 만에 대형 공구상으로 자리 잡은 전북 전주 코리아 철물 이야기.
장사준비 잘하는 것이 비결
세워진지 3년이 안되었다는 코리아 철물의 모습은 마치 30년 한 베테랑 공구인이 운영하는 모습 같다. 깨끗하게 잘 정리된 각종 공구들과 각종 건축자재들이 깨끗한 창고에 진열되어 있다.
“전주에는 공장도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규모 건설현장에 필요한 각종 자재와 공구를 소매로 판매하는 공구상이 되고자 했습니다. 물론 건설업에 종사하시는 분하고만 거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일대 주변에 전원주택도 많거든요. 필요한 각종 철물이나 공구를 판매합니다. 이런 소매를 중점적으로 하려면 아무래도 가게가 크고 구색도 많으면서 정리도 잘 되어 있어야 합니다. 손님이 기분 좋게 물건을 사야 하니까요. 장사를 하는데 물건이 아무렇게나 있으면 안됩니다. 저희는 소매위주로 장사를 하는 곳이거든요. 쉴 때 쉬더라도 장사 준비는 잘하고 쉬자는 생각입니다.”
가격표 붙이자 호응이 커
코리아철물의 공구 가격은 정찰제다. 어느 누가 오더라도 가격은 같다. 에누리 없고 흥정 없이 그냥 가격표대로 판매 한다. 동네 시장통 방식이 아니라 마트, 백화점 방식이다. 손님들의 반응이 대단히 좋다.
“제품에 가격표를 붙여 놓은 것은 판매하는 직원들이 기억하기 편하도록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희 가게는 저 포함해서 직원이 5명인데요. 손님이 누구인지에 따라 가격이 저렴하거나 비싸면 손님들부터 싫어합니다. 그리고 손님들이 사장인 저만 찾으려고 해요. 저한테 말 잘하면 가격을 한 푼이라도 깎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정찰제로 했는데 그러니 직원 중 어느 누군가가 손님과 상담을 하더라도 제품 사는 가격은 같으니 흥정이 없어집니다. 사는 사람도 편하고 판매하는 사람도 편해요.”
물론 정찰제를 하기 위해서는 손님도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합당한 가격이어야 한다. 때때로 직원보다 사는 손님의 공구지식이 더 뛰어난 경우도 있고 정찰제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할인해 달라는 손님도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 공구지식을 스스로 잘 갖춰야 한다.
골재상, 건설업 거쳐 이제는 공구상
열심히 인내하고 노력하다보면 기회는 온다는 것이 오상표 대표의 생각이다. 공구상을 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공구와 밀접한 업종에서 사업을 해왔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업종의 변화와 자신의 적성을 잘 파악하고 행동을 달리해야 한다.
“공구상으로 업종 변환하기 전 골재상을 했습니다. 부친께서 골재상을 운영하셨거든요. 전주지역에 각종 공사현장이나 소형 주택건설 일을 했죠. 하지만 저와 잘 안맞더라고요. 내 생각에 장사가 제 성격에 맞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공구상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구상 운영을 결심하면서 가게 이름부터 어떤 방식으로 장사를 해야 손님이 찾아오고 이문을 남기게 되는지 고민해야 했다. 마침 좋은 지역에 땅이 매물로 나오고 그 땅을 구매하는 것부터가 장사의 시작이었다. 처음 대지를 구매하고 제대로 된 공구상을 운영하려고 직원들과 의논하고 함께 고민했다고 한다.
가지고 있던 기술로 공구상지어
모래, 시멘트를 비롯해 각종 자재를 취급하는데 건설 일을 알고 있으니 직접 공구상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 바닥부터 직접 지반을 다지고 콘크리트로 마감을 했다. 그래서 이곳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깨끗한 바닥에 자재가 보관되어 제품에 믿음이 간다.
“보통 자재라면 흙바닥이나 자갈을 깐 야외 창고에 자재가 적재되어 있지요. 그렇게 장사하기 싫었습니다. 비 오고 눈 오면 신발에 진흙 묻어서 가게 안까지 더러워지고요. 저는 제품이 깨끗하고 소중하게 전시되어 있어야 손님들도 기분 좋게 주문 한다고 봅니다.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더라도 유통기한 오래된 것이 아니라 신선한 것 깨끗한 것을 사려는 것이 사람 마음이잖아요. 공구를 팔기 위해서는 제품을 소중하게 여겨야지요.”
사훈 = 외상 사절, 현금 흐름 중요해
코리아 철물 사무실에는 사훈이 걸려 있다. 외상 사절. 현금흐름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건설현장 납품이 아닌 소매 위주의 공구상이 된 것도 현금 흐름을 중시해서다. 가게 확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 월급도 잘 주는 것도 중요하다.
“큰 돈 벌려고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저는 중요시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게가 임대인지 혹은 자기 소유인지도 중요한데요. 임대였다면 지금처럼 크게 투자를 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직원들은 대부분 친동생, 조카입니다. 가게 확장도 중요하지만 직원들 월급도 잘 줄 수 있어야 좋은 사업인 거죠. 아직 유서 깊은 공구상은 아니지만 오래도록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성장하는 그런 사업체를 만들 겁니다.”
다양한 손님을 맞이하며 직원들과 성장하는 코리아 철물은 크기와 서비스 매장규모는 탁월하다. 앞으로 전주지역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는 공구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