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상탐방
대하공구 - 김정민 대표
공구업은 자전거 페달 같아 무조건 앞으로 가야해
경남 창원 대하공구 김정만 대표
공구업은 자전거 페달과 같아 페달을 놓으면 자전거가 넘어지듯, 앞으로 전진하지 않으면 무너진다고 말하는 김정만 대표. 도심 공구상으로서 늘 연구하고 뼈 깎는 노력만이 살아남는 방책이라고 말한다.
공구업, 연구에 연구 거듭해야
대하공구가 소재한 창원은 자동차, 조선, 항공 등 공작기계 산업이 발전된 도시다. 김정만 대표 역시 조선사 엔지니어 출신. 내 사업을 해보겠다고 업계에 뛰어든 지 벌써 30년이다.
“시행착오도 많았죠. 처음엔 중소기업 납품하다가 수금이 잘 안됐어요. 방법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항공공구 국산화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설계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 항공공구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고가의 미국이나 캐나다 공구를 수입했는데, 연구를 거듭해 제품 국산화에 성공한 것.
“여러 실패 끝에 당시 태화기계 제조공장을 통해 개발에 성공해 품질인증까지 받았어요. 절삭공구도 전문으로 취급했고요. 그렇게 잘 하다가 태화기계가 부도나는 바람에 항공쪽 납품을 못하게 됐죠. 그게 사업하고 7~8년 됐을 때에요. 사업 안정기였지만 사업방향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어요.”
변화하는 주위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늘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야 했다. 공구납품부터 좋은 공구매입을 잘해야 매장에 오는 손님도 계속 늘어나야 된다고 생각하고 지금의 종합공구상사로 전환하기까지 도전을 계속해왔다.
매장진열은 지금도 업그레이드중
‘어떻게 하면 원가절감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제품이 잘 보이게 할까, 어떻게 하면 우리 공구상에 가면 물건이 다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을까’를 늘 연구했다는 김 대표. 최근 매장 진열에도 변화를 줬다.
“15년 가까이 진열장을 그대로 뒀는데, 공간도 협소하고, 박스 그대로 진열하니까 물건도 안보이고… 이렇게 바꾼 지 2년 다 되어가요. 매장진열을 새로 싹 했죠. 손님이 직접 보고 살 수 있도록요. 지금도 계속 공간을 조정하고 있어요. 잘하는 데는 어떻게 하나 일본이나 미국에 배우러 나가기도 했어요. 좁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많이 고민했죠.”
깨끗한 매장은 기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구상은 정리가 잘 안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워낙 물건이 깔려있으니 정리할 수가 없는 것.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보통 노력으로 안 되지만, 같은 가격인데 물건이 깔끔하면 기분이 더 좋잖아요. 깔끔한 매장에 구색도 다양하게 갖추고, 제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 그것이 저희의 경쟁력입니다.”
최근 2년간 매일 출근
무엇보다 대하에 가면 없는 게 없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외곽에 있는 대형매장의 규모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도심에 있는 공구상으로서의 기능을 최적화해야겠다 다짐했다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건 바로 대응했죠. 적재적소에 물건이 납품되도록 정말 열정적으로 일해 왔어요.”
김 대표는 최근 2년간 일요일에도 출근하고 있다. 신속한 고객응대를 위해서다.
“고객이 필요한 공구를 사진 찍어두거나 설명을 듣고, 전국 공구상을 다 열람하면서까지 찾아서 갖다놓죠. 보통은 없다고 돌려보내겠지만 저는 어떻게든 구해드렸어요. 그런 노력을 하니까 고객이 계속 늘더라고요.”
고객만족을 위한 끝없는 노력
공구시장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원가나 품질에 대해 소비자들이 더 잘 안다. 고객만족을 위해서는 끝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원들도 합심해야 하지만 대표가 열심히 해야 해요. 오프라인 매장 취약점이 바로 가격경쟁력이에요. 물론 온라인이 더 비싼 경우도 있어요. 그러나 온라인은 친절하지 못해요. 교환이나 환불도 어렵고요. 소비자가 직접 만져보고, 자세한 설명과 사후관리까지 해드릴 수 있는 게 우리 지역공구상의 강점입니다.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장기적인 신뢰로 다가가야지요.”
앞으로 바코드관리 준비중
전체적으로 경기가 안 좋지만 일을 재밌게 하면 즐겁다고. 논다고 생각하며 일을 하니 피곤하지 않다는 김 대표.
“자전거는 페달을 밟아야만 앞으로 가요. 페달을 놓는 순간 넘어지죠. 사업도 마찬가지에요. 멀리 보고 제품 연구를 계속 해야 해요. 싸고 좋은 제품. 가성비 좋은 제품을 제공해야 손님들이 또 찾으시죠. 시대흐름에도 따라가야 해요. 중국은 모바일결제가 80%라고 합니다. 앞으로 바코드관리도 준비 중이에요. 포장스티커나 온라인마켓도 생각하고 있어요.”
카탈로그나 인터넷을 보며 공구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거라며, 이제 앞으로 아들이 함께 하기로 해 더 즐겁게 일할 거라는 김 대표. 대하공구만의 페달이 더 경쾌하게 움직이길 기대해 본다.
글·사진 _ 김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