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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구상탐방

강원 원주 효성툴

 

사업의 필수요소 돈이 아닌 사람

 

강원 원주 효성툴

 

공구유통업계에 젊은 자수성가 공구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젊은 공구인들은 대부분 직원이거나 공구인 2세 혹은 3세 경영인이다. 그런데 강원도 원주 효성툴 서효섭 대표는 누구의 도움 없이 창업해 승승장구 하고 있다. 영업사원에서 공구유통기업 사장님이 된 서효섭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사람이 있으면 자금 적어도 시작 가능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에는 300평 규모의 대지 위에 200평 규모의 매장을 운영하는 효성툴이 있다. 효성툴은 강원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다양한 공구상사로부터 각종 물품을 주문받아 납품하며 큰 매출을 올린다. 2013년 사업을 시작해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한 사람은 서효섭 대표. 공구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40대 초반의 젊은 대표님이다.


“제가 32살에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3500만원 전세 보증금으로 혼자서 시작했죠. 26살 때부터 여러 업체에서 직원으로 일을 했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알 만한 대형 공구유통상사 영업사원으로 일 하기도 했어요. 그때 배운 것이 사업은 돈이 아닌 사람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물건을 주는 사람, 물건을 사는 사람, 물건을 전달해주는 사람. 사업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이루어지는 것이죠. 돈이 많아도 사람이 받쳐 주지 않으면 힘들고 반면 사람이 있으면 자금이 적어도 시작 할 수 있더라고요.”

 

효성툴은 도로에 붙어 있으며 200평 규모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대구에서 1인 배송으로 사업 시작해


서효섭 대표는 개인 소매나 공장 납품을 통해 매출 올리지 않는다. 여러 공구상으로부터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주문받아 배송하며 매출을 올린다. 그렇기에 효성툴은 국내 모든 대형 공구유통사와 거래를 한다. 해외 구매 대행처럼 특정 제품을 해외에서 수입하기도 한다고. 서효섭 대표는 사업 초장기부터 거래하는 공구상 사장님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사업 초기 대구에서 활동할 때는 대구에서 출발해서 안동을 들렸다가 단양을 갔다가 원주, 춘천, 속초에서 대구로 돌아오고 다시 원주 지역에 들렀어요. 월, 화, 수 2박 3일로 속초까지 다 한 번 다녀오고 그다음 목요일 금요일 가게에서 물건 준비하고 원주는 한 번 더 다녀왔죠. 원주에 거래처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원주는 일주일에 2번 다녀왔죠. 일요일에는 가게 청소 및 서류 정리하고요. 힘들었지만 재미도 있었어요. 사업이 성장하는 것이 눈에 보이니까요. 그런데 몸이 못 버티더라고요.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크게 당하게 됩니다.”

 

 

몸 다쳐도 신용에 문제 되지 않도록 노력


혼자 주문을 받고 물건 구매 및 배송을 하면서 장거리 운전을 하다 발생한 사고였다. 운전하던 1.5톤 트럭은 폐차를 했고 병원에 2달 동안 누워 있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부모님이 도와주셨다. 부모님이 대신 주문을 받고 택배로 거래처에 물건을 보내 주었고 팔을 쓰지 못해 운전을 못하는 그를 대신해 아버지가 운전대를 잡았다.


“사업을 시작한지 1년도 안되었을 때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 가장 큰 위기이자 힘들었던 사건 같아요. 부러진 뼈가 다시 제대로 붙기까지 4개월이 걸리더라고요. 환자복 입고 병원에서 몰래 나와서 가게에 출근하기도 했어요. 포기하면 안됩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말 못할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죠.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해요. 무언가 문제가 발생해도 최소한 거래처 사장님들의 이해는 받아야 하고 고객이 원하는 모든 물건을 찾아 드려야 합니다. 아무리 큰 공구상이라도 당장 구매가 어려운 물건이 있어요. 예를 들어 거래처가 아닌 다른 회사 브랜드 제품 찾는 경우죠. 저는 그런 물건을 대신 바로 구해다 드리는 것이고요.”

 

 

강원도 원주까지 함께 따라온 고마운 직원들


큰 교통사고 이후 몸을 추스른 서효섭 대표는 다시 열심히 일했다. 몇 년 후 혼자서는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주문과 매출이 늘어났다. 직원을 고용 해보니 그것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어렵게 구한 직원들은 몇 달 혹은 며칠 일하고 그만두는 일이 너무 많았다. 결국 여동생과 고등학교 동창이 직원으로 함께 일하면서 사업을 안정화 시킬 수 있었다.


“여동생과 고교 동창과 함께 대구에서 강원도 원주를 중심으로 여러 지역의 공구상으로 물건 배송을 했죠. 생각해보니 가게는 점점 커지고 매출액은 점점 늘어나는데 길에서 버리는 시간과 돈이 아깝더라고요. 강원도 공구상 사장님들과 많은 거래를 하니 아예 사업체를 강원도 원주로 옮기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사업은 무조건 사람이 중요합니다. 함께 일하는 여동생과 친구를 설득해서 다 같이 강원도 원주 시민이 되었어요. 물건을 주고받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직원도 중요하죠. 좋은 사람들을 제 곁에 두는 것이 성장의 요건입니다.”

 

 

운 좋게 땅과 함께 튼튼한 건물까지 구매해


효성툴이 원주시 소초면 지금의 위치로 옮길 때 운도 따랐다. 300평 땅을 구매하면서 창고 건물까지 저렴하게 구매 할 수 있었던 것. 건물을 설계하고 짓는 것 보다 이미 존재하는 튼튼한 건물을 인수하는 것이 시간과 자금 운용에 효율적이다. 


“강원도 원주로 이전을 하니 더욱 효율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유지비는 보다 저렴하게 들면서 업무 효율이 올라간 것이죠. 마끼다 밀워키 대리점이라서 간판 협찬도 받을 수 있었어요. 대형 간판 덕에 멀리서도 여기 공구상이 있다는 것이 한 눈에 보이죠. 창고의 층고도 높아 2층으로 만들어 재고를 보다 많이 적재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무실도 전보다 넓고 깔끔하게 운영 할 수 있고 매출도 그만큼 늘어나 확장 이전 효과를 제대로 보았습니다.”

 

 

건설적으로 생각해야 위기 이겨낼 수 있어


효성툴이 창업 12년 만에 대형 매장을 가진 공구유통업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크게 2가지 요소가 있어서다. 첫째는 거래처 사장님의 마음을 얻는 영업을 한 것. 둘째는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고 그것에 맞춰 도전해서다. 서효섭 대표는 지금부터 공구상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물건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찾아오는 소매 손님을 기다리는 방식은 안된다고 말 한다.


“1975년에 했던 장사 방법과 2025년에 했던 장사 방법이 같을 수 없어요.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생존을 위해서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가만히 있다고 매출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잖아요. 손님이 없다고 가만히 있는 사람이 있고 유튜버를 하고 온라인 유통에 도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2025년에 누가 매출을 더 올리겠습니까. 혼자서는 살아남지 못해요. 함께 가야 합니다. 저 역시도 저를 도와주신 모든 강원도 공구상 사장님들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보다 훌륭한 사장님들을 본받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글·사진 _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