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이어오던 전동공구 이익률 하락과 리베이트 문제가 올해 초 3월 (가칭)산업공구 유통질서특위로 결집되면서 업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발단은 제조사의 과도한 판매목표 설정과 유통사들의 제살깎기식 경쟁에서 비롯됐다. 이에 가격하락이 시작됐고, 이익률 없는 시장이 형성됨으로써 리베이트 유혹과 판매목표치 논란 등 업계 내부 속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유통특위는 한국산업용재발전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위원 81명, 자문 4명, 실무 2명 등 총 87명의 구성인단을 확정했다. 위원장은 최영수(크레텍책임), 수석부위원장에 정병모(장구공사), 부위원장에 김태홍(대흥기기), 이효용(효성기기), 곽우동(아주세이프티), 간사에 김대식(다몬통상) 등이 맡았다.
4월 2일 발대식을 가지고 유통사들의 자체적인 자정노력을 촉구하는 동시에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전동공구 5개 제조사를 돌며 협상테이블을 펼쳤다. 보쉬를 비롯해, 계양, 마끼다, 블랙앤데커, 아임삭 등을 만나 사실상의 판매목표치 조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시장경제라는 현행 상위법상의 문제로 구체적인 접합점을 찾지 못했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됐던 모 제조사의 경우는 아예 협상테이블에 앉아보지도 못해, 위원회 발기인들과 업계인들에게 자조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계속된 공문발송과 관련분야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을 받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며, 동시에 공정위 등에 질의를 보내 요구조건 관철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런 시간적인 노력과 잦은 만남으로 업계 내부적으로 결속의 분위기가 형성됐으며, 자체적인 자정노력이 서서히 표면으로 떠올랐다.
지난 11월 13일에는 인터넷업체의 가격에 대해 업계질서를 근거로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며, 그 이면에는 회원들간의 단결을 통해 시장현황 분석과 판매 트렌드를 분석하려는 노력이 한 몫을 했다. 대형유통사와 제조사, 인터넷 업체 등에 가격질서 정착에 응할 것으로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현시장 전체의 주목을 받은 것도 기록할 성과.
그러나, 여전히 수치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제조사로부터 확실한 약속을 받지 못했다는 답답함이 남아 위원회는 위기를 맞는 듯했다.
지난 11월 10일, 주요 유통사 12개사가 참석한 실행위원회를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내년도 목표치를 예년보다 5%낮은 수준에서 잡는다’는 데 동의했다. 그간의 업계 고통을 외면할 수 없으며, 향후 비전있는 일터 확보를 위해 현 세대가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자체 단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로서 한국산업용재발전위원회는 12월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제 3기 막을 내린다. 이후에는 협회로 이관해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2014년 한 해 동안 고군분투해온 발전위원회는 공구유통 1.5세대들의 역사와 고민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그동안 빠른 경제성장 속 많은 성장을 이뤘지만 공급과잉 시대와 저성장 시대를 맞아 유통이 시장질서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큰 숙제와 함께 좋은 단초를 제공했다 볼 수 있다. 제조사를 상대로 단기적 협상결과를 보기 어렵다는 당초 예상이 있었음에도 계속 문을 두드리는 적극성을 보였고, 실제적 성과가 없자 자체적인 한발 양보 기법을 발휘했다. 이는 지금의 결단이 아니면 미래의 시장을 지켜낼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내년도에는 절삭 등의 부문으로 확대하고 생존가격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찾아내 좀 더 공적 영역에서 이슈파이팅을 계획하고 있다.
02. 공구, 첨단산업으로 육성 기대
2015년부터 986억 투입, 3,450억원 생산유발 효과 … 공구업계 기대 커
공구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공구공업협동조합과 산업통상자원부가 대구시와 함께 ‘첨단공구산업 기술고도화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부터 5년 동안 국비, 지방비, 민자 예산을 합해 986억원을 투입해 뿌리산업의 제조환경 및 결과물을 첨단화시킬 예정이다. 이는 난삭재 가공을 위한 최첨단 공구가 독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전세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만큼 국내 공구의 첨단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생산유발 효과 3450억, 고용유발 효과가 3671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의 기대가 크다. 현재까지 제조사 위주로 첨단공구 관련 세미나 등이 진행됐는데, 향후 판매 및 수출을 담당하는 유통사들의 수요조사와 연구개발 참여가 이루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03. 협회 유재근 회장, 대통령 경제사절단 동행
박근혜 대통령과 인도, 스위스 방문 … 국내 산업용재 유통업체 홍보에 한몫
이런 가운데 동반성장위는 조만간 대기업과 중소기업계 의견을 수렴해 ‘MRO 사업제한 가이드라인’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대기업들은 규제 완화를, 중소 MRO업계는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어 동반위의 향후 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06. 보쉬, 올해 한국에 620억 투자
직분사 엔진 개발 현지화에 사용 … 2년에 걸쳐 총 1700억원 투자
한국로버트보쉬는 올해 국내법인 설립 25주년을 맞아 한국에 620억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에 들어갔다. 헤르만 캐스 한국보쉬 사장은 지난 6월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가솔린 직분사 엔진(GDI)과 디젤 직분사 엔진(DDI) 개발 현지화 사용하겠다고 말해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이로써 한국보쉬는 2년에 걸친 1700억 원의 투자 중 지난해 대전공장 생산시설 확충에 1100억 원 투자를 완료했고 올해 GDI와 DDI 개발 현지화에 600여억 원을 투자한 셈이다. 보쉬는 지난해 10월 부산에 대규모 생산·물류 시설을 갖춘 공장을 설립했으며 올해도 산업용 유압기기와 전기구동, 제어 관련 생산 설비에 1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한편, 보쉬는 독일의 4개 자동차 전문 잡지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독자가 뽑은 ‘2014년 최고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07. 코리아e플랫폼(주) 유통사업부문 철수
MRO 대기업 자율조정 협약에 따라 철수 결정 … 중소업계와 상생 노력
코오롱계열사인 코리아e플랫폼(KeP)이 중소업계와의 동반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해 유통사업부문을 철수했다. 이는 산업용재협회, 한국베어링판매협회와 MRO 대기업 4개사간 자율조정 합의에 따른 것이다. IMK(삼성계열), 서브원(LG계열), 엔투비(포스코계열), KeP(코오롱계열) 등 대기업 4개사는 지난 2011년 대기업 및 대기업 계열사의 1차 협력사 범위 안에서만 MRO 사업을 영위하겠다는 조건으로 사업을 진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2013년 서브원이 회원제 창고형 도매업(MWC)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KeP 또한 사업조정 합의에 따라 중소기업 사업영역에서 철수한 것이다. KeP는 이를 통해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08. 공구상가, 제조공장 화재 잇따라
서울 청계천 공구상가 화재 등 전국 크고 작은 화재로 안전 비상
올해는 서울 청계천 수표교 공구상가 화재를 시작으로 유독 화재 사고가 잇따랐다.
서울 청계천 수표교 앞 공구상가 화재는 1시간 동안 계속돼 2명이 숨지고 6명이 입원하는 등 큰 피해를 남겼다. 며칠 뒤 서울 월계동 공구상가에서도 불이나 공구박스와 장갑 등 소방서 추산 230여만 원의 재산피해가 났고, 김해에서는 공구 제조업체 화재로 소방서 추산 8500만원 피해가 났다. 또 지난 5월에는 서울 구로구 금속가공 공장 화재로 1천800만원 상당 재산피해를 내는 등 전국적으로 노후시설 및 부주의로 인한 화재 사고가 이어졌다.
이들은 중국에서 수입한 공구를 ‘계양’, ‘3M’ 등 유명 상표 제품으로 위조해 125만점, 53억원 상당에 이르는 물량을 불법 유통시켰다. 큰 피해를 입은 계양전기와 3M은 강력한 법적 대응을 취하고 지속적인 감시와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10. 한중FTA 타결로 공구계 기대 반 우려 반
자동차 기계 관련 부품과 공구는 파란불 … 저가 중국산 공세 속 국내시장엔 우려감
관세철폐로 수입업, 고품질 기계 수출 호조 … 중국현지 생산은 FTA 효과 미약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자동차와 기계 등은 수출이 늘어나고, 저가 중국산 공구의 수입은 예상돼 공구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지난 11월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베이징인민대회장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어 30여 개월 끌어오던 한중FTA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이번 타결로 고품질 기계의 중국수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보여 제조업에 쓰이는 국내 공구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가격이 낮고 사양이 떨어지는 기계요소, 공구, 부품 등의 중국산 수입은 늘어나게 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 관계자는 “국내기업은 품질면에서 우위에 있는 품목이 많아 중국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저가격 저사양의 기계요소 및 공구 부품 등의 수입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원산지 기준변경과 관련해선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작기계, 건설기계 등 주요 완제품은 한국에서 부품을 수입해 현지공장에서 조립 생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조업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고기술이 요구되는 공작기계 부품, 플랜트 부품 등은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건설기계 완제품의 경우 직수출보다 현지 생산비중이 크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 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일반 기계산업에 대한 중국의 평균 관세율은 8.1%로 한국 평균 관세율 6.6%보다 1.5포인트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관세율이 10%가 넘는 품목 수는 중국이 수입되는 전체품목 중 19.2%인 229개인 반면 한국은 0.2%인 2개에 불과하다. 결국 한중 FTA로 기계산업의 관세가 철폐된다면 한국이 관세율 측면에선 유리할 전망. 따라서 한국 공구제품의 품질이 중국제품에 비해 우위에 있는 품목이 많아 중장기 거대 중국 시장 진출 및 확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중국산 저가 공구, 부품의 국내 수입증가로 국내 공구업계에서는 중국업체들과의 기술격차를 더 벌려야 하는 숙제가 던져졌다.
중국은 제조업의 양적성장에서 질적 고도화로 산업구조를 전환하기 위해 선진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한중FTA타결로 공구제조사는 기술력 우위를 기반으로 중국 수출을 늘리면서 기술력을 더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공구유통사는 기술력이 올라가는 중국 공구제품의 수입을 노려볼만하며, 동시에 이로 인한 국내시장 질서의 혼란을 감안해 미리 시장추세를 조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시적 이익과 거시적 혼란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