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 광동제약으로 갈아타 MRO 사업 날개
영업제한 명분 사라져 … 중소 MRO 업체 긴장
대기업 MRO 계열사인 코리아e플랫폼(KeP)(코오롱 계열)이 중견기업인 광동제약과 주식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주인을 바꿨다. 지난 2월 16일 KeP는 약 407억원에 달하는 자사 주식 56%(410만6759주)를 광동제약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KeP는 대기업 신분을 벗어나 특별한 제약 없이 도매물류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견된다.
대기업 MRO 사업 진출 규제는 지난 2011년 11월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동반성장위원회는 ‘MRO 사업제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대기업 MRO 계열사가 일정 규모 미만의 기업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도록 규제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아이마켓코리아를 인터파크에 매각했고, SK그룹 행복나래는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했으며, 한화그룹도 MRO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서브원(LG 계열), 엔투비(포스코 계열), KeP(코오롱 계열) 등 나머지 대기업 MRO 회사들도 자율조정에 합의해 해외시장에 주력하거나 기존 사업을 대폭 축소해 지금에 이르렀다.
최근 KeP의 주식매매계약은 그간 매출 하락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책으로 보이며 광동제약 또한 MRO가이드 라인에 적용 받지 않는다면 사업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대기업 MRO 진출을 견제해 왔던 한국산업용재협회 등 중소 MRO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외국계 MRO 회사의 국내 진출이 잇따르고 있어 MRO 가이드라인 제한 무용론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MRO 시장, 미국·독일·일본 이어
프랑스까지 기웃
미국, 독일, 일본 등 해외 MRO 대기업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프랑스 기업도 진출에 나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월 모나미그룹 계열사인 문구 MRO 기업 큐브릿지(국내 MRO시장 10위 업체) 인수에 아이마켓코리아(IMK)와 함께 미국 오피스디포, 프랑스 리레코가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IMK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큐브릿지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지만 갈수록 국내 시장을 노리는 해외 대기업들의 공세가 앞으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기업의 공세 앞에 국내 MRO 회사들은 속수무책이다. 2011년 12개사에 달했던 국내 대기업 MRO들은 대부분 사업을 접거나 국내 사업을 축소했다. 그렇다고 중소 MRO 업계의 수혜 데이터도 없어 국내 시장에 우려만 더해지고 있다.